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없지만 어디 퍼가지는 말아줘
어릴 때 살던 빌라 앞에 엄청 큰 묘역이 있었음
그때는 묘역이란 단어도 모르고 그냥 무덤 있는데 이렇게 불렀음 걍 선산이라 생각했지
어른들은 ㅇ씨 종가 일케 불렀는데 걍 오래된 종갓집인가 보다 했어
이제와서 보니까 사당이었더라고. 어쩐지 평소에 사람 다니는걸 못 보긴 함
하여튼 낮은 산? 언덕에 그 집안의 묘들이 서오릉 이런데 처럼 잘 되어있는데 잔디 쫙 깔려있고 넓고 딱 애들이 들어가서 뛰고 싶어 할 만한 곳이었음
당연히 묘역이다보니까 철창문으로 닫혀서 못 들어가게 되어있었지
근데 어느날 누가 시작한건지 기억 안나는데 그냥 그 주변 여러 빌라 사는 애들이(초딩 저학년 애들) 하나둘 모여서 놀다가 거길 들어가자 한거야
한번도 거기 들어갈 생각을 못 했는데(들어올 생각 말라는 분위기가 넘 강했으니까)
그날은 이상하게 애들이 다 그래그래 하고 서로 잡아주고 해서 철창문을 넘어서 안에 들어감
애들이 거기 들어가서 뭐 하겠어
잔디 잘 깎여있고 탁 트인 곳이니까 술래잡기를 함
나는 그때 동생이랑 같이 들어갔나 했는데
어쨌든 묘가 있잖아? 처음엔 다들 알아서 묘들은 피해서 뛰어놀았음
지금 생각하면 거기서 애들이 뛰어 노는 걸 어케 어른들 아무도 못 알아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꽤 오래 놀고 있는데
애들이 놀다보니까 흥분해서 묘를 밟는 애들이 나온거야 갑자기 동시에.
나는 (나중에 정신차리고 보니까 약간 끄트머리를 밟았나봄) 순간 얼어붙었는데 주위에서 소리 지르는 애들 때매 놀라서 발을 뗐음
뭔가 하고 보니까 소리 지른 애들이 막 난리를 치면서 뭔가가 자기 발을 잡았다는 거야 각자 다른 위치에 있던 애들이.
그제야 애들 다 무서워져서 나가자 하고 후다닥 나왔음
그 뒤로는 애들끼리 모여서 노는 일도 없었지만 거기 안에 들어가는 일도 없었어 애초에 거기 들어가면 안되는 거였지만..
그 뒤로도 한동안 그때 느꼈던 섬찟한 느낌이 자꾸 생각 났던게 기억나
해 짱짱한 오후에 그늘 하나 없이 완전 양지였거든...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겪은 기묘한 일인데 완전 잊고 살다가 기사 보고 생각이 나서 써봐
어릴 때 살던 빌라 앞에 엄청 큰 묘역이 있었음
그때는 묘역이란 단어도 모르고 그냥 무덤 있는데 이렇게 불렀음 걍 선산이라 생각했지
어른들은 ㅇ씨 종가 일케 불렀는데 걍 오래된 종갓집인가 보다 했어
이제와서 보니까 사당이었더라고. 어쩐지 평소에 사람 다니는걸 못 보긴 함
하여튼 낮은 산? 언덕에 그 집안의 묘들이 서오릉 이런데 처럼 잘 되어있는데 잔디 쫙 깔려있고 넓고 딱 애들이 들어가서 뛰고 싶어 할 만한 곳이었음
당연히 묘역이다보니까 철창문으로 닫혀서 못 들어가게 되어있었지
근데 어느날 누가 시작한건지 기억 안나는데 그냥 그 주변 여러 빌라 사는 애들이(초딩 저학년 애들) 하나둘 모여서 놀다가 거길 들어가자 한거야
한번도 거기 들어갈 생각을 못 했는데(들어올 생각 말라는 분위기가 넘 강했으니까)
그날은 이상하게 애들이 다 그래그래 하고 서로 잡아주고 해서 철창문을 넘어서 안에 들어감
애들이 거기 들어가서 뭐 하겠어
잔디 잘 깎여있고 탁 트인 곳이니까 술래잡기를 함
나는 그때 동생이랑 같이 들어갔나 했는데
어쨌든 묘가 있잖아? 처음엔 다들 알아서 묘들은 피해서 뛰어놀았음
지금 생각하면 거기서 애들이 뛰어 노는 걸 어케 어른들 아무도 못 알아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꽤 오래 놀고 있는데
애들이 놀다보니까 흥분해서 묘를 밟는 애들이 나온거야 갑자기 동시에.
나는 (나중에 정신차리고 보니까 약간 끄트머리를 밟았나봄) 순간 얼어붙었는데 주위에서 소리 지르는 애들 때매 놀라서 발을 뗐음
뭔가 하고 보니까 소리 지른 애들이 막 난리를 치면서 뭔가가 자기 발을 잡았다는 거야 각자 다른 위치에 있던 애들이.
그제야 애들 다 무서워져서 나가자 하고 후다닥 나왔음
그 뒤로는 애들끼리 모여서 노는 일도 없었지만 거기 안에 들어가는 일도 없었어 애초에 거기 들어가면 안되는 거였지만..
그 뒤로도 한동안 그때 느꼈던 섬찟한 느낌이 자꾸 생각 났던게 기억나
해 짱짱한 오후에 그늘 하나 없이 완전 양지였거든...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겪은 기묘한 일인데 완전 잊고 살다가 기사 보고 생각이 나서 써봐
아 그런 결정 내린 사람들 조상님 귀신이 찾아가서 혼좀 내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