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고객들만 골라 돈 뜯은 백화점 직원
“백화점에서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 추가금까지 얹었는데….”
30대 남성 백성현씨(가명)는 마음에 담아 둔 롤렉스 시계를 사기 위해 몇 번이나 백화점 오픈런도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러나 온라인의 한 명품 구매대행 카페에서 해당 모델을 해외 직구로 구할 수 있다는 판매 글을 봤다. 백씨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구매대행 결정을 했고,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판매자(셀러)에게 입금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백씨가 구입한 롤렉스 시계는 도착하지 않았다. 셀러는 여전히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기다리다 지친 백씨는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본 글들이 카페에 연달아 올라오자 불안함을 느꼈고, 결국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경찰에 셀러를 고소했다. 백씨는 “워낙 규모가 큰 카페인데다가 해당 셀러도 몇 개월 동안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사기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백씨 등의 피해를 접수한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은 상황을 파악한 뒤 셀러 40대 중반 이모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씨는 경찰의 소환 조사에 1차례 응한 뒤, 경찰이 자신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주했다. 지난해 3월의 일이다.
경찰은 이씨를 추적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수사에서 밝혀진 피해자만 139명. 피해 금액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다양했다. 경찰이 확인한 총 피해 금액은 13억원에 달했다. 백씨처럼 명품시계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 3000만~4000만원을 입금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씨의 도피 생활은 9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휴대전화조차 사용하지 않으면서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자취를 감췄던 이씨는 지난해 12월 말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코로나19로 해외 수·출입이 원활하지 않아 수급이 부족해지면서 미리 받아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처음 범행을 실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손해를 메꾸기 위해 구매자들에게 “통관 대기 중”이라는 핑계를 대가며 지속해서 범행을 이어나간 점,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 규모, 이씨가 9개월 넘게 도주한 점 등을 토대로 올해 1월5일 이씨를 구속 송치했다. 현재 이씨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https://v.daum.net/v/20240427100024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