1980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일본 7대 기전 중 두 번째로 높은 명인(名人) 타이틀을 따낸 조치훈.
그런 그에게 관심을 보인 자가 있었으니...
바로 일본 바둑 7대 기전 중 제일 높은 타이틀인 기성(棋聖)을 보유하고 있던 후지사와 슈코.
그는 당시 일본기사들을 학살하고 다닌 조치훈을 보고 이런 말을 남김.
"치훈 군이 그렇게 센가? 내가 한 번 찾아가봐야겠군."
(해석 : 너님의 명인 타이틀 내가 도전자가 되어서 찾아갈테니 딱 기다려라.)
이에 조치훈 9단은 이렇게 화답함.
"대선배님을 오시게 할 수 있습니까?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해석 : 제가 선배님의 기성 타이틀 도전자가 되겠습니다. 아, 물론 타이틀은 제 것이 될겁니다.)
그리하야 이 두 사람은 1983년 기성전에서 맞붙게 되는데, 전야제 때 후지사와가 먼저 선빵을 날림.
"딱 네 판만 가르쳐주겠다."
(해석 : 4:0으로 발라줄게.)
당시 후지사와는 1년에 4번만 바둑둔다 할 정도로 기성 타이틀 방어에 몰빵함.
이를 듣고 조치훈은 이렇게 말함.
"딱 세 판만 배우겠습니다."
(해석 : 3번만 져주고 나머지 4번은 제가 이길게요. 타이틀 내놓으셈.)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냐고?
조치훈이 앞에 세번 내리 지고나서, 나머지 네 번의 대국을 모두 이기는 리버스스웝을 함.
결과적으로 4:3으로 기성 타이틀을 가져감.
타이틀 찬탈 이후 인터뷰에서 날린 드립도 유명한데,
"후지사와 선배님의 기성 타이틀이 이번으로 마지막일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리고 후지사와는 정말로 죽을 때 까지 다시는 기성 타이틀을 못 얻음.
그리고 이 타이틀 획득으로, 조치훈은 7대 기전에서 상위 3대 타이틀(기성,명인,혼인보)를 동시에 모두 가진
대삼관(大三冠)을 달성하게 됨(1983년). 일본 최초인데, 그걸 한 사람은 한국사람인게 아이러니.
ㅊㅊ ㄷㅋ
역시 꿈은 일본이 꾸고 한국이 이룬다는게 학계의 정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