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살다보니 10년 다녔는데.........물론 중간중간에 안 간 적도 많음
심각한 병으로 정신과를 들락날락한 건 아니기 때문에 무서운 내용아님
사람이 마음과 의지로만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잖아?
그 떄 도와주는 약이 정신과 약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나는 효과를 많이 봤기에 정신과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하는 편이야.
나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스타일이고, 그러다보니 스트레스가 몸으로 와서 불안, 공황장애에 걸렸음
밖에 나가기만 하면 불안한거야. 저 차가 날 치지 않을까. 벽돌이 떨어져 나를 맞추지 않을까, 누가 나한테 시비를 거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바지에 쉬를 싸서 웃음거리가 되는 거 아닐까? 하는 별별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집 밖으로나가질 못했어
집 안에서도 책장이 무너져서 날 깔아뭉게지 않을까 이런 생각 거듭하고 가스렌지만 보면 터질것 같아서 요리도 못하고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다보니까 공황이 와서 특히 수면공항......이 찾아옴.
잠을 자지 못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잠을 자려고하면 주변에서 막 소리가 들리면서
머릿속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상한 생각.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생각이 완전 확성기 튼 것처럼 반복되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공포감이 밀려오고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들고
일어나려고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아서 정신만 고통을 반복.
그렇게 잠이 엉망이 되면서 결국 병원으로 갔어.
잠이 안오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까 당연히 우울증도 왔지.
검사비 5만원정도낸것 같고 약 삼일치 받고 돌아옴, 초반엔 약이 안맞으면 약을 바꿔야하니까 조금주더라고
이런저런 신경 안정제를 섭렵하고 먹어도 잠 안오는 부작용이 있는 (원랜 많이들 수면제로 이용하는데 나는 잠은 안오는) 약을 낮에 사용하고
아침저녁으로 항불안제와 우울증 약 수면제를 먹고 먹고 또 먹어서
불안장애가 거의 사라지면서 수면 공황발작도 줄고 잠도 잘자게 되어서
약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결국 단약에 성공.
그런데 몇 년후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정신병원에 다시 내원
이번엔 환청과 환각, 불안감이 문제가 되었음 이전에는 내가 실제로 겪을 가능성이 있는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라는 불안에 시달렸다면
이번에는 뭐든 것에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환청, 환각, 누가 날 감시한다는 생각에 시달리게 되었음. 나를 미워하는 누군가 드론으로 우리집을 찍고 간다...........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심하게 올라감. 비오는 소리가 사람 환성소리로 들린다거나, 차지나가는 소리가 까악까악 소리로 들린다거나, 우리집에 귀신이 있어가지고 나를 해치려고 한다..........정신 이상의 증세가 한참 올라갔지.
그리고 알약이 많아지기 시작했지. 환청 환각을 보니까 당연히 신경안정제가 아니라
조현병 등등의 병에 쓰이는 약물 페르페나진, 리스페달 등이 처방되었고 그 외에 렉사프로 같은 우울증 약도 추가되었고
낮에는 한 다섯알 밤에는 한 7-8알 먹게 됨. 부작용이 생기면 그 부작용을 없애는 약도 또 먹고 막 엉망친장
그리고 약을 먹고 환청과 환각을 보는 건 줄어들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져버림.
그 강한 약을 먹고도 잠을 하루에 한 시간만 오고
그렇게 자도 원기가 넘치고, 주변사람들한테 만나자고 애원하고 전화로 열시간씩 떠들어대고, 일도 진짜 능률적으로 너무 잘되는 거야.
수백만원을 들여서 미친듯이 물건을 사모으고 집에 쌓아두기 시작.........여튼 그땐 너무 행복했음.
그리고 병원에서 상담하다 그것은 조증의 발현이었음을 알게되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
크게 사고치는 극조가 아니라 경조증이어서 다행이었던 거지 돈은.................많이썼지만 적어도 사업은 안벌였으니까. 섹스중독증도 안빠졌으니까. 사람 패지도 않고....ㅠㅠㅠ
결국 렉사프로가 싹 빠지고 기분조절제 약물로 채워짐 테파코트, 아빌리파이, 이름 잘 모르는 조절제, 아직 환각과 환청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니까 향정신 약물 섭취하고, 쿠에타핀도 먹고, 수면제와 보조제가 밤약을 가득 채움ㅡ 근데 진짜 정신과약물이 부작용이 많아서 ㄱ ㅡ 부작용을 막으려면 또 다른 약을 먹고 막 먹는 약들 대폭발 그리고 나는 기분조절제의 영향으로 살이 미친듯이 찌기 시작하였지. 밤 약만 먹으면 정말 식욕이 미친듯이 드는 거야. 밤약 먹고 계란 후라이 열개씩 해먹고 그랬음. 라면 몇개씩 삶아먹고 살도 찌고 집에 앵갤지수 대폭발해버림.
그래도 약을 먹으니 이제 괜찮아짐....ㅠㅠㅠ약도 점점 줄어들고 결국 조증 터널탈출. 살은.........불어나버렸지만 그리고 탈출과 동시에 울증의 터널로 들어가버림. 조증이던 기간에 했던 짓이 모두 수치로 느껴지면서 우울해짐. 그리고 자해사고를 버릴 수가 없고, 또 그럼 약을 먹고 하루 17시간씩 이불에 누워서 내 인생을 생각하면서 자다 울다 자다 울다를 거듭함. 다시 이번엔 울증을 잡기 위한 약의 변화가 일어나서 3개월 동안 먹음 그때는 진짜 너무 억울하고 우울하고 내 인생 왜 이러나 싶고, 당장 죽고 싶고 그랬는데 약은 꼬박꼬박 챙겨먹는 불굴의 의지로 이겨냄
그리고 지금은 약 극소량만 먹고 아주 좋아짐! 정말 딱 일상생활 유지할 만큼만 먹고 우울하지도 않고 괜히 들떠서 사고 치지도 않아. 누가 나한테 각목으로 머리 칠 거라는 생각도 안하고, 집에도 귀신 없고. 내 인생의 은인이 있다면 레알 나 다니는 정신과 선생님인 ㅠㅠㅠ
정신과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가봐 일주일에 약, 상담해서 나는 만천원정도 내고 다니는 것같아(아빌리파이 비급여라 비쌌지만) 다들 힘을 내라 토리야!
맞아 정말 정신병은 약물이야 ㅠㅠ약물 신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