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연락을 주시다니요-김용택
아직 저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윤동주
생각나는건 이정도야
캘리그라피는 소소히 하는데ㅜ
좋은 시구 없을까ㅜ
남겨주면ㅠ 캘리로 보답할게ㅠㅠ
(다는 못해주고 몇개만)
노점의 빈 의자를 그냥
시라고 하면 안 되나
...
안 된다면 안 되는 모두를
시라고 하면 안 되나
...
시를 모르는 사람들을
시라고 하면 안 되나
...
버스정거장에서 - 오규원
노점의 빈 의자를 그냥
시라고 하면 안 되나
이 구절 좋다...!
몸이 아프면 슬쩍 달라붙어 당신 손을 잡고 그 어깨에 기대 밥 한 술 받아 먹고 싶다.
사랑한다고, 사랑받고 싶다고 말을 못해 무슨 병에라도 옮아서는 곧 떨어져버릴 듯이 매달려 있고 싶다.
이향/ 사과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걸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이란 걸
/ 위로의 그림책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중에서
나의 치유는 너다
달이 구름을 빠져나가듯 나는 네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는 내게 그 모든 것이다
-치유, 김재진
너는 이다지도 내게 물어뜯는 입술이다
-물병자리, 서덕준
잠겨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 곳으로, 이정하
사랑 속에 얼굴 담그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시합을 했지
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 나는 너 나간 것도 모르고 아직도 그 속에 잠겨 있지
-잠수, 유시명
한 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마음 한 철, 박준
이 곳을 떠나본 자들은
지구가 아름다운 별이라 말했다지만
이곳에서만 살아본 나는
지옥이 여기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아름다움, 임솔아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무화과 숲, 황인찬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 황인숙
임솔아, 박준, 허수경, 나희덕, 서덕준 좋아해... 글이 너무 영롱해.
한강의 흰도 좋았어.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은 없다
터미널 대합실 의자에 앉아 그 사람의 그림자에 낚시를 던진다 바늘 끝에 매달아놓은 미끼는 그대 내 곁에 머물던 날들의 추억들이다
길상호 / 터미널에서의 낚시질
누군가 내게 주고 간 사는 게 그런 거지 라는 놈을 잡아와 사지를 찢어 골목에 버렸다. 세상은 조용했고, 물론 나는 침착했다. 너무도 침착해서 누구도 내가 그런 짓을 했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할 것이다.
이승희 / 여름의 우울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나는 너무 멀리 떠나와버렸다
해는 지지 않고 달은 너무 많아
모두 당신 얼굴인양 여기며 살았다
박후기 / 보이저 2호
와 필터 때문인가 홍콩영화 느낌난다 시랑 되게 잘 어울려... 톨 덕분에 좋은 시구들 많이 알아가 고마워~
아 좋다 이거 ㅎㅎ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 최영미, 옛날의 불꽃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이정하, 바람 속을 걷는 법2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 하늘의 융단, 예이츠
와 토리 진짜 글 잘 쓴다 우와.. 너무 좋아~~!!
세상에 나 있는 수없이 많은 길 중에서
어느 한 길도 너를 향하지 않은 길은 없어 - 이정하 -
네 안에 갇혀 있는 것도 모른채 나는 한평생 너를 찾아 헤매 다녔다. - 이정하, 숲 -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 나희덕, 푸른 밤 -
내가 좋아하는 감성 뭔가 소나무 같아 ㅋㅋㅋㅋㅋ
나에게 다정해지려는 노력을 멈춘 적 없었음에도 언제나 폐허가 되어야만 거기 집이 있었음을 알았다
- 캐치볼, 안희연
달 없는 밤을 견디기 힘들었다
고작 무릎까지밖에 안 오는 물웅덩이에 빠져 허우적 거릴 때가 많았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우리는 신이 놓쳐버린 두 개의 굴렁쇠처럼
하루하루를 굴려 잿빛 바다에 이르렀다
- 실감, 안희연
우리는 서로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하고 사랑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한다.
- 페루, 이제니
요즘 캘리 연습하고 있는데 큰 도움 될 것 같아! 좋은 글 쪄줘서 고마워 토리야!
내가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시! 추천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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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내 청첩장 문구였음+ㅅ+
너무 좋다
e다 너무 좋네 이글 지우지말아죠 ㅠㅠ
와 너무 좋다ㅠㅠ
우왕!! 나는 주로 바다랑 물이 들어간 시가 좋아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구병모/아가미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헤밍웨이/노인과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