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하이.
밑 글에 유방암 관련해서 글찐 토리가 있어서 혹시 도움이 되거나 멘붕하지 말라고 나도 위암 글쪄본다.
기본은 암환우 카페에 쪘던 글 고대로 가져온거고, 그 외에 몇몇 부분 더 추가했어.
내 아버지는 올해 환갑이시고 작년에 속이 좀 안좋아서 병원에 갔다가 위암 진단을 받으셨어.
직장이 멀리 있어 타지에 계시는데, 그 이야기 듣고 다급하게 가족 다 있는 광주로 올라오시라고 말씀드렸고, 이 지역에서는 암전문은 전남대 화순병원이라 거기서 확진 받았어.
수술해서 최종 진단 받은건 위암3기C(지금은 3기B로 기준이 바뀐 듯).
암은 얼마만큼 크기가 크냐, 또 깊이 침투했냐, 전이 되었냐에 따라 1,2,3,4,말, 그리고 1기 a,b,c 처럼 세세하게 나뉘는데, 우리 아버지는 기수가 좀 중한 기수여서 기수 들었을 땐 띵 했다. 림프절 전이가 좀 많으셨거든.
첨에 아버진 본인 계시던 대구지역에서 수술받으시려고 했는데, 나는 친구가 의사이고 화순병원 근무 경험도 있어서 친구 조언으로 이 병원 수술 잘하신다는 의사선생님 예약잡았다. 서울까지도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거기까지는 탐탁치 않아하시더라고.
그리고 위암자체가 워낙 흔한(?) 암이라 수술이 크게 차이는 없다고 해서 화순병원 교수님 예약잡았다. 여기도 예약은 무조건 홈페이지나 전화로 해야해서, 끊임없이 전화해서 빈 예약시간 보고 해야해ㅠ. 그리고 원하는 교수님이 있는 경우 진료보시는 날이 일주일 두 번 밖에 안되서 정말 경쟁률이 치열하다.
아무튼 전화 열심히 해서 예약잡고 진단 결과 듣고 또 다행히 수술날짜가 가까운 날짜가 하나 비어있어서 수술날짜도 바로잡았어.
수술은 복강경 부분절제 했고, 항암5차 후 정기검진 1차까진 문제없단 소견 받으셨다.
시간순으로 나열해보자면
2017/11/21 지역병원 암진단
2017/11/24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류성엽 교수님 진료 후 MRI, CT 예약
2017/11/29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MRI, CT 촬영
2017/12/06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교수님 진료, MRI, CT 결과 확인 후 암 확정, 수술일정 잡음
2017/12/10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수술 전 입원
2017/12/11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오전 8시30분 수술 시작~12시? 1시 경 끝남
2017/12/15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미열.
2017/12/19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입원상태. 미열 지속으로 인해 CT. 췌장쪽 고름이 차 있어 시술.
2017/12/28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퇴원. 입원기간 약 3주. 통상 1주일 정도인 걸로 알지만 미열이 잡히지 않아 입원길어짐
2018/01/10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위장관외과에서 수술경과 듣고 종양내과에서 항암스케줄 들음. 이비인후과에서 목이 잠겨 관련 진료 받음. 목이 잠긴 증상은 별도의 치료 없이 괜찮아짐
2018/01/19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위장관외과 진료. 빈병실 없어서 항암 못함.
2018/01/23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을 위해 1박하러 입원
2018/01/24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1차. 젤로다+옥살리 조합
2018/01/27 1차 덤핑. 근처 병원 응급실.
2018/02/19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2차.
2018/03/12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백혈구 수치가 낮아 항암 못함.
2018/03/16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혈소판 수치가 낮아 항암 못함.
2018/03/23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3차. 수치는 미묘했으나 더 미룰 수 없어서 맞음.
2018/04/02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피검사. 3차때 수치가 애매했던 것 때문에 피검사만 함
2018/04/13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4차.
2018/04/27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합검진. 오전 내시경, 오후 CT
2018/05/04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5차. 1차 정기검진 무사통과
2018/05/25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6차.
2018/06/22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8차. 혈소판 수치가 낮아서 기존 텀 3주->4주로 변경됨
2018/07/20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종양내과. 항암 9차. 혈소판 수치가 낮아서 기존 텀 3주->4주로 변경됨
중간중간 별 일이 다있었어. 원래 아버지께서 먹는걸 좋아하시던 터라 별생각없이 모임가셔서 외식하시고 항암약 먹고 집에 오시다가 숨이 막혀서 도시 내에 있는 고속도로에서 막 숨이 안쉬어진다고 전화하신거야ㅠㅠ 다급하게 119 부르시라고 막 사정사정하고 차 몰고 가서 다행히 세워진 아버지 차 찾아서 몰고오고. 그 이후로 아버지 핸드폰에 위치추적 어플 깔아드렸다ㅠ 깔아드리고 나니 참 안심되고 좋네.
소화기쪽 암은 먹는게 제일 힘든 것 같아. 기존양을 못드시고. 그래도 워낙 좋아하시던 분이라 입맛이 없으시다거나 하진 않으신데 많이 먹어서 항상 탈이 나셨음.
주변 암환자분들 보면 아프셔서 운동 못하신 경우가 많은데 그게 위험하다고 그래서 운동은 매일 꾸준히 하셨고, 수술하고 2개월짼가 직장 복귀하셨다. 계속 있음 스트레스 받고 더 우울해지신다고.
영양제 같은건 안먹었어. 병원에서 괜찮다고 하는 종합비타민만 먹고, 병원에서 머 보조식품 같은거 먹지 말라 그러는건 절대 안먹었다.
우리집은 어머니가 병원에 붙어서 간호하셨는데 그 후로 어머니 혈압이 생기셨어ㅡㅠ 스트레스가 어마무시하니까.
좋은거 드셔야하니까 나가서 막 장어 삼계탕 이런것만 먹어서 식비가 제법 나가고 그런다.
다행히 실비가 있으셔서 수술비 부담은 적었는데 입원이랑 이래저래 생각하면 실비없이 천만원은 생각해야 하는 것 같아. 수술비 500정도에 입원+식사+처치비 해서. 입원기간이 길어서 비용이 더 나온것도 있고.
병원비 자체는 중증환자 등록이 되서 그리 많이 나오진 않는다.
지금도 사실 걱정은 많이 돼. 암 이야기 듣고 한건 암환우 카페 가입이었고, 기수 듣고 한 건 생존률 검색이었지.
근데 수치가 사실 의미가 없는게, 90%가 산다해도 내가 10%면 의미가 없는거잖아. 그만큼 사람따라 예후가 너무 다른 질병이라. 그래서 생각안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한번씩 아프시면 이러다 죽나 싶다고 말씀하심 디게 서글프다ㅠㅠ.
전에 글찐 토리보다 정보전달이 좀 적긴한데, 혹시 비슷한 입장의 토리가 있다면 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도 수술실 들어가실 때 엉엉 울고 기다리는 수술 4시간이 지옥이었지만 이제보니 괜찮더라고.
암튼 토리들도 건강검진 열심히 하고 힘내!
담배는 과거에 하셨었고, 술은 진단 전까지 드시다 이제 끊으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