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까지 보고 쓰는 중!! 혹시 끝까지 본 토리들은 스포 조심해주세요...)
슬프다...
4화에서 에린이랑 라일리 대화 하는 장면 보고 눈물 줄줄 흘리는 나를 발견하고 몹시 당황했어...
이 감독 작품들은 대부분 슬픈 정서가 깔린 공포인가봐...
가볍게 보려고 시작했는데 가볍지 않고,
이번 시리즈는 호러라기 보다... 마을 전체를 지배하는 슬픔의 기반들이 빚어낸 비극같은 느낌이야
몬시뇰도 자기가 평생을 바쳐온 이 마을이 사라지고 사람들 개개인에게 잠든 그 슬픔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자기가 얻게 된 힘이 치매에 걸린 자신을 되돌려 놨듯이 마을 사람들도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꺼이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돌아온 거잖아, 결과는 끝까지 봐야겠지만 (좋은 결말이 아닌 거 너무 분명하겠지만)
탐욕과 정반대의 인물이 비극을 불러 올 거라는 점도 그렇고...
진짜 믿음이 강하고 선한 인물이라 자기한테 벌어진 일에 대해 나쁜 생각 자체를 못한 거겠지?
여튼 4화에서 에린이랑 라일리는 서로 종교를 어느 정도 믿고, 안 믿는 두 인물인데
죽음과 상실에 관해 자기 관점에서 이야기 하며 나누던 대화가 너무 좋았어
특히 라일리가 되게 덤덤하게 과학적으로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얘기하다 중간에 슬쩍
자신이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는 것도 잊게 될 거라는 게 너무 슬펐음
그냥 자신이 일으킨 과오로 평생을 그 작은 마을에서 죽을 때 까지 자기 죄를 잊지 않고 죄책감에 잠식 당해 살 운명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거잖아, 그리고 비로소 죽을 때가 되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면서 그 기억도 없어질 거라는 게...
에린도 태어나지 못한 아이는 이름도 없이 자기 뱃속에서 꿈만 꾸다 하늘로 가버렸다는 말을 그렇게 덤덤하게 하다니 ㅠㅠ
하느님이 잠시 낮잠 좀 자다가 오라고 내려 보냈다가 다시 불렀다고ㅠㅠ
정작 저 둘은 차분하게 그냥 이야기하는데 보는 내가 막 울컥함
각설하고,
그냥 공포시리즈가 아니라 믿음이라던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진짜 깊게 고민하고 만든 거 같아
이 감독 소설도 하나 쓰면 좋을 듯 ㅋㅋㅋ
아니면 공포 말고 그냥 드라마 장르로 영화나 시리즈 만들어도 되게 잘하지 않을까 싶었음
스티븐 킹의 살렘스 롯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재 자체는 흔하지만
거기에다 감독이 서사 부여하는 게 쩜...
내가 지금 에린이랑 라일리(남녀주인공급?) 장면 일부만 이야기하긴 했지만
마을 주민으로 나오는 사람들 저마다 사연들이 다 조금씩 슬퍼서 줄거리랑 별개로 캐릭터 입장에서 봐도 재밌을 거 같아!
빈 구석이 안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무섭기만 한 거 기대하고 틀었다가 예상이랑 달라서 처음엔 좀 당황했는데 스며든다...
+
아니 근데 이 감독 자라면서 뭔 일 있었나?
슬픔을 까는 방식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데 보다보면 막 밑에서 부터 치고 올라오는 서글픔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