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science.ytn.co.kr/view.php?s_mcd=0082&key=201712131610214657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중략)
그런데 이렇게 같은 노래가, 그것도 한 구절만 계속해서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이런 것도 심리학에서 따로 부르는 용어가 있나요?
[인터뷰]
네, 그런 용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계속 귀에서 맴도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귓속에 마치 벌레가 있는 것 같다, '귀벌레 현상' 또는 '귀벌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앵커]
정말 '귀벌레'라고 부르나요?
[인터뷰]
귀에 벌레가 있는 것 같으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통제할 수 없잖아요. 원래는 심리학에서 '상상 음악' 또는 '비자발적인 의미 기억'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그냥 귀벌레라고 하면 느낌이 잘 다가오나 봐요. 그래서 주로 방송에 나오는 단순 반복 구절이 많은 노래들이 많이 남아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앵커]
이렇게 귀벌레 현상, 많은 분이 경험하셨을 테고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이 현상이 일어나나요?
[인터뷰]
미국 신시내티대학 제임스 켈라리스(James Kellaris) 교수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중에서 98%가 귀벌레를 경험하고 있다고 해요.
[앵커]
거의 전 세계 인구 다 경험했네요.
[인터뷰]
그리고 90% 이상의 사람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귀벌레 현상을 경험할 만 하다, 어떤 분들은 4명 중 한 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경험한다고 이야기되고 있는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요.
음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현상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중략)
[앵커]
저희가 이렇게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노래, 팝송, CM 송까지 들어봤는데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귀벌레 현상이 나타나는 건가요?
[인터뷰]
심리학에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거나 하게 되면 뇌도 긴장하게 돼요.
뇌도 긴장을 완화하려고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이때 흔한 노래나 구절을 반복하면 굉장히 이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실제로 필 버먼이라는 학자가 연구한 건데요. 뇌에서 '씹기'와 관련한 중추가 있어요. 귀벌레 현상이 특정한 부위와 관련한 게 아닌가-란 연구 결과가 있고요.
하이만 주니어라고 하는 학자가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실제 설문 참가자의 2/3가 머릿속에 맴도는 노래를 좋아한 데요.
긴장이 이완되는 거랑 비슷한 거죠. 싫은 노래는 맴돌지 않는 거죠.
그리고 다음은 각자가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맴도는 노래가 다르데요. 공통적으로 특정한 노래가 모두에게 다 맴도는 건 아니고요.
가능하면 최근에, 마지막에 들었던 노래가 오랫동안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략)
[앵커]
저희가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좀 흥미로운 말을 하셨어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 귀벌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씀하셨는데요.
이 부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죠.
[인터뷰]
어려운 과제를 앞두게 되면 긴장 수준이 높아지잖아요. 어려운 과제를 하게 되면 사람이 집중을 잘못하게 돼요, 너무 어려우니까 벽 같이 느껴지잖아요.
그러면 인지적으로 사용하는 자원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게 되니까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노래 같은 것이 떠오를 여지가 생기는 거죠.
[앵커]
아무래도 귀벌레 현상이 나타났을 때 여유롭거나 하는 상황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수능 보는 학생들, 중요한 시험을 앞두거나 면접 중 등 중요한 순간에 이러면 참 난감할 것 같은데, 극복은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까 잠깐 귀벌레 현상이 씹는 것과 관련 있다고 했잖아요. 실제로 실험을 해봤어요.
잉글랜드 레딩 대학의 연구팀이 껌 씹는 것을 시켰더니 귀벌레 효과가 훨씬 완화되었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제가 실험을 쭉 설명해드리면 98명의 피실험자에게 Maroon 5의 노래를 들려줘요.
중독성 강한 노래로요. 그런 다음에 3분 후에 그 노래가 계속 맴돌면 버튼을 누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집단을 세 개로 나눠봤는데, 첫 번째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두 번째 집단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게 하고요.
세 번째 집단은 껌을 주고 껌을 씹게 했어요. 그 결과가 어떻게 됐을 것 같습니까?
[앵커]
지금 화면에 나타나는 철민이, 혜경이, 동귀가 있습니다.
[인터뷰]
아, 그런가요?
[앵커]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인터뷰]
그 결과는 껌을 씹는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노래가 떠오를 확률이 3배가 줄었어요.
[앵커]
껌을 씹었더니요?
[인터뷰]
껌 씹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거죠. 또 하나는 껌 씹는 것 말고도 소설을 읽는다든지 아니면 과제가 너무 어렵지 않은 퍼즐을 하게 하면, 난이도가 너무 높지 않은 것, 그걸 하게 되면 경합을 해요.
그래서 귀벌레 현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귀벌레 현상, 좀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몸이 뇌의 스트레스,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작용이라고 하니까요.
한편으로는 좀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인터뷰]
네, 그러네요.
[앵커]
그래도 너무 방해될 경우에는 껌 씹기가 도움 된다는 점,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중략)
그런데 이렇게 같은 노래가, 그것도 한 구절만 계속해서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이런 것도 심리학에서 따로 부르는 용어가 있나요?
[인터뷰]
네, 그런 용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계속 귀에서 맴도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귓속에 마치 벌레가 있는 것 같다, '귀벌레 현상' 또는 '귀벌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앵커]
정말 '귀벌레'라고 부르나요?
[인터뷰]
귀에 벌레가 있는 것 같으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통제할 수 없잖아요. 원래는 심리학에서 '상상 음악' 또는 '비자발적인 의미 기억'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그냥 귀벌레라고 하면 느낌이 잘 다가오나 봐요. 그래서 주로 방송에 나오는 단순 반복 구절이 많은 노래들이 많이 남아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앵커]
이렇게 귀벌레 현상, 많은 분이 경험하셨을 테고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이 현상이 일어나나요?
[인터뷰]
미국 신시내티대학 제임스 켈라리스(James Kellaris) 교수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중에서 98%가 귀벌레를 경험하고 있다고 해요.
[앵커]
거의 전 세계 인구 다 경험했네요.
[인터뷰]
그리고 90% 이상의 사람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귀벌레 현상을 경험할 만 하다, 어떤 분들은 4명 중 한 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경험한다고 이야기되고 있는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요.
음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현상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중략)
[앵커]
저희가 이렇게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노래, 팝송, CM 송까지 들어봤는데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귀벌레 현상이 나타나는 건가요?
[인터뷰]
심리학에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거나 하게 되면 뇌도 긴장하게 돼요.
뇌도 긴장을 완화하려고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이때 흔한 노래나 구절을 반복하면 굉장히 이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실제로 필 버먼이라는 학자가 연구한 건데요. 뇌에서 '씹기'와 관련한 중추가 있어요. 귀벌레 현상이 특정한 부위와 관련한 게 아닌가-란 연구 결과가 있고요.
하이만 주니어라고 하는 학자가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실제 설문 참가자의 2/3가 머릿속에 맴도는 노래를 좋아한 데요.
긴장이 이완되는 거랑 비슷한 거죠. 싫은 노래는 맴돌지 않는 거죠.
그리고 다음은 각자가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맴도는 노래가 다르데요. 공통적으로 특정한 노래가 모두에게 다 맴도는 건 아니고요.
가능하면 최근에, 마지막에 들었던 노래가 오랫동안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략)
[앵커]
저희가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좀 흥미로운 말을 하셨어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 귀벌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씀하셨는데요.
이 부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죠.
[인터뷰]
어려운 과제를 앞두게 되면 긴장 수준이 높아지잖아요. 어려운 과제를 하게 되면 사람이 집중을 잘못하게 돼요, 너무 어려우니까 벽 같이 느껴지잖아요.
그러면 인지적으로 사용하는 자원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게 되니까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노래 같은 것이 떠오를 여지가 생기는 거죠.
[앵커]
아무래도 귀벌레 현상이 나타났을 때 여유롭거나 하는 상황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수능 보는 학생들, 중요한 시험을 앞두거나 면접 중 등 중요한 순간에 이러면 참 난감할 것 같은데, 극복은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까 잠깐 귀벌레 현상이 씹는 것과 관련 있다고 했잖아요. 실제로 실험을 해봤어요.
잉글랜드 레딩 대학의 연구팀이 껌 씹는 것을 시켰더니 귀벌레 효과가 훨씬 완화되었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제가 실험을 쭉 설명해드리면 98명의 피실험자에게 Maroon 5의 노래를 들려줘요.
중독성 강한 노래로요. 그런 다음에 3분 후에 그 노래가 계속 맴돌면 버튼을 누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집단을 세 개로 나눠봤는데, 첫 번째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두 번째 집단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게 하고요.
세 번째 집단은 껌을 주고 껌을 씹게 했어요. 그 결과가 어떻게 됐을 것 같습니까?
[앵커]
지금 화면에 나타나는 철민이, 혜경이, 동귀가 있습니다.
[인터뷰]
아, 그런가요?
[앵커]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인터뷰]
그 결과는 껌을 씹는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노래가 떠오를 확률이 3배가 줄었어요.
[앵커]
껌을 씹었더니요?
[인터뷰]
껌 씹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거죠. 또 하나는 껌 씹는 것 말고도 소설을 읽는다든지 아니면 과제가 너무 어렵지 않은 퍼즐을 하게 하면, 난이도가 너무 높지 않은 것, 그걸 하게 되면 경합을 해요.
그래서 귀벌레 현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귀벌레 현상, 좀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몸이 뇌의 스트레스,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작용이라고 하니까요.
한편으로는 좀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인터뷰]
네, 그러네요.
[앵커]
그래도 너무 방해될 경우에는 껌 씹기가 도움 된다는 점,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근데 가끔 거의 싫어하는 수준의 노래도 맴돌 때가 있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