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CC 경기 있습니까?”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던 2019년, 2018-19시즌 6강 플레이오프 취재를 위해
찾은 부산에서 택시 기사가 물었던 첫 질문은 “오늘 롯데 경기 있습니까”였다. 그리고 5년 후 부산의 택시 기사는 이렇게
물었다, “오늘 KCC 경기 있습니까?”
부산은 ‘구도’로 불릴 정도로 야구의 도시다. 여러 프로 스포츠가 자리하고
있음에도 부산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는 결국 야구였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특히 사직은
롯데를 지우면 무엇이 남을지 궁금할 정도로 지배력이 대단하다.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이 열린 부산사직체육관에 각각 1만 496, 1만 1271명이 운집했다. 사진=KBL 제공
롯데의 성적이 좋든, 나쁘든 부산 팬들에게 있어 사직구장은 당연히 찾아야 할 곳이었고 도심 속 랜드마크다. 그만큼 부산은 곧 롯데였고 이러한 세월이 수십년간 흘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 부산은 곧 야구라는 공식이 천천히 깨지고 있다. 바로 부산 KCC로부터 시작된 변화다.
취재를
위해 부산을 찾을 때면 종종 택시를 이용할 때가 있다. 택시 기사에게 사직을 이야기하면 모두 “오늘 롯데 경기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그런데 2024년 들어 찾은 부산에선 “오늘 KCC 경기 있습니까”라는 물음이 더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롯데 유니폼만큼 현재 부산에서 자주 보이는 것이 KCC의 플레이오프 기념 티셔츠다. 아직 롯데의 지배력을 완전히 지워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구도’ 부산에서 농구가 조금씩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 4차전 역시 ‘흥행 대박’이었다. 3차전 1만 496명, 4차전 1만 1271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무려
12년 만의 대기록, 그리고 부산에서도 야구가 아닌 농구가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특히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울려 퍼진 ‘부산 갈매기’는 사직구장과 다른 느낌의 울림, 그리고 감동을 전했다.
더욱 놀라운 건 롯데만을 사랑했던
팬들이 천천히 KCC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많은 팬이 부산사직체육관을 찾았다.
야구에 죽고 사는 롯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건 그만큼 큰 의미가 있다.
부산 KCC는 1997년 이후 무려 27년 만에 ‘부산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안을 수 있을까. 열정적인 팬들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사진=KBL 제공
전창진 KCC 감독은 “과거 1만명 이상이 모인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해봤으나 그때는 잠실 중립경기였다. 지금은 우리의 홈에서 1만 명 이상이 모인 것이다. 부산은 이런 곳이다. 성적이 좋으면 많은 분이 와주신다. 성과를 낸다면 다음 정규리그 때도 많이 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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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410/0000996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