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홍보 때문이구나"
"아 완구 때문이구나"
"아 예산 때문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대체로 다 해결된다.
농담이 아니라 꽤 진지한 이유이고 반쯤 오피셜임.
종종 보면 들쭉날쭉한 전투 구성이라든가, 후반부의 스피릿 빈부격차라든가, 전반적인 서사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길래 이런 건지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디붕이들이 많이 보이더라.
상술한 여러 '어른의 사정들'이야말로 프론티어를 작품 외적으론 좌지우지한 사유들이라 할 수 있음.

"어차피 디지몬 애니는 완구 판촉을 위해 만든 건데 그럼 전작들도 다 비슷한 이유가 적용되는 거 아니냐?" ~~하면 조금은 사정이 달랐음.
이미 존재하던 '펜들럼의 디지몬들을 빌려와서' 만든
어드벤처
그리고 '캡슐진화 등 기믹을 넣은 완구 판매'를 시작한
제로투(파워디지몬)
기획단계부터 디지몬 원작회사 WIZ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던
테이머즈
~~~위 3작품을 거쳐서
아예 작품 기반을 본가 도감 세계관에서 그대로 따오며
훨싼 더 미디어믹스 체계간의 밀접한 연계를 우선시하여 제작된 작품이 바로 《디지몬 프론티어》였음.

정확히는 기획 단계부터 굿즈판촉 노선에 맞는 세계관을 새롭게 짜냈을 뿐더러(*위의 자료)
심지어는 애니의 스토리를 신 굿즈(카드게임, 게임기, 완구)발매시기에 전개해나가는 등등...
전작들 이상으로 철저하게 홍보용 애니메이션으로서 그 이야기가 구성된 점이 특징.

"왜 불과 빛 이외의 더블스피릿이 안 나왔을까?"

→ 완구화가 안 된 디지몬들이라 큰 비용 들여가며 내놓기가 힘들어서.
단 어둠의 스피릿은 완구 기획이 됐고, 실제로 홍콩 한정으로 출시하긴 함.
나머지 애니 미등장 더블 스피릿들 역시 잡지 연재용 도감 세계관 스토리, 카드게임이나 액정 게임기에선 어느정도 활용되었음. 단지 영상화까지 할 정도로 주요 판촉 대상이 아녔던거.

"왜 매그너가루몬은 항상 빠르게 탈의할까?"

→ 완구 기믹을 홍보하기 위해서.
전개상 초월종과 로얄나이츠, 그리고 루체몬 서사 등등, 디지몬의 스케일이 전무후무로 빠르게 넓어지던 시기였고 이 와중에 빠르고 강렬하게 매그너가루몬을 소개하기 위한 연출일 가능성이 높음.
카이젤그레이몬은 그런 기믹이 없고 메인 주인공이기에 상대적으로 더욱 우직하게 싸우는 모습이 그려진 편일 것.

"왜 기존 스피릿은 후반부터 비중이 없어질까?"

→ 위의 이유들과 이어져서, 나올 이유도 여력도 없었기 때문.
무리해서 서사에 넣기도 힘들고, 제작 난이도도 올라가고, 굳이 그렇게 힘들여 어필할 필요(이미 판촉시기가 지났으니)가 없던 것.

즉, 디지몬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서사 구성을 100% 이해하고 싶다면 단순히 극중의 전개로만 생각해선 안 되고, 당시의 외부 흐름을 파악해야만 온전하게 작품을 평가/이해할 수 있었음.
그리고 본문에서 계속 이야기했듯이 프론티어가 특히 그런 것.


+) 전작들로 익숙한 디지몬들이 자주 등장하는 건 대단한 이유나 복선이라기 보단 팬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렇잖아도 배경역 디지몬 잔뜩 필요한데 거기에 전작 주역들 그려넣으면 재밌잖아.
ㅊㅊ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