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퀸덕도 아니고 유명한 노래 정도는 알고 있었고 프레디머큐리라고 하면 굉장히 특이하고 기이한 차림의 그런 이미지로 기억하는?
그래서 보랩 영화 엄청 흥할 때도 굳이 볼 생각도 없었다가 끝나갈 무렵에 보고 다른 건 몰라도 연기상은 받을만하다고 생각했음
내가 실존인물 바탕 영화를 볼 때 연기의 기준은 과거 실제 인물과 얼마나 똑같았냐 안똑같았냐 이런 것보다 영화 안의 하나의 캐릭터로서 이 인물에 대해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과 이해도를 가질 수 있도록 했느냐 였고 영화 내내 헛웃음이 나오는 각본과 똥망연출에도 불구하고 라미 말렉이 연기한 프레디 머큐리 캐릭터는 최소한 그 난장판 속에서도 이 인물에 대한 감정적인 연민과 공감이 생기게 만들었고, 그래서 최소한 마지막 라이브에이드 장면만큼은 그 퍼포먼스가 이 인물에게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이해하게 되니까 임팩트가 훨씬 크게 다가왔었음
나는 보랩 영화 자체가 완성도 면에서는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하긴 하지만ㅋㅋ라미 말렉 연기 자체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던 게 퀸에 대해 잘 모르거나 유명한 노래 몇 곡 정도만 알던 나같은 사람들도 프레디 머큐리라는 인물에 대해 훨씬 더 감정적으로 가깝게 이입하게 되었고 그 덕택에 영화를 보고 나와서 다시 퀸 음악을 들었을때 '아 광고에서 많이 듣던 그 노래?' '영국 옛날 유명한 밴드였다던 사람들의 그노래?'가 아니라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많았음
최소한 전세계적으로 이정도로 흥행을 하고 우리나라까지 퀸 열풍이 다시 불었다는 건 원래 퀸 인기가 존나 쩔어서, 라기보다 그 지점을 새롭게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와닿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오리지널 퀸빨만을 얘기하기에 아이코닉하고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모든 영화가 이 정도로 흥행을 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 영화 작품성 자체가 똥망이었음에도 이 정도의 성과를 일구었다는 건 영화를 하드캐리한 주연에게 당연히 공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봄
골수 퀸팬이라서 프레디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면 다른 점이 거슬릴수도 있겠고 뭐 연기 선호 취향에 따라 이입되는 것도 모르겠다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나같은 경우는 영화 내내 누가 영화를 이따구로 만드냐 욕욕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디머큐리라는 인물과 퀸이라는 밴드에 대해 이 정도로 '감정적으로 친해지게 만든' 남주 연기 하나는 좋았다. 하드캐리했다, 라고 느꼈기 때문에 남주상 받은 게 전혀 의외가 아니었음
오히려 골글 작품상 받았을때가 뒷목잡았을 뿐 연기상은 충분히 납득 가능함. 작품의 퀄리티에 비해 흥행도가 지나치게 높아 오히려 영화 하드캐리했던 연기까지 저평가받는 느낌임
라미가 연기로 영화를 하드캐리했다고..? 퀸의 노래가 하드캐리했으면 모를까 전혀 공감이 안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