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먼저 보고 영화 진짜 너어어어무 좋아했거든. 캣니스 넌 너무 멋지고 활도 잘 쏘고 그것이 바로 인생의 진리.
근데 삼각관계로 있는 남캐들이 진짜 내 취향이 아니라서...ㅎ 아쉬웠는데 책은 인물들 외양부터 꽤 다르다고 해서 궁금해서 읽었고 결론적으로 진짜 책을 읽기 잘한 거 같아.
헝거게임이 너무 좋다면 꼭꼭꼭 책을 읽어야해!!!!(강요)
영화가 좋아서 원작을 읽은 건데 원작 읽으니까 영화가 아쉽다. 피타랑 서사도 거의 잘려나가고 주변인물들도 다양하고 이야기가 많구나 싶었음.
캣니스 위주라서 피타가 안 나오는 부분도 많지만 영화 피타는 캣니스의 다정한 키링정도의 이미지라서 그래 캣니스 네가 좋다면... 이러고 넘어갔는데
책 속의 피타는 캣니스랑 다른 면으로 뛰어나서 캣니스는 자기는 혁명의 상징으로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고
피타는 살아서 이 고통을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으로 바꿔야한다는 식으로 생각함.
ㅋㅋㅋ은근히 성깔도 있고 능글맞아서 캣니스랑 티키타카도함. 그리고 캣니스한테 정~~~~~~~~~~말 다정해.
놀랐던 건 영화도 어둡지만 책이 훨씬 어둡다는거? 상황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캐피톨은 훨씬 더 잔인하고 경기장 안의 내용도 척박하다 수준이 아님.
당연히 참가했던 우승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고 캣니스도 마찬가지. 영화에서는 피닉이 멋있고 어른스럽고 그런 모습만 나오지만
책에서는 13구역 온 이후로 애니 구해오기 전까지 정신 놓고 살아ㅠㅠ
그래도 우승자들끼리는 서로의 고통을 아니까 캣니스가 힘들 때 피닉을 찾아가기도 하고 조한나랑 동맹같은 친구사이가 되기도 함. 서로 유대감 보이는 장면들이 보여서 좋았어.
확실히 캣니스 1인칭 시점이라 심리묘사도 많고 주변인들도 다채로움. 그래서 결말이 너무 씁쓸해. 결국은 독재에서도 벗어나고 헝거게임도 끝냈지만 잃은 것이 너무 많아서.
특히 프림이...ㅠㅠ 1권에서는 캣니스가 제일 사랑하고 걱정하는 대상이 프림이었는데 3권에서는 프림이 언제 이렇게 컸나 캣니스가 놀랄 정도였거든.
근데 캐피톨을 막겠다고 또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그 행태가 너무 화가났고 그래서 게일이 의도치 않았더라도 게일도 싫었음.
외에도 12번 구역의 무성인들, 피타의 준비팀, 시나, 포샤ㅠㅠㅠ 다 죽었어...
그래도 좋았던 건 이 등장인물들이 단순 악과 선인 쪽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거? 이건 영화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책에는 묘사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으니까 더 확실히 와 닿음.
캣니스는 개인 대 개인으로 준비팀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게일은 겪어보지 않았으니 그런 거 없이 캐피톨은 다 나쁘다라는 자세라서 캣니스랑 부딪히기도 하고 여튼 이런 면들 때문에
헝거게임 속 등장인물들이 훨씬 입체적이고 글을 읽는 재미가 있었음.
재밌어서 발췌도 엄청 많이 했는데 ㅇ읽을수록 씁쓸해서 이제 한동안 그만 읽으려구...따흐흑 어흐흑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발췌하면서 읽었더니 너무 많은데 누군가 나랑 헝거게임 이야기해주면 좋겠으니까 남겨야지 헤헤
발췌가 너무 많아서 피타 위주만 가져오게 되어버림. 어쨌든 피타라는 캐릭터가 궁금해서 읽은 거였고 다 가져오면 책을 통째로 가져올거같아서...ㅎ
1. 스폰을 받으려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하니까 마중나온 캐피톨 시민들한테 인사하는 피타. 캣니스는 헝거게임을 즐기는 캐피톨 사람들을 역겹다고 생각해서 피타를 이상하게 보고있음ㅋㅋㅋ
굉장히 초반인데 피타랑 캣니스의 차이를 보여주는 거 같아. 영화에서는 피타가 해맑게 구경하다가 손을 흔들고 헤이미치가 캣니스한테 피타가 너보다 한 수위라고 하는데 이해가 안 됐거든. 근데 책을 읽으니까 이해가 되었음.
기차가 역으로 진입해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에야 피타는 창문에서 떨어진다.
내가 자기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눈치 챈 피타는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누가 알아? 저 중에 부자가 있을지.”
2. 헤이미치는 피타랑 캣니스가 사이좋은 척 붙어다니라고 말해서 둘은 같이 다니는데 캣니스는 피타도 자기처럼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어차피 경기장에서는 죽여야하는데 거리가 가까워지는 걸 부담스러워하기도 함. 하지만 피타는 진심인디유ㅠㅠ
“하지 마.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는 연기하지 말자.”
“알았어, 캣니스.”
피타는 지친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 이후로는 사람들 앞에서만 이야기를 나눈다.
3. 피타가 멋대로 인터뷰에서 고백한 후에 캣니스가 화나서 밀어버리고 피타는 손이 찢어질만큼 다침ㅋㅋㅋ
하지만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꼰지르는 건 꼰지르는 공과 사가 확실한 피타ㅋㅋㅋㅋㅋ
“쟤가 밀어서 넘어졌어요,”
4. 피타는 자기가 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별로 안해서 죽음에 초연해져있고 캣니스는 피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ㅠㅠ 능글맞은 피타가 웃겨서 발췌함.
“헤이미치의 말에 신경 써. 살아남는 것.”
피타는 나에게 미소를 짓더니, 슬픈 표정으로 놀리듯 말한다.
“알았어. 충고 고마워, 예쁜아.”
이건 큰 모욕이다. 헤이미치가 나를 어린애 취급하며 다정한 척할 때 쓰는 말을 피타가 쓰다니.
5. 공동우승을 위해 피타를 찾은 캣니스와 죽어가는 피타인디... 요망한 자슥
“날 죽이러 온 거야, 예쁜아?”
6. ㅋㅋㅋㅋㅋㅋ
“그전에 잠깐 몸 좀 숙여 봐. 할 말이 있어.”
몸을 굽히고 소리가 들리는 귀를 피타 입술에 댄다. 피타가 속삭이자 귀가 간지럽다.
“기억해, 우리는 서로 미친 듯이 사랑하는 사이인 거니까, 내킬 때면 언제든 키스해도 좋아.”
7. 피타가 심하게 다쳐서 캣니스가 돌봐주는데 아무리 그래도 속옷 세탁까지할 줄이야 몰랐지 말이야...ㅋㅋㅋㅋㅋㅋ
“자, 이걸로 좀 가리고 있어. 팬티 빨아 줄게.”
“아, 난 네가 나 봐도 상관없는데.”
“넌 꼭 우리 가족들 같구나. 나는 상관있거든? 됐니?”
8. 목숨 걸고 피타를 살릴 약을 가지러 가려는 캣니스랑 말리는 피타. 피타 성질머리 부리는 게 웃겼음ㅋㅋㅋ 영화에서는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해결되지만 책에서는 피타가 못가게 성질부림. 그래서 헤이미치가 수면제를 보내고 캣니스는 그걸 피타 먹여서 재워버리고 감. 피타가 눈치채고 뱉으려고 하는데 캣니스가 입이랑 코랑 다 막아서 강제로 먹임ㅋㅋㅋ...
“그래, 갈 거다. 넌 절대 날 못 막아!”
“널 따라갈 거야. 중간까지라도 갈 거야. 코뉴코피아까지는 못 가더라도, 네 이름을 계속 소리쳐서 부르면 누군가가 나를 찾아내겠지. 그럼 난 확실히 죽을 거고.”
“그 다리론 여기서 100미터도 못 갈 걸.”
“그럼 기어서 가지. 네가 가면 무조건 나도 가는 거야.”
9. 1권의 마지막...ㅠㅠㅠㅠ 캣니스가 연기였다는 걸 알게 된 피타.
곁눈질해 보니 피타가 손을 내민 것이 보인다. 나는 무슨 뜻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피타를 바라본다.
“한 번 더? 시청자들을 위해서.”
피타는 화난 목소리가 아닌, 공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더 나쁘다. 빵을 준 소년은 벌써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피타의 손을 잡고 꼭 쥐며, 카메라 앞에 설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 손을 결국 놓아야 할 순간이 벌써부터 두렵다.
10. 정말 좋아했던 부분 발췌. 캣니스가 12구역으로 돌아와서 나아지는 중이지만 씁쓸한 건 저 중에 살아있는 사람이 없어서 더 그런가 싶음.
잊어버리는 것이 곧 죄가 될 일들을 적는다. 프림의 뺨을 핥던 염소 레이디. 아빠가 웃으시던 것. 피타의 아버지가 쿠키를 주신 것. 피닉의 눈 색깔. 시나가 비단 천 하나만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홀로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던 복스. 마치 곧 날아오르려는 새처럼 발꿈치를 들고 팔을 살짝 벌리고 있던 루. 그런 것들을 다 적는다. 잘 보존하기 위해 양피지에 소금물을 바르고, 그들의 죽음을 의미 없는 것으로 하지 않기 위해 잘 살겠다고 약속한다. 마침내 헤이미치가 참가해 억지로 멘터 역할을 해야 했던 23년 동안의 조공인들을 넣는다.
11. 결말
우리는 다시 키스하게 된다. 해변에서 나를 사로잡았던 갈망을 다시 느끼는 어느 날 밤, 결국은 이렇게 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략)
파괴가 아닌 부활을 의미하는 밝은 노란색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잃었어도 삶은 계속될 수 있다는 약속이다.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약속이다. 내게 그런 걸 줄 수 있는 사람은 피타뿐이다.
그래서 피타가 나에게 “넌 날 사랑해. 진짜야, 가짜야?”라고 속삭일 때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진짜야.”
12. 에필로그 마지막까지 나를 울린다 따흑
잘 끝난 결말이라해도 그 시간들이 얼마나 인물들한테 큰 영향을 미치고 상처를 남겼는지 그래서 왜 끝나지 못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고 헝거게임다웠음
내가 어떻게 악몽을 견뎌내는지 말해 줄 것이다. 유난히 힘든 아침이면 곧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에 그 무엇에도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해 줄 것이다. 그럴 때면 내가 보아 온, 누군가가 선한 일을 했던 기억을 죄다 떠올린다. 마치 게임처럼. 하고, 하고 또 한다. 20년 넘게 했더니 이젠 조금 지겨울 정도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쁜 게임도 있으니까.
+ 추가로 좋았던 부분.
75회에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이전에는 어떻게든 살아돌아오려고 했던 반면 이번에는 모든 걸 제쳐두고 피타를 최우선으로 살리려고 함.
첫번째 헝거게임에서는 피타를 죽이는 게 어려워서 거리를 두려고 했던 캣니스가 이렇게까지 변하고 있다는 게 마음 찡했음. 흑흑흑
딱 일 년 전에는 내가 이 아이를 죽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피타가 나를 죽일 거라고 믿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거꾸로다.
그 대가가 내 생명이 될 것임을 알면서도 피타를 살려낼 결심을 하고 있으니까.
ㅇ<-<...흑흑
내가 귀찮고 많아서 1권 피타 위주의 발췌만 가져왔지만 사실 10대들의 로맨스는 1권 끝나면 별로 없고 주인공인 캣니스와 판엠 시민들이 진창을 데굴데굴 구르는 피가 낭자한 이야기임.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에서 희생되고 나름 극복해보려고 하는 인물들이 나오고 그만큼 내면이 망가진 사람들도 많이 나오기도 함.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꼽으면 왜 헝거게임이 가장 먼저 나오는 지 알 것 같음.
특히 영화가 좋았다면 훨씬 더 재밌을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