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d52jwm/eight_years_ago_my_daughter_disappeared/



8년 전에 딸아이 실종 신고서를 제출했다. 에이미의 열다섯 번째 생일날이었다.


“크리스. 경찰에 신고하자.” 침착하게 말하는 게 힘들어도 부모 중에 하나는 이성을 유지해야 했다. 크리스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머리를 부여잡고 자꾸 서성거렸다.


“안 돼, 안 돼, 안 돼” 중얼거리면서.


“크리스! 그만 해! 나 봐.” 남편을 멈추게 하려고 있는 힘껏 팔을 붙잡았다. 눈을 마주보려 하는데 시선을 자꾸 피하면서 나를 안 보려 했다.


“경찰에 신고해야 돼. 실종 신고도 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자.” 단호하게 말하니 그제서야 딴생각을 멈춘 것 같았다. 남편은 가만히 서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혼잣말을 속삭였다.


신고하니까 경찰들이 도와주긴 했다. 어느 정도는.


지치고 불안한 수사가 1년간 지속됐는데도 경찰은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에이미가 실종되기 전의 행동 반경은 알아냈는데 그 뒤는 아니었다. 발자취 하나 남기지 않고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다. 수집한 증거물을 우리한테 돌려주었다. 더 이상 진척은 없었다.


에이미의 방에 물건들을 도로 가져다놓았다. 그 후 7년동안을 딸아이가 놓아둔 모양새 그대로 놔두었다. 실종되기 전에 침대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까지. 경찰이 핸드폰 내역을 꼼꼼히 조사하느라 배터리가 다 닳았다. 근데 왜 충전해야 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방전된 상태로 두었다.


몇 년간 우리는 그래도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근데 소중한 가족을 잃고 사람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겠는가?


에이미의 스물 세번째 생일, 크리스와 난 쉬면서 영화를 보려고 했다. 지난 8년간 우리 부부는 억지로 끼워맞추듯이 지냈다. 남편은 내 얼굴을 마주보는 것도 꺼렸으니까.


영화를 틀었는데 집 안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일시정지하고 서로를 마주보는데 심장이 쿵쿵댔다. 소리가 나는 위층으로 가는데 크리스의 눈에 의문이 가득했다.


에이미의 방이었다. 두려움이 목구멍까지 가득 찼지만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왠지 방 안 공기가 유난히 조용하고 고요했다. 에이미 핸드폰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수년 간 꺼져있었는데, “익명”으로 전화가 오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목이 졸리는 것 같았다. 전화 너머로 정적만이 흘렀다. 심장이 멈추고 숨도 못 쉬고, 체감상 수 분같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상대방이 대답했다.


“엄마? 아빠?”


공포에 질려서 숨을 몰아쉬며 핸드폰을 떨구었다. 침대에 튕겨서 나와 크리스 사이 바닥에 떨어졌다.


“누군데?” 크리스가 핸드폰을 주우려 했지만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리자 동작을 멈추었다.


“엄마, 아빠? 거기 있어? 엄마 왜 날 죽였어?”
  • tory_1 2019.09.18 09:29

    헐... 예전에 자기가 아들 죽여놓고 찾아달라고 했던 계모 생각난다....

  • tory_2 2019.09.18 23:42
    헐.... 소름끼침과 동시에 맘아프다
    ㅠㅠ
  • tory_3 2019.09.19 10:47

    소오름.. 어떻게 죽였길래 먼저 경찰에 신고하자는 자신감이 나온 거며 시신은 흔적도 못 찾은 거지 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따사로운 위로, 힐링 무비! 🎬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파워 공감 시사회 19 2024.05.09 3453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33 2024.05.07 4005
전체 【영화이벤트】 우리는 지금도 행복하다 🎬 <찬란한 내일로> 시사회 19 2024.05.03 5997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4023
공지 꿈글은 오컬트방에서 작성 가능합니다. 2021.02.25 264223
공지 공포방 공지 69 2017.12.18 279481
모든 공지 확인하기()
750 공포괴담 삶은 배신한다 (레딧 괴담) 15 2019.09.27 4538
749 실제경험 친척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던 괴이한 그림 28 2019.09.26 9546
748 공포괴담 경남 모 PC방 야간알바 매뉴얼 22 2019.09.26 11431
747 공포괴담 토옥. 토옥. 토옥. 12 2019.09.25 3667
746 공포괴담 [레딧]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 그러나 마법을 쓰기 위해서는 기억을 바쳐야한다. 기억이 더 많고 소중할수록 쓸 수 있는 마법은 더 강력해진다. 11 2019.09.25 7134
745 실제경험 멍청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 57 2019.09.25 14022
744 공포자료 [펌] 싸이코패스 택시 강도 만난 이야기 20 2019.09.25 6858
743 실제경험 외삼촌이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하게 된 일. 43 2019.09.24 13359
742 실제경험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나 이번 중국가는데 그 살 방에 귀신있대... 26 2019.09.24 5438
741 실제경험 우리 지역 저주받은 무당집 85 2019.09.23 23195
740 실제경험 내 친구들이 폐납골당에서 경험한 기묘한 일 27 2019.09.22 7676
739 공포자료 신천지에 낚이는 사람유형 정리 ( 바보들이 낚이는게 아니다!) 75 2019.09.20 10305
738 공포괴담 (번역 괴담) 알 21 2019.09.19 3634
737 실제경험 혼자 생각해본 철학적인? 잡소리 뭐가 있나 하나씩 말해보자 99 2019.09.18 7614
736 공포괴담 [레딧/장문] 디즈니 월드 폐장시간엔 마스코트한테 절대 말걸지마. 13 2019.09.17 7378
735 공포괴담 [레딧/장문] 내 절친은 사이렌인데, 걔가 우리 아빠를 죽이고 싶어해. 25 2019.09.17 5755
734 공포괴담 인사하는 남자 40 2019.09.16 5781
733 미스테리 2100년 전 죽은 여자의 무덤 속에 '아이폰 플러스'가 나왔다 26 2019.09.16 12432
732 실제경험 나도 사이비일화 하나ㅋㅋㅋ혹시 이런일 있으면 의심해봐 25 2019.09.11 5786
731 공포괴담 [레딧] 난 목요일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20 2019.09.09 5147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86
/ 86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