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ake up at 4:00 in the morning, after we've gone to bed at midnight.
And then he's ready to start again.
And I can stand endlessly.
No one can stand as long as I can.
우리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었어도 새벽 4시에 일어나요.
그래도 그는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죠.
그리고 전 끝도 없이 서있을 수 있어요.
아무도 저만큼 오래 서 있을 수 없을 거예요.
이 부분을 국내 자막은
"그리고 전 하염없이 기다려요.
저처럼 잘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라고 번역했더라고.
아주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원문의 뉘앙스를 너무 죽여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음.ㅠ
국내 번역만 보면 알마가 그냥 수동적으로 우드콕을 하염없이 기다려준다는 느낌이어서.
하지만 극중 알마 캐릭터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다
원문을 보면 중의적인 의미로 I can stand라는 대사를 쓴 것 같거든.
1차원적으로는 정말 오랫동안 똑바로 잘 서서 우드콕의 드레스 피팅 작업을 순조롭게 도왔다는 의미도 되지만,
중의적으로는 우드콕의 성미나 스타일에도 굴하지 않고
알마 자신도 본인의 뜻과 고집을 지키면서 그 우드콕 하우스에서 누구보다도 오래 우뚝 '서있었다' '버텼다'는 의미로..
알마의 캐릭터도 유추할 수 있게 중의적으로 쓴 것 같은데..
저 부분 조금 아쉬웠음...
저 장면에서 바로 이어지는 장면 역시
알마가 드레스 원단이 맘에 안든다고 하자
우드콕이 좋은 원단이고, 아직 네가 취향이 없는 거라는 식으로 묵살하니까
"난 내 취향이 좋다."고 주늑들지 않고 자신의 뜻을 고집하는 모습이 나오고
아침 식사 중에 알마가 식사를 요란스럽게 한다고 우드콕이 거슬려하자
내가 요란스러운 게 아니라 당신이 예민한 거라고 절대 지지 않고 받아치는 모습이 연이어 나오는데.
그래서 더더욱 그 장면들 이전에 나오는 저 대사를
'전 누구보다 하염없이 기다려요.'로 번역해놓은게 좀 아쉬웠음..
'전 누구보다 끝도없이 서있을 수 있어요.' '전 누구보다 끝도없이 버틸 수 있어요.' 이런식의 '뉘앙스'를 살려 번역했음 더 좋았을 것 같았음....
그리고 시릴한테 우드콕을 위한 깜짝 저녁을 차려주고 단둘이 식사하고 싶으니
직원들과 함께 집을 잠시 비워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에서도..
시릴이 우드콕은 그런 깜짝쇼 안 좋아하고, 그런 방식은 정말 말리고 싶다는 조언에..
(..) and love him the way that I want to.
This is what I want to do, and I think it will be very nice.
I respect your advice, Cyril.
But I have to know him in my own way, and this is what I want to do for him.
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를 사랑할 거예요.
이게(깜짝 디너)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에요.
그리고 나는 정말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릴, 당신의 조언은 존중해요.
하지만 전 저만의 방식으로 그를 알아가야만 해요
그리고 이것이 내가 그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에요.
이걸 국내 자막은
"하지만 저도 그를 잘 알아요. 그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 싶어요."
이렇게 번역해놔서 역시 아쉬웠음 ㅋㅋ
자막만 보면 시릴이 "걔 그런거 싫어해"하니까 "나도 그를 잘 알아요"하면서 단순한 신경전 벌이며 똥고집 부리는 느낌?
근데 원문 보면
그게 무리수든 아니든, 우드콕이 좋아하든 싫어하든은 둘째 문제임.
일단 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를 사랑할 거고,
또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알아갈 거다. 그러니 단둘이 저녁식사를 해야 한다. 이런 느낌이라..
이것 역시 시릴의 고집스럽고 독립적인 성격이 확 사는 대사인데
이걸 "저도 그를 알아요. 그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 싶어요."로 해놔서.. 또 뉘앙스가 좀 아쉬웠음..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알마는
우드콕이 아스파라거스를 기름에 소금만 쳐서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기 방식대로 버터에 졸여 내놓지..
그래서 더더욱 '나도 그를 안다. 그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싶다.'보다는
'제 방식대로 그를 알아가고 사랑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하고싶은 일이다.'라는 원문의 뉘앙스를 살리는게 어땠을까 싶어짐.
그리고 이건 별건 아닌데ㅋㅋㅋㅋㅋㅋ
시릴이 우드콕한테 한 말 중에
If you're going to make her a ghost, go ahead and do it.
But, please, don't let her sit around waiting for you.
I'm very fond of her.
"네가 그녈 유령으로 만들 계획이라면, 계속 그렇게 해봐.
하지만 제발, 그녀가 가만 앉아서 널 기다리게는 만들지마.
난 그녀가 정말 좋거든."
이게 자막은
"걜 유령 취급하는 건 상관 않겠다만
너만 바라보며 시들게 하진 마
난 걔가 좋아"였는데
다른게 아니라 '정말 좋다'고 한 걸
걍 '걔가 좋아'정도로 완화해서 번역한게 아쉬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가운 시릴이 알마에 대한 호감을 적극 드러내는 장면이라 넘 좋았어서 사소한 것도 초큼 아쉬웠음ㅋㅋㅋㅋㅋ
암튼 영화는 진짜 좋았음.
헐 난 영화볼때 알마가 자기는 누구보다 잘기다려줬다 막 이랬는데
영화진행될수록 전혀 그런 성격 아닌데?'ㅅ' 이러면서 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두번째도 누나가 자기 동생 그런거 안좋아한다니까
"저도 그를 잘 알아요"하면서 끝까지 저녁 차린다면서
ㄹㅇ 신경전 벌이는 느낌이었는데 원문 느낌은 완전 다르네.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알아가고 싶다'니까...
저건 좀 거의 오역 수준 아닌가.....................알마 성격이 압축된 대사들같은데 저걸 왜 저렇게 번역해놨냐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