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2021년 어도어 설립 이후부터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 기준으로는 회사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민 대표는 뉴진스를 키운 공에 비해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했고, 이에 하이브에서 2022년 스톡옵션을 추가로 부여했다. 주식으로 전환할 시 지분율 20%에 육박하는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에게는 스톡옵션 추가 부여도 만족스러운 대안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이익에는 종합소득세가 과세되는데, 누진세율이 최고 45%에 육박한다. 민 대표 입장에선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하이브는 지난해 초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하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식을 민 대표에게 저가 매도했다.
그 결과 민 대표는 지분 18%(57만3160주)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대주주는 하이브(지분율 80%)다. 민 대표는 주식의 환매청구권(풋백옵션)도 갖고 있다. 즉, 보유 지분을 향후 하이브에 되팔 권리가 있다. 만약 어도어 기업가치가 1조원이 된다면, 민 대표는 주식을 되팔아 2000억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주식을 싸게 팔 수 있었던 건 어도어가 재작년까지 적자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어도어는 40억원의 영업손실,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비상장 주식은 가치 산정 방법을 명시적으로 정하는 법 규정이 없어, 상속세및증여세법(상증법)에 따라 시가를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상증법상 시가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
뉴진스는 2022년 8월 데뷔했다. 양측이 주식을 매매한 시점은 뉴진스 데뷔 후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민 대표를 달래기 위해 향후 가치가 급격히 오를 주식을 저렴하게 넘긴 셈이다.
그러나 하이브의 노력은 통하지 않았다. 올해 초 하이브에 “민 대표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회사를 탈취하려는 계획을 짰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하이브는 민 대표와 조용히 풀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렇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다가 3월 아일릿이 데뷔했고, 마침 아일릿의 콘셉트가 뉴진스와 비슷했기에 민 대표 입장에선 좋은 구실이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987728?sid=101
안해줘도 그만인걸 해줬더니 더 큰걸 바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