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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청은 3월 인공지능(AI) 아나운서 '제이나'를 도입했다. 긴 머리를 가슴까지 늘어뜨린 날씬한 20대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늘 몸에 딱 붙는 치마를 입는다. 경북 상주시가 지난달 공개한 AI 아나운서 '수니'도 마찬가지다. 상주 특산품인 곶감을 모티브로 한 마스코트 '수니'를 의인화한 아나운서라는데, 동글동글한 마스코트의 특징은 온데간데없는 가녀린 20대 여성이다.
두 아나운서는 TV에서 자주 보는 '사람 아나운서'와 똑 닮았다. 그런데 AI 아나운서에게조차 여성에게 실력보다 빼어난 외모를 요구하는 비뚤어진 현실의 성별 고정관념을 그대로 담아야 하는 걸까.
일자리만 위협하는 게 아니다
제이나는 공개 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한 최초의 아나운서였기 때문이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제주도청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아나운서 채용 대신 AI 개발·운영업체에 사용료 월 60만 원을 내고 제이나를 '고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이나는 또 다른 질문도 남긴다. 과학기술은 더 많은 것을 상상하고 구현할 수 있음에도 왜 번번이 현실의 성별 고정관념을 답습하는지, 20대 젊은 여성이 필요에 따라 뉴스도 전했다가 노래도 부르는 것이 온당한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