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는 길에 겪은 일이야.
역에서 집까지 걸어서 8분쯤(웬만한 성인 남성 걸음걸이라 여자치고 빠름) 걸리는데
아무생각없이 평소대로 걸어가고 있었어.
앞에 어떤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는데 맞은편에 오는 어떤 아주머니 쪽으로 걷더니
아는 사람인 것처럼 고개를 숙여서 그 아주머니 앞에 딱 서더라고
근데 아주머니 표정이 완전 안좋은거.. 그러면서 그 아주머니가 피하니까
이놈도 비틀거리면서 다시 지 갈길 가더라.
아 술먹고 제정신이 아니구나 싶더라.
그때 뒤돌아서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데...
하 나도 이런 일이 첨이라 무서워서 앞으로 질러가려고 좀 빠르게 걷기 시작했지.
그 아저씨를 추월하고 얼마 안되서 이상한 괴물소리 내면서
내 빠른 걸음을 따라오는거야. 아오 미친.
그때부터 본능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 인간이 같이 뛰면서 괴물소리 내면서 쫓아오더라고..
ㅎㄷㄷㄷㄷㄷㄷㄷ
길에서 아무도 말리는 사람도 없고 ㅠㅠ 하긴 나같아도 무서워서 못 도와줄거 같긴 했음 ㅠㅠ
달리다가 그냥 눈에 띄는 아무 가게나 들어감. 마치 원래 거기 가려던 거처럼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인사하면서 가방을 의자에 내리고 지갑을 꺼냈지.
완전 작은 가게고 딱히 문도 없는 가게였거든. 다행히 주인은 좀 젊은 남자분이셨음.
저런 액션을 취하면서 딱 입구쪽으로 돌았는데 그 또라이가 앞에서 머뭇거리더니 다른데로 가더라.
바로 주인분에게 죄송하다고 저분이 쫓아와서 무서워서 들어왔다고 하니까
진짜 감사하게도 괜찮다고 자기가 갔는지 보고 올테니까 여기 계시라고
하고 큰길까지 나가서 없는지 봐주셨다 ㅠㅠ
진짜 밤길 조심하자 ㅠㅠ 이건 뭐 큰길이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더라.
나는 무서워서 저 인간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그인간은 나를 봤을까봐 걱정해야 되는게
더 짜증난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건 어차피 실제로 해코지한 것도 없으니까 신고도 안되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살다보니 별일을 다겪네 진짜.
밤길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