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생 때 쯤 일인데 우리집은 가난해서 네 식구가 방 두 개에 작은 거실겸 부엌이 있는 작고 오래된 아파트에 살았거든
방이 두 개다보니 엄마랑 나랑 같이 자고 아빠랑 오빠가 같이 자고 그랬어
침대도 따로 없고 바닥에 이불 펴고 자는 게 일상이었던 정말 힘든 시기였어 (물론 어렸을 때라서 그런 생활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지)
엄마랑 내가 자는 방에서는 장롱쪽으로 머리를 두고 잤고 발치에는 컴퓨터와 티비가 있었어
자려고 불을 끄면 항상 컴퓨터 불빛이 세 개 정도 보이는데 모니터에 두 개? 본체에 하나? 였을 거야 보통 초록색이거나 빨간 색이거나 둘 중 하나였던 거 같아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기가 세다는 말을 들어서 아빠는 여자애가 기가 세면 못쓴다고 (? ㅋ) 나를 항상 더 심하게 혼내고 정을 안 주셨어..
그리고 큰엄마가 무속인이셔서 아홉수나 삼재 때는 부적도 챙겨주시고 했었어,,,,, 기본적으로 기가 세기도 했고 뭔가 무속신앙쪽으로 지킴을 받고 있었던 거 같아
엄빠는 맞벌이라 평소처럼 나는 엄마방, 오빠는 아빠방에서 먼저 잠이 들었고
한창 꿀잠 자고 있는데 어디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깼어.
그리고 여자 우는 소리도 들렸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생각하니까 그건 진짜 미스테리고 무서움
흐.. 똑.. 똑... 흐으~ ㅠㅠ 똑.. 똑... 이런 소리가 계속 들려서 너무 놀라서 눈을 떴는데
평소에 자다가 눈 뜨면 보이는 풍경이 아닌 거야... 아니 다 똑같았는데 컴퓨터에서 나오는 불빛이 안 보였어... 보통 불빛이 3개가 보여야 되는데
이상하게 그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에 보라색 불빛이 두 개가 있는 거야...
사람이었다면 얼굴이 있는 위치쯤에 보라색 불빛이 나란하게 두 개가 있었어, 아마 눈 같은 거라고 생각해...
그 물체는 갓을 쓴 것처럼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실루엣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포 입고 갓 쓴 저승사자의 실루엣에, 색깔은 온통 검정일 뿐이었어.
그래서 다시 눈을 감았고... 너무 무서워서 뭐지? 잘못 봤나? 하고 다시 눈을 떠서 확인해보기로 했어
(이전에도 종종 자다 깨서 이상한 게 보인 거 같으면 눈을 감았다 다시 떠서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하고 안심하고 잤어)
근데 다시 눈을 떴더니
정말 뻥 안 치고 내 얼굴 바로 앞에 보라색 동그란 불빛 두 개가 크게 있더라고
그리고 시야 외곽 양옆으로 갓 모양이 보였어...
그니까 이게,,,, 그 저승사자 같은 게,,,,, 가까이 와서 내 얼굴을 본 거라고밖에는 해석이 안 돼.... ㅠㅠㅠㅠㅠㅠㅠ
컴퓨터 앞에 그 저승사자가 있었으니까 불빛도 가려져서 안 보였던 거야....
그와중에 계속 이상한 소리는 나고 잇었어
다행히 언제 왔는지 엄마가 옆에서 자고 있더라고
다시 눈을 꾹 감고 울면서 엄마를 흔들어 깨워서 여기 뭐가 있다고 얘기했는데
엄마는 짜증 섞인 말투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불을 켜줬어
불 켜보니까 아무것도 없었고 컴퓨터 불빛은 너무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더라......
그 이상한 뚝 뚝 물 떨어지는 소리의 정체는,,,,
이모가 다른 지역에 사시는데 오랜만에 엄마 보러 올라오셨더라고
이모, 엄마, 나 순서대로 자고 있어서 이모가 오신 줄 몰랐는데
그,,,, 애니콜인가? 암튼 삼성폰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동굴소리' 였음..........
근데 이모가 그 소리를 알람으로 해놓은겨....
이모도 놀라서 일어나서 미안하다고 알람 꺼주셧어.... (나중에 확인해보니 진짜 있었음;;;; 삼성 왜 그런 걸 만들어놓은 거야)
근데 내가 중간에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났다고 했잖아..?
그건 뭐였는지 정말 미스테리야... 이모나 엄마가 몰래 울고 있었다고 하기엔,,,, 불을 킨 이후에 두 분이 운 것 같은 얼굴도 아니었어...
아직 끝나지 않앗움,,,,
그 일이 있고 한 2~3년 쯤 지났어 우리집은 집안사정이 좋아져서 이사도 했고 좀 더 화목해졌지,,,
다른 집들도 그랬던 것처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다같이 서프라이즈를 보고 있었는데
내가 봤던 그게 나오더라,,,,
그 부제목?도 기억 나는 게 '죽음의 악마, 크레벤트' 이거였어 크레벤트인지 크레벤토인지 정확하진 않아
아무튼 보다가 정말 깜짝 놀랐음 그림자처럼 보이는, 온통 검정색에 실루엣만 있고 보라색 눈을 가진.....
동양 서양 막론하고 나타나는데 서양에선 악마의 모습으로, 동양에서는 갓을 쓴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까지 했어..........
그 악마가 사람을 만지면 살이 썩어들어가다가 결국엔 죽음에 이르러서 죽음의 악마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하는데,,,,
내가 본 게 딱 저거다 싶더라고... 바로 엄마 불러서 저거 보라고 했더니 엄마도 놀라서,, 니가 옛날에 말했던 거 아니냐구,, ㅠㅠ
아직까지도 신기하고,,, 진짜 뭐가 있긴 있구나 싶었어
이게 정말 기억조작이 아닌 게,,, 일단 그 일이 있었을 때 엄마한테 말했고, 공포방지박령답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해서
항상 썰 풀 때는 이 얘기를 친구들한테 해줬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사실 잊어버리기엔 너무 큰 충격이라서 더 선명하게 기억함 ㅠㅠ
그게 저승사자였으면,,, 확실히 내 얼굴을 확인하려고 했던 거 같아 자기가 데려갈 사람인지 아닌지...?
그리고 저승사자가 아니라 그런 악마? 였다면,, 나는 기도 센 편이고 큰엄마의 수호(?)가 있어서 건드리지 못했던 게 아닐까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