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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007/12/02(日) 14:34:31.54 ID:KKuCSn1l0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누나는 상당한 중2병이었다.

이번에 시집을 가는 기념으로 여기다 좀 까발려야겠어.




나 : 작고 말랐다. 내성적. 옛날에는 말을 잘 안해서 친구가 많지 않았다.

누나 : 만화나 게임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옛날에는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다.





5 :1:2007/12/02(日) 14:36:35.47 ID:KKuCSn1l0

근데 누나가 중2병이었던 건 맞지만 살짝 달랐음.



원래 중2병이라고 하면 대부분

“크큭... 큭... 내 안의 괴물이 또 날뛰기 시작하는군...!!”

이런걸 떠올리잖아?

하지만 누나의 경우,

누나 : 내 힘을 받아!! 암흑대천사에게 지지 마! 힘을 내서 물리치는거야!

하고 외치면서 나한테 크리넥스 화장지를 집어던지곤 했다.



11 : :2007/12/02(日) 14:38:42.65 ID:KKuCSn1l0


또 예를 들면,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갑자기 달려와서 나를 꼭 끌어안았다.

무슨 힘이 그리도 센지 뼈가 으스러지는 줄 알았다. 솔직히 싫었다.

누나 : 내게서 떨어지지 말아요!! 그대의 봉인이 풀려버려요!!!

난 울면서 제발좀 떨어져달라고 애원해야 했다.

당시 누나의 설정은 “원죄를 범해 타락한 진홍의 무녀”...

...오글오글.




15 :1:2007/12/02(日) 14:41:45.83 ID:KKuCSn1l0


누나가 쓰는 중2병 일기를 본 적이 있다.

제목은 토귀멸악일지(討鬼滅惡日誌). 누가 봐도 수상한 제목의 노트.

각종 판타지를 비롯해서, 전국시대 및 일본의 신화나 전설까지...

자기가 쓰고 싶은 내용은 모두 짬뽕시킨 내용이었다.

거기에 따르면 나의 설정은 다음과 같았다.

“그의 몸 안에는 일반인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악의 기운이 응축되어 있다.

필히 정화시켜야할 신비의 존재.”


...한참을 바닥에서 굴렀다.


언젠가 밖에서 놀다가 넘어진 적이 있다.

다리에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걸 본 누나는


누나 : 사악한 요괴의 피여, 사라져라!

하면서 먹고 있던 소보로빵을 내 머리에 집어던졌다.




21 :1:2007/12/02(日) 14:44:15.61 ID:KKuCSn1l0


누나는 항상 나한테 이상한 물건을 악세사리랍시고 달아줬다.

하루는 학교 앞 문구점에서 모조품 보석을 사오더니,

용의 심장이라며 항상 지니고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강가에 나가 조약돌을 주워와서

그걸 휴지로 둘둘 말아 내게 쥐어주기도 했다.


누나 : 저의 신력이 담긴 물건이니, 그대는 이걸 절대 잃어버리시면 안됩니다.

......다음날 버렸다.


누나는 항상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말투를 썼고, 나를 부르는 호칭도 각양각색이었다.

어쨌든 날 본명으로 부르는 일은 꽤 드물었다.



25 :1:2007/12/02(日) 14:45:53.93 ID:KKuCSn1l0


가끔 친구들이 놀러오면, 들어오지 못하게 문 밖에 세워놓고서

누나 : 그대들이 동생의 사악한 기운에 침식되지 않도록 의식을 거행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맛소금을 들고와서 훠이훠이 뿌려댔다.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친구들은 “니 누나 재밌다ㅋㅋㅋ” 하고 웃었다.




31 :1:2007/12/02(日) 14:48:42.85 ID:KKuCSn1l0


내가 감기에 걸려서 학교도 못 가고 끙끙 앓고 있을 때면,

누나 : 흐앗! 흐앗! 흐앗!

하고 내 앞에서 작대기를 휙휙 휘둘러댔다.

자기 말로는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의식이라고.

땀까지 흘리면서도 멈추질 않으니 확실히 진심인 것 같았지만...

누나 : 태고적부터 세상을 다스려온 창조신이여, 질병의 낙인을 제거해주시옵소서!

저딴소리를 옆에서 계속 떠들어대니 편히 쉴 수가 없었다.



34 :1:2007/12/02(日) 14:51:00.06 ID:KKuCSn1l0


적다보니 에피소드가 끝이 없네. 나도 놀라는 중.

하루는 집으로 돌아오니 내 방문에 거대한 그림이 걸려 있었다.

무슨 문양 같았다.

누나가 다가와서 내게 말했다.

누나 : 지난 밤에 그대 몸에 비사문천이 빙의하는 것을 느꼈소.

미안하오. 미리 막아야 했는데...

하지만 일단 봉인의 결계를 쳤으니 걱정 마시오. 곧 해결책을 찾으리다.

...이번엔 우에스기 겐신입니까.

또 무슨 전국시대 책이라도 읽은 모양이었다.

이 무렵 내가 밖에서 뭔가를 사오면 예외없이 맛소금 공격을 받아야 했다.

연습장을 다 써서 새로 사왔는데, 저녁을 먹고 와보니 모든 페이지에서 맛소금이 후두둑...





42 :1:2007/12/02(日) 14:53:25.64 ID:KKuCSn1l0


이런 누나한테도 사춘기는 찾아왔다.

사춘기에 빠진 누나는 “타락한 무녀”의 컨셉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이 무렵에 내 몸에 빨간 물감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호칭으로 “영롱한 그대”가 추가됨.




49 :1:2007/12/02(日) 14:55:45.86 ID:KKuCSn1l0


내 호신용품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근처 쓰레기장에서 다트 화살을 몇 개 주워오더니

이상한 문양을 그려놓고 ‘파마의 화살’이라며 건네기도...

이렇게 점점 증세는 심해졌지만,

놀랍게도 누나는 나 이외의 가족한테는 절대 티를 안 냈다.

오직 내 앞에서만 ‘진홍의 무녀’ 였던 것.

나는 기가 질려서 말도 안 나왔다.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웃으실 뿐,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으시는 듯 했다.




51 :1:2007/12/02(日) 14:58:39.28 ID:KKuCSn1l0


그리고 누나의 친구가 등장.

설정은 ‘진홍의 무녀에게 깊이 감동하여,

무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성스러운 공주’ 였다.

누나는 매일 히메~ 히메~ 하고 불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아주 짧은 반눈썹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 특이한 인상이 기억남.





누나 : 인사해라. 나의 동지 히메라고 한다.

나 : ...안녕하세요.



히메 : 미천한 것!!!




짝! 하고 난데없이 뺨을 맞았다.

눈앞이 번쩍 빛나면서 쓰러졌는데, 엄청나게 얼얼했다.




55 :1:2007/12/02(日) 15:00:59.29 ID:KKuCSn1l0


누나랑 히메는 죽이 아주 잘 맞았다.

하루는 둘이서 내 방에 들어오더니 가만히 앉아 있는 나한테 모래를 쏟아부었다.



나 : !?


히메 : 안심하거라, 이건 수백년을 살아온 구미호를 불태워죽인 재이니라.

누나 : 이것이 그대의 고통을 덜어줄 것입니다.



뭐라는거야;;;



나중에 혼자서 모래 치우느라 죽는 줄 알았다.




63 :1:2007/12/02(日) 15:02:55.57 ID:KKuCSn1l0



그 다음날에는 누나 방으로 불려갔다. 역시 히메가 함께 있었다.



누나 : 어제 그대에게 구미호의 재를 씌웠습니다.

히메 : 오늘은 성령의 가호를 받아야 한다!

누나 : 자아, 축복을!

히메 : 축복을!


그리고 둘이서 달려들어 소금물을 입에 부었다.


순간 이대로 죽는건가 싶었다.





71 :1:2007/12/02(日) 15:05:32.64 ID:KKuCSn1l0


억지로 소금물을 마시고 난 후,

히메는 리코더를 불면서, 누나는 탬버린을 치면서 춤추기 시작했다.

남동생을 방 한가운데 놓고 두 여자가

그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풍경. ......개그만화일화??

리코더를 불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기도하고...

난 그때 두 사람의 얼굴을 평생 잊지 못한다.

경극배우처럼 얼굴 전체를 하얗게 분칠하고, 입 주변과 눈 주변은 새빨갛게 칠한 그 모습을...




누나는 나한테 계속 모래를 끼얹었고,

나는 소금물을 계속 마셔야 했다.




82 :1:2007/12/02(日) 15:07:58.15 ID:KKuCSn1l0


그러다 두 사람이 갑자기 숨을 헉헉대기 시작했다.

히메 : 으윽... 네녀석... 아직도 정화되지 않는 것이냐...!!

누나 : ...과연 보통은 아니야. 윽... 역시 전설의 구렁이다워...

...이제 나는 오로치입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히메가 학원 갈 시간이 돼서 의식(?)은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진정한 지옥이 시작된다.





90 :1:2007/12/02(日) 15:10:38.86 ID:KKuCSn1l0


이후 히메는 자주 찾아와서 누나와 함께 날 데리고 의식인지 뭔지를 했다.

그게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말 못할 짓까지 당했고,

히메는 집에서 가져온 사진기로 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어느 날엔 히메가 아침 일찍 찾아오더니,

내 얼굴에 베이비파운더를 끼얹으면서


히메 : 악을 쫓아내는 화장이다.


...그리고 누나가 말하길,


누나 : 학교에 그대의 사악한 기운이 퍼지면 안되니까,

앞으로 아침마다 필히 화장을 받도록 하세요.



나한테는 학교가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내 행복을 깨뜨리지 말아줘.




93 :1:2007/12/02(日) 15:12:03.54 ID:KKuCSn1l0


그런 꼴로 학교에 가면 놀림받는건 당연지사.

어떻게 해서든 지워야 했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중학교와 누나&히메의 고등학교는 일체형...

등교 방향이 같은 정도가 아니었다.

결국 학교에서도 지옥이 계속된다.




101 :1:2007/12/02(日) 15:14:54.85 ID:KKuCSn1l0


두 사람은 등교길 뿐 아니라 내 교실까지 함께 왔다.

당연히 난 그때까지 얼굴을 씻을 수가 없음.

교실 문이 열리고, 나는 어딘가로 숨고 싶었다.

누나 : 으음... 이 교실은 아직 괜찮군.

히메 : 하지만 어느 정도 사악한 기운이 퍼져 있어... 역시 화장을 하길 잘했네.

누나와 히메는 마지막으로 나한테 맛소금을 뿌리고 나서야 돌아갔다.



112 :1:2007/12/02(日) 15:17:31.44 ID:KKuCSn1l0


당연히 나한테 시선 집중...

내 사정을 잘 아는 몇몇 친구들이 모두한테 설명해줬다.

믿는 친구들과 반신반의하는 친구들은 있었어도, 놀려대는 친구들은 없었다.

놀리는 것도 정도껏 우스워야 놀리는데, 완전히 도를 넘어선 누나에겐 다들 질려버린 듯 했다.



당시에 내 친한 친구들은 반 분위기를 꽉 쥐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그게 그렇게 다행일 수가 없었다.


친구들 : 너도 참 안됐다.



그렇게 아침시간은 정리가 됐지만,

누나와 히메는 쉬는시간마다 찾아와 맛소금을 뿌렸다.




120 :1:2007/12/02(日) 15:20:40.69 ID:KKuCSn1l0


누나가 삼국지를 읽고 중국에 흠뻑 빠졌다.

그때문인지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틀어올려 동그랗게 말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만두를 2개 붙인 헤어스타일이 되었다.

히메는 헤어스타일까지 바꾸지는 않았지만 똑같이 삼국지는 읽은 모양이었다.


히메 : 어젯밤 천문을 보니 너의 별이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누나 : 귀신도 짐작할 수 없는 신기묘산으로 그대를 하늘로 돌려보내겠습니다.

두 여자의 목적 : 날 하늘로 돌려보내기


...이번에 난 도대체 무슨 설정일까.




133 :1:2007/12/02(日) 15:24:17.73 ID:KKuCSn1l0


얼마 후에 두 사람은 음양사에 빠졌다. 뭘 통해서 빠졌는지는 모르겠음.

나한테 종이인형을 붙이거나 식신이 어쩌구 하는 걸 보고 알 수 있었다.

문제는, 그때 난 대상포진에 걸린 상태였다.

오른쪽 팔을 거의 뒤덮은 물집을 보고 나는 직감했다.

이걸 누나가 봤다간 큰일이 날 거라고.



나는 필사적으로 숨겼다.






141 :1:2007/12/02(日) 15:27:15.13 ID:KKuCSn1l0


대상포진 걸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통증이 장난이 아냐.

괴로웠지만 난 끝까지 숨겼다.

...그러나


누나 : 테츠야!! 봐라!! (내 이름을 계속 불러제끼면서 호들갑을 떨었음)

테츠야! 보란 말이다!!

네 안에 잠든 요망한 악귀가 드디어 몸 밖으로 나오려 하고 있다!!!


당황했다. 어떻게 알았지?

거울을 보니 대상포진이 얼굴에까지 퍼지고 있었다.

누나는 당장 부엌으로 달려가 굵은 소금을 한 움큼 쥐어왔다.

그리고 내 얼굴에 굵은 소금을 뿌렸다.




151 :1:2007/12/02(日) 15:30:06.38 ID:KKuCSn1l0


나는 흥분하는 누나를 달랬다.

알아서 나으려니 생각했던 대상포진이 낫지도 않았거니와,

그걸 또 누나한테 들켜버렸으니 충격은 두 배가 되었다.

더 이상은 도리가 없었다. 장단을 맞춰주는 수 밖에는...


누나 : 네이놈! 요망한 악귀야!! 테츠야의 몸에서 어서 떨어지도록 하여라!!

나 : ...무녀님, 이대로는 악귀의 기운이 집안에까지 퍼질까 두렵습니다.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이 어떨는지요.

악귀의 기운을 풀어내고 오겠습니다.


누나는 굵은 소금을 비닐봉지에 털어넣더니 나에게 그 비닐봉지를 쥐어주었다.

나는 건강보험증과 지갑을 들고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소금이 든 봉지는 버렸다.




157 :1:2007/12/02(日) 15:32:15.85 ID:KKuCSn1l0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이런 건 어린 학생들한테는 찾아보기 드문데...

학생 혹시 공부에 너무 매진하는 것 아니야?” 하고 말씀하셨다.

“요즘 좀 피곤해서요.”

“밤을 새거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게 원인이야.

증세가 매우 심해. 무리하지 말고 당분간은 푹 쉬도록 해.”

의사 선생님은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처방해주셨다.

그리고 인사하려고 일어섰을 때...

“음? 손목에 이건 뭐지?”

누나가 악귀봉인의 문장이랍시고 유성매직으로 그려놓은 걸 보시고 말았다.




죽고 싶었다.





169 :1:2007/12/02(日) 15:36:01.23 ID:KKuCSn1l0


집으로 돌아왔다. 예상대로 히메가 와 있었다.

둘은 다짜고짜 내 목에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온 몸에 소금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누나 : 악귀가 물러가게 해주시옵고 검은 절망과 어지러운 혼돈에서 구해주시옵소서...

히메 : 우리의 피를 바치겠사옵니다. 약한 인간이 감당해낼 수 없는 악귀를 물리칠 능력을 부디!!




181 :1:2007/12/02(日) 15:42:41.26 ID:KKuCSn1l0


무시하고 바로 잔 건 무서워서 한 행동.

병원가서 죽을 만큼 부끄러웠는데 또 손목에 이상한 문장같은 걸 그릴까봐...

지금도 누나와 히메가 했던 말이나 행동들이 꽤 기억남.




189 :1:2007/12/02(日) 15:46:08.08 ID:KKuCSn1l0


아침마다 벌어지는 일 정리.


1. 일어나면 누나가 소금물을 타서 가져온다.

2. 마시는 척 하고 버린다.

3. 누나가 내 손목과 팔뚝에 문장을 그린다. (처음엔 열과 성을 다해서 그리다가 몇 달 후에는 점점 모양새가 심플해졌다.)

4. 히메가 찾아온다.

5. 베이비파우더를 내 얼굴에 끼얹는다.

6. 둘이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7. 나는 이틈에 도망친다.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께서는 보다 일찍 출근하셨기 때문에 이런 난리를 모르셨다.

말씀을 드려도 장난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194 :1:2007/12/02(日) 15:48:58.73 ID:KKuCSn1l0


반 친구들도 처음에 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지만,

누나와 히메가 쉬는시간마다 빠짐없이 찾아와

알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가니까 다들 어느샌가 나를 동정해줬다.

나는 처음에 그런 친구들의 변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걸 말하지는 않았다.

좋은 일도 아니었는데 왜 재미있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고.



하루는 배가 아파서 책상에 엎드려 있었는데,

누나와 히메가 함께 찾아와서 내 엎드린 모습을 보더니



히메 : 테츠야 경이 드디어 이매망량에 빙의되었군요!

누나 : 위험해! 어서 제령의식을!




친구들이 다 보고 있는데 여자 특유의 소프라노 목소리로 소리를 마구 질러댔다.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그때 친구가 다가왔다.


지난 번에 내 사정을 설명해줬던 친구 아키라였다. (가명)




205 :1:2007/12/02(日) 15:52:37.85 ID:KKuCSn1l0


아키라가 누나에게 말했다.

아키라 : 저기요. 동생이 아픈데 뭐하시는 거예요.

누나와 히메가 깜짝 놀란다.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더니 자기들끼리 뭔가를 속삭였다.

그리고는, 아키라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누나 : 그렇군, 네녀석이 데몬이었군...

히메 : 냄새가 나는도다! 냄새가!




Wow...

눈뜨고 봐줄 수가 없었다.



219 :1:2007/12/02(日) 15:54:57.56 ID:KKuCSn1l0


누나의 비상식적인 반응에 아키라는 살짝 겁을 집어먹은 것 같았다.

게다가 상대방은 고등학생.


아키라 : 왜... 왜 이러세요.



누나 : 이렇게나 가까이에 저주받은 종족이 있었을 줄이야...

히메 : 나의 왕국을 멸망시킨 어둠의 종족... 이 몸은 잊지 않는다!



누나 : 멸망하여라. 신의 저주가 있으라.

히메 : 멸망하여라. 신의 저주가 있으라.



교실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232 :1:2007/12/02(日) 15:57:37.51 ID:KKuCSn1l0


다행인지 불행인지 누나와 히메는 저주를 내뱉으면서 뒷걸음질로 교실을 나갔다.

나는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울면서 아키라한테 사과했다.


나 : 미안. 누나 때문에...

아키라 : 아냐. 난 괜찮아. 근데 뭐 저런 누나가 다 있냐.

나 : 미안...

아키라 : 데몬이 뭐였더라?ㅋㅋㅋ 파판에 나오는 거 아냐? 니네 누나 파판 좋아하냐?ㅋㅋㅋ


아키라는 날 달래줬다.

하지만 난 수업이 시작되고도 당분간 울적한 기분이었다.



243 :1:2007/12/02(日) 15:59:14.22 ID:KKuCSn1l0


그날 점심시간, 아키라가 내 자리로 와서 말했다.


아키라 : 테츠야! 이것 봐라~

아키라는 나한테 노트를 하나 내밀었다.

그 노트의 겉표지에는 “테츠야 구출 대작전” 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라... 갑자기 데자뷰가...

ㅊㅊ ㄹㄹㅇ http://m.ruliweb.com/hobby/board/300145/read/11127549
  • tory_1 2018.07.13 20:01

    알고보니 누나가 자기 상상 속 인물이었다는 반전인가!

  • W 2018.07.13 20:05
    훗 끝까지 따라오면 알 수 있다!
  • tory_3 2018.07.16 02:15
    어 나 이거 한 8년 전에 봣던거 같은데ㅋㅋㅋㅋㅋ골때림
  • tory_4 2018.07.16 15: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자꾸 소금을 뿌려. 방 잘못 찾아온 줄 알았어 ㅋㅋㅋㅋ

  • tory_5 2020.03.12 15:01

    헐 이거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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