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유머
장터목대피소 3km 안 얼씬도 안해
이용객 늘며 쓰레기·소음 부작용
"동면지역 일시 출입통제 시행을"

[한겨레]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제공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들이 국립공원 대피소 주변을 멀찍이 피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시설인 대피소가 사실상 등산객들의 숙박 시설로 활용되면서 반달곰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상인 천왕봉 길목에 위치한 장터목대피소는 반경 3㎞ 안에 반달곰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이용객 제한 등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해 지리산 반달곰의 활동 영역을 조사했더니, 움직임이 포착된 21마리 중 18마리가 모든 대피소에서 2㎞ 이상 떨어져 살고 있었다. 장터목대피소의 경우 반경 3㎞ 바깥에 단 1마리만 서식했고, 갈림길이 많고 수용 인원이 많은 세석대피소에선 1㎞ 이상 떨어진 곳에 역시 1마리만 활동 중이었다. 반면 산림대 한가운데 있고, 탐방로가 적은 연하천대피소 부근에는 3㎞ 안에 3마리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지리산 반달가슴곰 동면 위치도 이상돈 국회의원실 제공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하 국시모)은 9일 “국립공원 대피소가 자연 생태 공간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애초 공원시설인 대피소는 위급 상황이 닥쳤을 때 탐방객이 피신하는 공간인데, 언젠가부터 예약한 뒤 묵어가는 숙박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국시모는 “지리산엔 반달가슴곰 50여 마리가 방사됐지만 사람의 소음과 냄새가 있는 대피소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천왕봉은 연중 해맞이 산행이 이어지고 대피소 3곳이 인접해 있어 그 주변에서 겨울잠자는 곰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설악산·덕유산·북한산 등 전국 국립공원에 대피소 20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80%는 자연보존지구(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 생태계가 원시적이어서 특별히 보존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면서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에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대피소 수용 정원을 늘리면서 생태계 훼손 우려가 높아졌다. 지리산의 경우 대피소 8곳의 수용 정원이 지난 2009년 754명에서 올해 844명으로 90명 늘었다. 이 과정에서 탐방객이 남긴 음식, 쓰레기, 배설물 등도 늘었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냄새와 헬기 소음도 발생해 반달곰 등 야생동물의 서식환경도 나빠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제공

윤주옥 국시모 대표는 “지리산의 모든 대피소가 반달곰특별보호구역 안에 있는 만큼 수용 정원을 줄이고, 탐방 날짜·시간 예약제와 동면지역 일시 출입통제를 시행해야 한다. 지리산은 과거에 반달곰의 영역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시모는 오는 22일 환경부 산하기관을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피소의 기능을 현행 편익시설에서 안전시설로 재분류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중장기 대안을 검토 중이다. 강길영 공단 방재관리부 차장은 “대피소 다수를 안전시설로 바꾸고, 일부는 연구·체험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등에선 고지대 대피소는 고산생태연구센터, 중산간에 위치한 대피소는 국립공원현장학교 등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최근 3년 동안 전국의 국립공원 대피소 20곳의 연평균 탐방객은 12만3000명, 이 가운데 8곳이 있는 지리산은 8만2000명이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반달가슴곰 종복원사업의 홍보활동 그림
  • tory_1 2018.10.10 10:58

    자연에서 필요없는 것은 인간 뿐인거같으어..

  • tory_12 2018.10.10 18:05

    222 지구에서 인간의 쓸모는 무엇인지 진심 궁금해...

  • tory_2 2018.10.10 11:00

    아 미친 ㅡㅡ 곰 집에 쳐들어가고 난리야 왜 등산객 숙박시설이면 꼭 필요한거 아니자나 그냥 못하게 해

  • tory_3 2018.10.10 11:0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5/30 09:23:41)
  • tory_4 2018.10.10 11:07

    22 미안하다 진짜 ㅠㅠㅠ


  • tory_5 2018.10.10 11:29
    진짜 인간이 미안하다
  • tory_6 2018.10.10 11:3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8/11 11:41:37)
  • tory_7 2018.10.10 11:5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3/30 05:27:40)
  • tory_8 2018.10.10 11:56

    음.....역으로 생각하면 대피소에 사람을 제한하면 곰이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난 옛날에 저 대피소에서 숙박한 사람이 한밤중에 숙소로 반달곰이 쳐들어와  위험할 뻔 했던 이야기를 읽었었어. 기본적으로 곰이 머리가 좋다보니 잠그지 않는 문따위는 따고 들어온 것 같더라고. 그래서 깜놀해서 그 사람은 후다닥 피신하고 대신 그 사람 배낭이 좀 찢기는 선에서 마무리 되었어.

    근데 기본적으로 곰은 맹수고 -반달가슴곰은 곰 중에서도 소형종이고 약한 축이지만 성질나면 사람쯤은 능히 중상입힐 능력이 있어. 단 지금까지는 전부 반달곰들이 사람에게 사육되 방생한 개체인지라 사람에게 익숙해서 해친다는 생각을 잘 못한다고 하네.- 지리산 일대는 다니는 사람도 많고 마을도 있어. 그리고 저 곳이 숙박업소화 되버린 이유도 지리산이 산이 깊은탓도 있고. 또 육식동물들의 영역은 굉장히 넓어.

    호랑이 같은 경우는 군 전체의 면적을 지영역으로 가진다고 하고 북미의 회색곰은 주를 넘나들 정도로 넓은 영역을 가진 개체도 있다고 해. 우리만 해도 이제 지리산만으로는 곰들이 만족할 수 없어 계속 잡아들이는데도 다른 곳으로 이주한 반달곰도 있고,

    암튼 사람과 자연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대피소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 선에서 타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 tory_9 2018.10.10 12:25

    난 되려 사람이 엄청 많고 시끄럽고 그러면 반달곰이 안 온다는 걸로 읽어서 사람들 모여 사는 곳엔 안 오겠구나 휴 다행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대피소가 숙박업소처럼 된 건 돈 안 받아서 그런 것 같긴함ㅇㅇ 숙박하면 숙박요금을 받는 거 어떨까나

  • tory_10 2018.10.10 12:46
    대피소 숙박비 받아. 1인 8천원 정도? 지리산 종주하면서 대피소 이용했는데, 사실상 나도 숙박 시설이라 생각했는데 자연생태계에 해를 가한다는 생각까지는 못해봤네 ㅠ
    2박3일 종주하면서 대피소 아님 비박해야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니깐
  • tory_8 2018.10.10 13:37

    오히려 대피소의 문제는 국립공원에 있는 주제에 숙박업소처럼 사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어. 그런 곳은 숙박료도 제법 비싼 것 같더라. 그리고 재산권 인정해달라고 국립공원이랑 싸우기도 하고

  • tory_11 2018.10.10 13:00
    쓰레기만 잘 처리하면 문제없는 거 아냐..?
    인간이 접근하면 안 되는 곳이면 애초에 대피소를 만들어두질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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