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지도 모르지만 예전에 읽었던 잡지에 실려있던 이야기다.
시대는 근미래. 과학이 발달해서 사람들 생활이 더더욱 쾌적해지고 풍요로워졌다.
가정에 반드시 하나씩은 있는 전화도 바뀌었다. 부재 중 전화 중에서 [다기능형 임기응변 부재중 전화]가 유행했다.
이것은 전화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메시지를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굉장한 발명품이었다.
어느 집에서 전화가 울렸다. 가족은 아무도 받지 않는다. 전화는 스스로 판단하고 대화한다.
[00 씨 댁입니까. ●● 상사입니다만 남편이 휴가인 것 같아서...]
남편을 찾는 전화다. 여기는 아내 목소리로 대응한다.
"연락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남편은 갑자기 열이 났습니다."
오후, 또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부인 계십니까?]
아내를 찾는 전화다. 전화는 생각하고 딸의 목소리로 받기로 했다.
"죄송해요. 어머니는 지금 장 보러 나갔어요."
저녁이 되자 딸의 남자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00, 오늘 5시에 약속해는데 아직 안 와서 걱정되서 전화했어.]
남자친구인가. 아버지 목소리로 대응하는 게 좋겠지.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어머니하고 같이 고향으로 급히 내려갔다만."
그 후에도 이 집 전화는 좀처럼 끊기지 않았다. 전화는 지치기 시작했다. 언제쯤이면 이 집 주인이 돌아올까.
어젯밤 이 집에 강도가 들이닥쳐 일가 전원이 몰살당하는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부재 중 전화 목소리를 믿고 아무도 그 점을 깨닫지 못한다.
오늘도 또, 행방을 묻는 전화가 울린다.
출처: https://blog.naver.com/qordb6712/220338756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