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내가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행사 끝나고 회식이 있던 날이었어.
행사에 와주셨던 사장님의 지인 분들도 회식에 같이 갔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박수무당이셨어... 그리고 내가 그 분을 실제로 뵌건 그 날이 처음이었어.
한 14명? 정도 있었기 때문에 테이블을 길게 붙이고 앉았는데
나는 인턴이라 맨 끝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박수무당은 나와 반대편 방향의 반대쪽 거의 끝쪽에 앉아 계셨어.
○ ★ ○ ○ ○ ○ ○
[ 테 이 블 ]
○ ○ ○ ○ ○ ○ 나
이런 식으로
아무튼 내가 모르는 분이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엔 약간 풍채가 있으시고... 목소리가 정말 화통하시다?는 것 밖에 특징이 없어서
그분께 딱히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는데
평범한 회식 분위기 중에... 갑자기 그 분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거기 끝에 아가씨는 몇 살이야?"
이러는데 순간 테이블이 정적...
그래서 내가 당황해가지고 "네?.. 저... 2n살이요..." 했더니
"아~ 000 의원님 지역구 사는구나?"
이런 식으로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말씀하시더라고...
"에구.. 부모님이 고생 많이 하셨네. 부모님께 잘 해야겠다. 근데 너는 왜 대학을 거기를 갔어? 너는 못하는 애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아야되는데, 거길 가면 어떡해"
나 이 때부터 벌써 약간 눈물 나기 시작... 울먹거리느라 대답을 못했어.
너무 소름 돋고 내가 딱 그때 대학다니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었어.
내가 운 좋게 기대했던 것 보다 좋은 대학을 가서... 정말 날고 기는 애들 사이에서 자존감 낮아지고
1학년 끝내자마자 계속 휴학하던 상태였고, 이대로 그냥 자퇴할까 고민하던 시기였거든.
"그리고 너는 절대 어렸을때 친구들 다시 만나지 마. 너도 알지? 내가 무슨 말 하는지. 걔네 다 너한테 안 좋은 애들이라고."
진짜 이것도 너무 놀랐던게... 나는 뺑뺑이로 집 근처에 있는 중학교에 갔던건데
그 중학교가 온갖 양아치들 다 받아주는 학교여서... 그 근방에 있는 지역에서 강제전학 가야하는 애들이 다 모이는 곳이었어.
그래서 많은 애들 사이에서 술/담배/폭력 이런게 너무 당연한 분위기였는데
나는 그런 문화를 정말 싫어했고, 중학교 친구들이 나 몰래 담배 피면서 놀고 그래서 엄청 상처받은 적이 있었어
(담배에 대한 불호가 아니라, 그 문화와 함께 파생되는 폭력과, 나이를 속이고, 뭘 훔친다던가 하는 비도덕적 행동들이 정말 싫었어)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바로 손절했고, 지금도 연락 안하고 있어. 그런데 그 부분을 딱 짚어줘서 정말... 놀라서 눈물이...
그리고 또 여러가지 말을 해주셨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라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말은 저거 뿐이네...
나중에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해주시는 말씀이
그 박수무당분이 나한테 말 거는 순간, 다른 분들은 '아 신 들어왔구나' 싶어서 갑자기 조용해지셨던 거라고 하더라고.
오~ 뭔가 이쁨 받았네. 신이 토리 도와주려고 왓다 가셨나봐. 좋은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