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동이고 부모님하고 셋이 살았어
집 형편이 안좋아서 국민임대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았을 때 이야기야
우리집은 특공으로 당첨된 케이스라 굉장히 저층이었고
신축 완공 후 입주했어
예전엔 묘지터였었다는데 정확하지는 않아
내 어릴적 기억으론 그냥 논밭이었던거같은데
무튼 입주하고부터 일어난 일이야
1. 우리 부모님은 새벽부터 나가서 밤 아주 늦게 귀가하셨어
보통 나도 고등학생 시절이라 비슷한 루틴의 생활이었는데
방학하면 얘기가 달라져
외출하면 돈 나가니까 필요한 외출 빼곤 항상 집에 있었는데
너무 저층이라 혼자있을때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모든 문과 창문을 꼭꼭 닫은 채로 지냈어
그럼 나빼고 아무도 없는 집임에도 부엌에서
봉지가 바스락 거린다던가 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나곤했어
방에서 나가보면 소리는 멎고 조용해졌지
2. 내 방은 복도에 창이 난 방이었어
우리집 안쪽으로도 세 집이 더 있었고 데면데면
누구누구가 살고있더라 하는 정도로 교류했었어
보통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가 굉장히 잘 들리는 그런구조야
가끔 기분이 이상한 날엔 방문을 활짝 열고 잤어
복도식이니까 당연히 내 방문 앞은 현관과 이어졌지
한참 게임하다 새벽 한시쯤 부모님이 잠드시고 슬슬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누웠고,
얼마 안가 살짝 잠이 들었었던 것 같았어
얼굴은 창문쪽을 향해 돌아 누운채였는데 나는 잠귀가 밝아서
복도에 누군가 걸어가면 소리를 듣고 깨곤 했어
그런데 그날은 좀 달랐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 방 창문 위
자동센서등이 켜져 눈 앞이 환해져 눈을 떴어
피곤해서 소릴 못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센서등이 꺼지질 않더라고
괜히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창을 등지며 돌아 눕는데
별안간 복도등이 꺼지고 우리집 현관 센서등이 켜지는거야
그날따라 방문도 열고 있었는데
진짜 눈뜨고 가위 눌린 것 처럼 꼼짝도 못하겠더라고
누군가 방으로 들어올거같고
입끝만 달싹달싹 엄마..엄마 하고 작게 불렀었는데
왜인지 그 뒤가 기억이 안나네
3. 드물게 엄마가 낮에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더 드물게 내가 낮잠을 잤던날이야
나는 낮잠은 안자는 편인데 그날따라 축 늘어져있더래
학교가 멀어서 주말에 많이 피곤했나보다 하셨대
당시 우리 엄마는 휴대폰이 없었고 대신 집전화가 있었어
근데 갑자기 잘 자던 내가 탁탁탁 안방(겸 거실 구조)으로
뛰어가서는 울리지도 않은 집전화를 들고 대화를 하더래
엄마는 내가 꿈을 꾸나 싶었다고 하더라고
근데 내가 "엄마, 아빠가 바꿔달래" 하고 수화기를 넘기니까
긴가민가해서 바꿔들었는데 진짜 아빠가 전화를 한거였대
그 사이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잠이 들었다더라고
엄마는 물소리에 전화벨 소리를 못들었나 싶었는데
아빠 말로도 통화음이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기억에 없어
4. 종합적으로 1,2,3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나고 내가 자주
악몽을 꾸니까 비방책으로 침대 아래 사면에 소주잔에
팥을 담아 구석구석 놓았어
후로 나는 조금 덜하긴 했는데 엄마가 집에 혼자 있던날
1번을 겪었다고 하셨음
5. 그렇게 10년 조금 덜 산 집을 떠나게 된 날이야
이삿짐 정리를 하면서 침대를 들어냈는데 소주잔 한가득
담아뒀던 팥들이 한 톨도 남지 않고 사라졌더라고
도대체 뭐였을까?
오늘 근처 지나갈 일이 있어서 지나가다 그 집보고 문득
생각나서 글 써봐
집 형편이 안좋아서 국민임대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았을 때 이야기야
우리집은 특공으로 당첨된 케이스라 굉장히 저층이었고
신축 완공 후 입주했어
예전엔 묘지터였었다는데 정확하지는 않아
내 어릴적 기억으론 그냥 논밭이었던거같은데
무튼 입주하고부터 일어난 일이야
1. 우리 부모님은 새벽부터 나가서 밤 아주 늦게 귀가하셨어
보통 나도 고등학생 시절이라 비슷한 루틴의 생활이었는데
방학하면 얘기가 달라져
외출하면 돈 나가니까 필요한 외출 빼곤 항상 집에 있었는데
너무 저층이라 혼자있을때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모든 문과 창문을 꼭꼭 닫은 채로 지냈어
그럼 나빼고 아무도 없는 집임에도 부엌에서
봉지가 바스락 거린다던가 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나곤했어
방에서 나가보면 소리는 멎고 조용해졌지
2. 내 방은 복도에 창이 난 방이었어
우리집 안쪽으로도 세 집이 더 있었고 데면데면
누구누구가 살고있더라 하는 정도로 교류했었어
보통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가 굉장히 잘 들리는 그런구조야
가끔 기분이 이상한 날엔 방문을 활짝 열고 잤어
복도식이니까 당연히 내 방문 앞은 현관과 이어졌지
한참 게임하다 새벽 한시쯤 부모님이 잠드시고 슬슬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누웠고,
얼마 안가 살짝 잠이 들었었던 것 같았어
얼굴은 창문쪽을 향해 돌아 누운채였는데 나는 잠귀가 밝아서
복도에 누군가 걸어가면 소리를 듣고 깨곤 했어
그런데 그날은 좀 달랐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 방 창문 위
자동센서등이 켜져 눈 앞이 환해져 눈을 떴어
피곤해서 소릴 못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센서등이 꺼지질 않더라고
괜히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창을 등지며 돌아 눕는데
별안간 복도등이 꺼지고 우리집 현관 센서등이 켜지는거야
그날따라 방문도 열고 있었는데
진짜 눈뜨고 가위 눌린 것 처럼 꼼짝도 못하겠더라고
누군가 방으로 들어올거같고
입끝만 달싹달싹 엄마..엄마 하고 작게 불렀었는데
왜인지 그 뒤가 기억이 안나네
3. 드물게 엄마가 낮에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더 드물게 내가 낮잠을 잤던날이야
나는 낮잠은 안자는 편인데 그날따라 축 늘어져있더래
학교가 멀어서 주말에 많이 피곤했나보다 하셨대
당시 우리 엄마는 휴대폰이 없었고 대신 집전화가 있었어
근데 갑자기 잘 자던 내가 탁탁탁 안방(겸 거실 구조)으로
뛰어가서는 울리지도 않은 집전화를 들고 대화를 하더래
엄마는 내가 꿈을 꾸나 싶었다고 하더라고
근데 내가 "엄마, 아빠가 바꿔달래" 하고 수화기를 넘기니까
긴가민가해서 바꿔들었는데 진짜 아빠가 전화를 한거였대
그 사이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잠이 들었다더라고
엄마는 물소리에 전화벨 소리를 못들었나 싶었는데
아빠 말로도 통화음이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기억에 없어
4. 종합적으로 1,2,3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나고 내가 자주
악몽을 꾸니까 비방책으로 침대 아래 사면에 소주잔에
팥을 담아 구석구석 놓았어
후로 나는 조금 덜하긴 했는데 엄마가 집에 혼자 있던날
1번을 겪었다고 하셨음
5. 그렇게 10년 조금 덜 산 집을 떠나게 된 날이야
이삿짐 정리를 하면서 침대를 들어냈는데 소주잔 한가득
담아뒀던 팥들이 한 톨도 남지 않고 사라졌더라고
도대체 뭐였을까?
오늘 근처 지나갈 일이 있어서 지나가다 그 집보고 문득
생각나서 글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