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진짜 왕족이 아니기 때문임ㅇㅇ
그리말디 가문은 전통적으로 귀족 취급이었고 단 한번도 왕족이었던 적이 없음.
콩알만한 공국의 지배자여서가 아님. 같은 콩알이래도 룩셈부르크나 리히텐슈타인은 당당한 왕족 취급받고 왕족과의 통혼도 활발하게 해왔어.
유럽에는 공작이어도 '통치가문' 의 공작과 그냥 귀족인 공작이 따로 있어. 통치가문이라 하면 자기 나라의 지배자로서 온전히 그 나라 안에선 군주에 걸맞는 대우를 받는 가문을 뜻함. 나라의 크기는 사실 별 상관 없어.
꼭 호칭이 왕이나 황제가 아니어도 상관 없음. 백작이어도 됨. 이런 백작들은 그냥 귀족인 공작보다 오히려 더 높은 취급 받음.
유럽 왕가는 왕족은 왕족끼리 귀족은 귀족끼리 통혼을 하는데 이에 어긋나면 계승권을 박탈당했어. 대륙의 대부분의 나라는 소위 귀천상혼이라 해서 신분에 맞지 않는 결혼을 하면 자녀는 왕족으로 대접 못받았음.
섬나라인 영국은 예외인데 영국마저도 귀천상혼 배제를 엄격하게 지키는 독일의 왕조가 들어오면서 대륙의 관습에 따르기 시작해. 그게 바로 1772년 왕실 결혼 법령인데, 왕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결혼은 왕실의 정식 결혼으로 인정을 못 받았어. 따라서 왕위계승권도 없음.
아무튼 그리말디 가문은 어땠는가하면 여기는 프랑스의 지방 영주 가문이라 보면 됨. 통혼한 사례를 살펴보면 죄다 같은 귀족끼리 해온 거였어.
프랑스에 속해있기 때문에 대가 끊기면 프랑스에 자동적으로 귀속되어야 하는데 20세기 초 위기가 닥쳐옴. 대공 루이 2세에게 적자가 없다는것. 가장 가까운 친척은 뷔르템베르크-우라흐 가였는데 여기는 독일 가문이었어.(참고로 여기는 독일 공국인 뷔르템베르크 가문의 방계 사람이 귀천상혼해서 만들어진 가문이야.)
프랑스에 귀속되기도, 그렇다고 독일 가문에 넘어가는것도 싫었던 루이 2세는 궁여지책을 내놓는데 바로 자기 젊었을때 낳은 사생아에게 공작 자리를 넘기겠다는 것.
이건 진짜 궁여지책인게 유럽에서는 철저한 일부일처제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야. 교회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결혼한 사이가 아니면 모조리 사생아이며 계승권이고 뭐고 없는게 당연한 거임. 참고로 이 원칙은 아직도 모든 유럽 왕가에서 따르고 있음ㅇㅇ
이러한 주먹구구 식의 방법이 먹힌다는거 자체가 모나코가 귀족 가문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 그당시의 왕가라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인거ㅇㅇ
암튼 루이 2세는 캬바레 댄서와의 사이에서 난 딸 샤를로트에게 대공위를 물려주었고, 적당한 사윗감을 찾아서 결혼시켰는데 그가 바로 피에르 드 폴리냐크 백작임.
혹시 폴리냐크란 이름이 익숙한 톨들 있니? 폴리냐크 백작은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절친인 폴리냐크 부인의 후손이었음ㅇㅇ
암튼 이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레니에 3세. 그레이스 켈리의 남편이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레이스 켈리와 레니에 3세의 소위 '세기의 결혼' 은 사실 철저히 만들어진 정략결혼이었어. 모나코를 관광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거부 오나시스의 플랜에 따라 짜여진 결혼이라고.
아무튼 그레이스 켈리와의 결혼을 통해서 자녀들을 낳은 모나코 대공은 또다시 프랑스와 합병될 위기(...)를 넘겼음.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나코 공가는 기존 왕가들과의 혼맥을 쌓고 싶어 안달했다고 해.
대표적으로 현 대공의 여동생인 스테파니를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시키려고 들이대봤지면 기겁한 여왕에게 대차게 까였었다고.. 그리고 영국의 유서깊은 백작가문인 스펜서 가문의 다이애나를 찰스 왕세자와 결혼시켰지만 결과는 뭐 알다시피..(근데 솔직히 누가 누굴 까는지 모르겠음. 찰스 ㅄ인거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여왕도 알았을텐데 하여튼..)
그리고 드디어 대공 누나인 카롤린과 옛 독일의 공국인 하노버 가문의 에른스트와의 결혼에 성공! 이 하노버 가문은 영국 왕가의 방계이자 황제, 왕도 해먹었었던 아주 유서깊은 벨프 가문의 후손임.
참고로 유럽의 옛 왕가라 해서 절대로 우리나라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되는게 이런 가문은 아직도 가문의 이름과 재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 살아남은 왕가와도 핏줄로 다들 연결되어 있는 관계들이라 엄연히 다들 왕족으로 행세하고 있어.
근데 이 결혼은 존나 문제가 많은게.. 저 에른스트 공은 카롤린 친구 남편ㅡㅡ이란거임. 그리고 폭행을 하지 않나 노상방뇨;; 를 했다고 하지 않나 대놓고 바람을 피지 않나 남자가 존나 문제가 많은건 넘나 확실.. 그리고 지금은 별거 중이라고 하더라
아무튼 그렇게 바라던 통치가문 사람인 에른스트와의 사이에서 알렉산드라라는 딸을 낳았는데 얘가 모나코 가문 중에 유일하게 통치가문 핏줄이라 하더라. 카롤린은 이미 사별한 남편 스테파노 카시라기 사이에서 안드레아, 샤를로트, 피에르를 낳았었는데 얘들은 아버지가 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머니에게서 작위를 물려받은 것도 아니라 그냥 귀족 방계 정도 취급 받는듯.
솔직한 사족을 달자면, 현 유럽 왕가들도 왕족과의 결혼 고집 안한지 오래인데 저렇게 친구 남편까지 빼앗아가면서 신분상승을 했다고 거들먹거리는거 보면 존나 비웃기기도 해. 하노버 공가 또한 마찬가지라 카롤린 친구이자 하노버 공의 전부인도 걍 평민이라고 함.
뭐 모나코 공가가 워낙 막장으로 놀아서 다른 유럽 왕가서 상대 안해준단 말도 있는데 솔직히 다른 유럽 왕가들도 막장으로 따지자면 어디 가서 안지는곳 많은데 그런 말 할 처지인가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