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망 그물을 띄워가 물 흐르는 대로 살살 훑으모 까치복이 항그(많이) 들어찹니더.” 26일 부산 사하구 하단어촌계의 김국태(76) 계장이 함박웃음을 띠며 이같이 말했다. 열다섯살 때부터 평생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했다는 그는 “원래 낚시로도 잡았는데, 2020년부터는 그물로도 잡힐 만큼 (까치복이) 늘었다. 산란기인 매년 5~7월 어획량이 100t은 된다”고 덧붙였다.
어민표 까치복 밀키트로 해수부 우수상 탔다
‘까치복 호황’이 이어지자 어민은 지난해부터 까치복을 활용한 상품인 ‘까치복 맑은탕’ 밀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김국태 어촌계장은 “그냥 팔기만 하면 중간상인들은 짭짤한 수익을 보지만, 우리에겐 큰 돈벌이가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산자원공단 소속으로 특허상품 개발 등 어촌계 소득 창출을 돕는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가 밀키트 개발에 도움을 줬다. 센터는 하단어촌계 까치복 밀키트 개발을 지난해 역량강화 사업으로 선정하고 어촌계에 복어 조리와 레시피 개발부터 법인 설립, 브랜딩을 위한 교육을 제공했다. 교육을 들은 어민 가운데 진영남(48)씨는 어렵기로 유명한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복어 조리 기능사 자격을 땄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단포구영어조합법인은 횟집 밀집 지역에 작업장을 차려 직접 밀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하단어촌계는 까치복 밀키트를 앞세워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가 선정하는 전국 ‘우수 어촌특화마을’ 세 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손미혜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장은 “어민이 직접 조업부터 제작 과정 전반을 책임진다.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 구조”라며 “올해부터 지역 축제장을 포함한 온ㆍ오프라인 시장에서 하단어촌계 밀키트 판로를 본격적으로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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