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안녕, 토리들
난 어제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과 내원을 한 토리야!
2N년 동안 정신과는커녕 감기도 잘 안걸려서 병원 자체와 연이 없었는데 직장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몇 달동안 고민고민하다가 다녀왔어.

나는 예약 전화를 해서 내원하는 그 순간까지 정말 고민을 많이했거든(직장 스트레스는 다들 있는건데 이런걸로 유난떤다고 할까봐ㅠㅠ)

결론적으로 난 성인 (조용한)ADHD라는 진단을 받았고... 정말 잘 다녀왔다고 생각해...!ㅎㅎㅎ
혹시 내가 그랬던것처럼 정신과 내원을 고민하는 토리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해서 후기글 남겨봐!


우선 나톨은 지금 직장이 두번째 직장이고 다닌지 일년 반 정도 됐어.

증상
1) 기억력 부족
그냥 까먹는 수준이 아니고 1분 전에 뭘했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수준. 처음에는 헷갈리는 수준이었는데 점점 심각해져서 가장 큰 스트레스였어. 메모를 해도 그 메모를 본 것만 기억나고 메모대로 했는지 기억이 안나니까 진짜 미칠 것 같더라ㅠㅠ

2) 강박, 불안, 우울 증상
1번의 결과물..... 아무리 스스로 체크하고 두번 세번 확인을 해도 업무적 실수가 나오고, 그러면 더 잘하려고 긴장->일시적 공황상태에 의한 집중력 저하->실수 지옥의 반복이었어...ㅎ 

사실 난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건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 왜냐면 아주 옛날부터 까먹는걸 생활화했거든^^ㅋㅋㅋㅋ
난 기억도 안나는 아주 옛날부터 그랬기 때문에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지금도 있는데 그냥 잘 까먹는 것 뿐이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엉....

난 오히려 강박, 불안 증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우울증인 줄 알고 내원했어.
불안 증세가 심해지니까 심장이 너무 뛰고 어떤 때는 숨쉬기가 괴로울 정도였어. 인터넷에서 온갖 자가진단을 해봤었는데 죄다 심각한 우울증, 혹은 공황 장애라는 결과가 나오고, 어느순간 그냥 이러다 내가 죽을 것 같아서 살려면 내원을 하고 방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진단(쉽게 번호로 정리해볼게!)
1) 들어가자마자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 같다고 말했는데 선생님이 차분하게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물어보셨어.
그래서 회사에서 있던 일 줄줄 말함

2) 선생님이 별다른 말 없이 얘기 잘 들어주시다가 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하심. 내가 정신이 없어서 정확히 뭔 검사인지 몰랐고 그냥 우울증 검사인 줄 알고 알았다고함ㅋㅋㅋ 검사실 들어가서 설명 들은 후에야 이게 ADHD 검사인 줄 앎. 그래서 좀 돈 아까워하면서 검사했어.....ㅠㅠㅋㅋㅋㅋㅋㅋ

3) 검사는 약 40분 정도 걸린 것 같아. 5단계 정도 난이도가 있었는데 단순 반복, 순발력 등등 체크하는 검사였고 난 마지막 단계는 거의다 찍었어.... ㅠㅠㅋㅋㅋㅋㅋㅋ

4) 검사 끝나고 5~10분 내로 결과 나옴. 선생님이 진짜 단정적으로 진단을 내리심. 내가 강하게 인식했던 불안, 공황 증상은 내가 강박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거라 그 원인인 기억장애부터 손봐야한다고 하셨어. 
솔직히 너무 놀라서 정신이 아득했던 것 같아. 나보고 꽤 심한 수준이라고 하셨고 그런데도 지금까지 내원하지 않았다는건 그만큼 내가 잘 견딘거라고, 생활하면서 힘들었을텐데 잘 버텼다고 말씀하시는데 좀 울컥하더라.. 아 내가 힘든게 보편적인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5) 내가 못믿겠다고 표정관리가 어지간히 안됐는지 선생님이 일단 처방한 약을 먹고 다시 얘기하자고 하심. 나같은 케이스는 효과가 바로 나온다고 하시면서 일주일치 처방받았는데 무조건 아침에만 한번 먹어야하고, 각성제라는것만 기억나고 약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ㅜㅠㅋㅋㅋㅋㅋ


결론.
전문가는 괜히 전문가가 아니다.
정말 새사람 된 것 같아. 고작 어제 내원해서 한번밖에 안먹었는데 약효과를 어떻게 아냐고 할 수 있는데 진짜 확실하게 다른게 느껴져ㅠㅠ
당장 내가 몇 분 전에 뭘 했는지 기억이 나는거(이게 당연한것같은데 내가 이게 안됐어..) , 한가지 일만 계속 끝까지 할 수 있는거. 이 두가지가 되니까 스트레스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 같아. 내가 한가지 일에 집중을 하다니...? 하고 오전 업무하다가 감격함....ㅋㅋㅋ큐ㅠㅠㅠㅠㅠ 

혹시 어떤 이유이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토리들은 걱정하지말고 정신과에 내원해보자.
이렇게 약 하나로 생활의 질이 달라지는걸 나토리는 왜그렇게 몇 개월동안 집에서 울고불고 앓았는지 억울할 정도야

나는 검사가 비보험이라 비쌌는데(10만원) 초진, 약값이 싸서 11만원 나왔어.
결제하면서 검사가 비보험이라는것만 알고 따로 보험 적용같은 점은 말을 못들은 것 같아서 모르겠다ㅠ.ㅠ

글이 진짜 길어졌는데 어떻게 마무리하지...ㅠㅠㅎㅎ
쓰고보니 딱히 도움되는 글은 아닌것 같지만... 조금이나마 내 후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토리들 아프지말고 건강하자!!!
  • tory_1 2019.03.26 16:35

    와... 토리 좋은 선생님 만난 것 같다.

    가끔 보면 진짜 무성의한 태도의 의사도 많은 것 같은데

    성의 있게 얘기 듣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검사 권유하셨네.

    말씀도 잘하시고.


    약빨 잘 받아서 토리 스트레스 확 줄었음 좋겠다.

    화이팅!

  • W 2019.03.26 20:45

    응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간 곳인데 다행인것같아ㅠㅠ

    약 잘 챙겨먹고 힘내려고! 토리도 건강하게 같이 화이팅하자!!

  • tory_2 2019.03.26 18:50
    토리 진짜 좋은 선생님 만난거 같아서 다행이다
    괜찮아진거 같다고 약 마음대로 끊으면 다시 재발하니까
    마음대로 끊지마...
  • W 2019.03.26 20:46

    응 꾸준히 내원 다니고 약도 먹으려고 해!

    2토리도 아프지말고 건강하자!

  • tory_3 2019.03.26 19:11
    나도 요새 1번 증상 심각해서 치매의심하고 있었는데 adhd 증상이기도 하구나..
  • W 2019.03.26 20:48

    난 기억력 문제가 우울, 강박으로 심화된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더라고ㅠㅠ

    토리도 부담갖지말고 내원하는걸 추천할겟!

  • tory_5 2019.03.26 22:01

    토리랑 나랑 증상 똑같아..

    나도 1분 전 일도 기억이 잘 안나고 늘 뭘 두고 다니거든.

    근데 이런 일 일어날때마다 가슴이 초조해지고 터질꺼같아.

    업무 상 실수 나오면 이성적으로 처리하는게 아니라 죽을꺼 같이 두려운것도.

    나 저번주에 정신과 가서 약 타왔는데 효과가 그닥 없는거 같은데..

    혹시 약물 이름 물어봐도 될까? 나도 담주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보게.ㅠㅠ

  • W 2019.03.26 22:30
    토리도 나랑 증상이 똑같구나! 나도 업무 상 실수가 나오면 실수가 크던 작던 관계없이 <실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신 못차리고 너무 무서웠거든....ㅠㅠ
    약 이름은 콘서타 18mg야! 좀더 찾아보니까 adhd치료에 가장 많이쓰이는 약인듯 해.
    나는 글에 썼듯이 인식이 또렷해진다고해야하나 집중력이 살아나는게 확실히 느껴졌고 집중하면 업무 실수를 안할수있다는 확신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 같았어.
    토리도 혹시 약이 잘 안맞는것 같으면 담당 선생님과 잘 상담 해보길 바랄게! 사람마다 맞는 약이 다 다르다니까 토리에게도 딱맞는게 있을거야! 너무 걱정하지말구 우리같이 건강하자!!ㅎㅎㅎㅎ
  • tory_5 2019.03.27 15:31
    @W

    토리야~고마워. 나 내일 내원인데 꼭 증상 말씀드리고 약물에 대해서도 물어볼게.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상황들이 토리랑 비슷한데

    말을 못하는 성격이라...그냥 항우울제/수면장애 약물만 받아오고.

    증상에 대해서는 개선이 없어서 실망하던 중이였거든.

    어제도 지갑 두고오고, 차키 두고오고....그것때문에 짜증나서 울고 우울했어.

    혹시나 약물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노력은 해보고싶어.

    토리도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길 바랄게. 글 써줘서 고마워.

  • tory_6 2019.03.31 01:59
    토리야 잘읽었어ㅠㅠ나도 정신과 방문을 고민중이았어서 정말 도움되었어.. 나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뚜렷이 든다..혹시 어느병원인지 알수있을까?? ㅠㅠ 나도 정말 도움받고 싶어서.. 무리한 부탁이었다면 미안해ㅠㅠ
  • W 2019.03.31 22:33

    내가 댓글을 늦게봤네 미안해ㅠ.ㅠ! 그런데 내가 간 병원이 수도권이랑 많이 떨어진 지방이라 도움이 안될것같아...ㅠㅠ 대신 네이버에 정신과 추천 정리 모아놓은 블로그가 있는데 나는 그 블로그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 찾아서 갔어. 네이버에 '정신과 리뷰 지도' 라고 치면 가장 위에 나올거야. 병원 특성상 한두번 다니고 끝나는게 아니니까 토리가 가기 쉽게 가까운 곳으로 알아보길 추천할게! 토리도 분명 좋은 선생님 만날수있을거야!! 우리 아프지말고 같이 건강하고 행복하자!!ㅎㅎㅎㅎ

  • tory_7 2019.04.01 12:4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4/19 20: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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