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점점 각박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시대 조류여서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아니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무엇이든 진영논리로만 생각하고 말하려는 것도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아니, 곰곰 따지고 보면 진영 논리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첨예하게 나뉘어 있는 정치적인 문제는 그렇다고 칩시다. 하지만 사람의 약점을 부각시켜 언어유희를 즐길 땐 화가 치밉니다.
우리는 별 생각 없이 사물과 현상의 불균형 상태를 말할 때 ‘절름발이’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절름발이 경제, 절름발이 학습 등등. 이런 표현은 스스로 삼가야 합니다. 별 뜻 없이 쓰는 이런 표현이 듣는 지체 장애인에게는 마음에 비수를 꽂는 것과 같은 아픔을 안겨줍니다.
SNS가 고도로 발달해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비대면의 사이버 공간에 장단의 글을 쓸 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절름발이'란 표현에 대해 사과를 했는데도 댓글에 '그 표현이 어때서','차라리 벙어리로 살라고 하지' 등의 댓글들이 달리고 또 이에 반대하는 글들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저급성을 그대로 말해 주는 것입니다.
장애인에 관련된 용어를 순화해 사용하는 것은 소외받는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를 맑고 보다 밝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구요. 특히 지도자연하는 사람들이 장애인 비하 용어를 거리낌 없이 쓸 때는 도리어 그가 비정상으로 보입니다. 외모는 그럴 듯해도 내면의 세계는 공허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정부도 법률 조례 및 각종 문서에 장애인에 대한 용어를 순화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도 장애인 명칭을 순화해서 사용할 것을 각 언론사 등에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엔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정상인'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럴 경우 장애인이 비정상인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해서 지금은 '비장애인'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장애인 비하 용어를 내가 사용하는 건 괜찮고 남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장애에 대한 잘못된 명칭까지 진영논리로 재단하려 하는 것은 천박한 행태에 다름 아닙니다. 배부른 사람보다도 양식 있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주위에 약자를 살피는 것은 밝은 용어 사용에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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