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동에 물이 잔뜩 올라 불그스름한 채로…
“보름 전인 2월29일 새벽 6시30분 갑자기 (전주)시에서 버드나무 40그루 정도를 베어냈어요. 저희(전북환경운동연합)가 제보를 받고 달려온 게 오전 10시였죠.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였어요. 시가 작은 나무들을 야금야금 베기 시작하길래, 2월14일 (전주시 조례에 의한 협의·자문 기구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에서 ‘버드나무를 그대로 두라’고 공식 의견을 냈어요. 작년(2023년) 3월에도 이미 아름드리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포함해 1천여 그루를 베어냈어요. 전주천 일대에 펼침막이 붙고 시민들 항의가 엄청났습니다. 담당 국장은 ‘많이 혼났다. 조심하겠다’고 했어요. 우범기 전주시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무차별 벌목은 없을 것’이라 했고요. 이렇게 야음을 틈타 또 공사를 벌여 남은 버드나무까지 전부 베어버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죠.” 이정현 공동대표가 말했다.
한옥마을 입구 쪽인 남천교 앞으로 가보니 줄지어 베어진 버드나무 밑동들이 하나같이 깨끗했다. 흔한 동공(나무 속 썩은 구멍)도 흠집도 하나 없는 튼튼한 나무라는 방증이다. 시민들이 ‘학살’이라고 반발하는 까닭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남은 밑동이 물이 잔뜩 올라 불그스름하다는 점이다. 씩씩하게 물을 빨아들여놓고도 보낼 곳을 잃고 어찌할 줄 몰라 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하천으로 내리뻗은 버드나무의 무성한 잔뿌리 속으로는 물고기들이 들락거렸다. 물가가 서식지인 버드나무는 땅 위로는 새의 집이 있고, 물 아래로는 다양한 곤충과 수서생물, 물고기가 집을 짓는다.
전주시는 무슨 명분으로 이 버드나무들을 벌목했을까. 김성수 전주시 하천관리과장은 “최근 치수 패러다임이 ‘환경(보호)보다는 인명·재산이 더 중요하다’로 바뀌었다”며 “나무는 비가 많이 오면 쓰러질 수 있어 제방 등 하천 시설을 손상할 수 있다. 벌목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버드나무와 홍수 위험성에 대한 아무런 근거 자료가 없는 점, 전주생태하천협의회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벌목을 강행한 점에 대해서 김 과장은 “홍수 예방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버드나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충북 청주 오송 참사(2023년 7월)까지 거론하며 “홍수로 인명피해가 나면 다 저희 책임이 된다”고 항변했다.
https://v.daum.net/v/20240419144505016
https://img.dmitory.com/img/202404/Wce/TtS/WceTtSqxQQYG6WcGWAAsi.jpg
“보름 전인 2월29일 새벽 6시30분 갑자기 (전주)시에서 버드나무 40그루 정도를 베어냈어요. 저희(전북환경운동연합)가 제보를 받고 달려온 게 오전 10시였죠.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였어요. 시가 작은 나무들을 야금야금 베기 시작하길래, 2월14일 (전주시 조례에 의한 협의·자문 기구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에서 ‘버드나무를 그대로 두라’고 공식 의견을 냈어요. 작년(2023년) 3월에도 이미 아름드리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포함해 1천여 그루를 베어냈어요. 전주천 일대에 펼침막이 붙고 시민들 항의가 엄청났습니다. 담당 국장은 ‘많이 혼났다. 조심하겠다’고 했어요. 우범기 전주시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무차별 벌목은 없을 것’이라 했고요. 이렇게 야음을 틈타 또 공사를 벌여 남은 버드나무까지 전부 베어버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죠.” 이정현 공동대표가 말했다.
한옥마을 입구 쪽인 남천교 앞으로 가보니 줄지어 베어진 버드나무 밑동들이 하나같이 깨끗했다. 흔한 동공(나무 속 썩은 구멍)도 흠집도 하나 없는 튼튼한 나무라는 방증이다. 시민들이 ‘학살’이라고 반발하는 까닭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남은 밑동이 물이 잔뜩 올라 불그스름하다는 점이다. 씩씩하게 물을 빨아들여놓고도 보낼 곳을 잃고 어찌할 줄 몰라 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하천으로 내리뻗은 버드나무의 무성한 잔뿌리 속으로는 물고기들이 들락거렸다. 물가가 서식지인 버드나무는 땅 위로는 새의 집이 있고, 물 아래로는 다양한 곤충과 수서생물, 물고기가 집을 짓는다.
전주시는 무슨 명분으로 이 버드나무들을 벌목했을까. 김성수 전주시 하천관리과장은 “최근 치수 패러다임이 ‘환경(보호)보다는 인명·재산이 더 중요하다’로 바뀌었다”며 “나무는 비가 많이 오면 쓰러질 수 있어 제방 등 하천 시설을 손상할 수 있다. 벌목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버드나무와 홍수 위험성에 대한 아무런 근거 자료가 없는 점, 전주생태하천협의회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벌목을 강행한 점에 대해서 김 과장은 “홍수 예방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버드나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충북 청주 오송 참사(2023년 7월)까지 거론하며 “홍수로 인명피해가 나면 다 저희 책임이 된다”고 항변했다.
https://v.daum.net/v/20240419144505016
https://img.dmitory.com/img/202404/Wce/TtS/WceTtSqxQQYG6WcGWAAsi.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