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커머스 1위 쿠팡이 기습적인 회원비 인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 모기업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모기업의 수익성을 손쉽게 개선하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의 짐을 지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쿠팡은 실제 사업주체인 한국지사가 시장 1위 기업으로서 '토종 e커머스'로 불리지만, 지배구조상 완전한 미국기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1위 토종 e커머스라 불리지만…지배구조는 미국기업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의 주가가 이달들어 22% 이상 상승했다. 지난 13일 쿠팡 한국지사가 월 회원비를 58%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쿠팡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다.
쿠팡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회원비 인상을 고려한 것은 미국 주주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쿠팡Inc 주주들은 지난해 9월부터 주가가 너무 낮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해 쿠팡은 수익성 개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쿠팡 주가는 2021년 3월11일 상장 당일 장중 최고가로 6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바뀌며 이달 초까지 10달러대에 머물고 있었다.
쿠팡은 지배구조상 미국 본사인 쿠팡Inc가 한국지사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기업이다. 쿠팡Inc의 주요 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3.9%), 김범수 이사회 의장(10.1%), 모건스탠리(6.9%)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사회도 한국계 미국인인 김 의장과 함께 미국인 주요 이사들로 구성돼있다. 김 의장은 쿠팡Inc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상장 당시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 B 보통주를 부여받아 76.7%에 달하는 의결권을 갖고 있다. 지배구조 자체는 완벽한 미국기업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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