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품질에 이 가격" 합리적인 곳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유니클로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이는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데다 할인 행사를 자주 진행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니클로의 '숨은 마케팅 전략' 덕분이기도 하다.

유니클로 광고를 유심히 보면 끝 부분에는 항상 제품명과 가격이 자막으로 나온다. TV 광고에 제품명과 가격이 그대로 적혀있는 것은 상당히 보기 드문 일이다.

가격경쟁이 치열한 SPA 업계에서 가격을 대놓고 공개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가격 비교가 쉬워진다는 점 때문에 식음료 등 다른 업계에서도 광고에 가격을 넣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우려와 달리 유니클로는 가격 표시로 긍정적인 효과만 톡톡히 누렸다. 저렴하다거나 가성비가 좋다는 말 대신 조용히 가격만 보여줌으로써 가격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 소비자에게 전달된 것이다.

특별히 저렴한 가격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소비자는 광고 속 가격을 보면서 "유니클로의 가격은 이 정도 수준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서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한 유니클로

한 가지 제품의 가격만 보여줬지만 유니클로는 '괜찮은 가격에 옷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가격은 자연스레 앞서 본 상품 소개와 합쳐져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이미지로 포장된다. 상품의 기능과 디자인 등을 보면서 소비자가 예상했던 가격보다 광고 끝에 나온 실제 가격이 더 낮다면 유니클로의 전략은 더욱 효과적이다.

유니클로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이 무심코 보는 광고에도 치밀한 전략을 숨겨뒀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2018 회계연도(2017년 9월 1일~2018년 8월 31일) 기준 1조 3,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4년 연속 매출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유니클로가 더 높은 매출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