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상 스포가 있습니다~.~
내용 뭐지 전혀 모르고 그냥 진짜 제목만 보고 덥썩 집어온 책이야ㅋㅋㅋㅋ
중세시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와우내,,,,,, 페미니즘 서적인줄 전혀 몰랐어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이다는 아니고 진짜 은근하게 들끓는 분위기의 내용이야.
극단적인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의 사회주의 국가 (=미국)를 배경으로 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쿠데타를 일으켜서 국민을 통제하게 되는지가 나오는게 흥미로웠어.
당장 21세기 한국만 해도 통신사랑 인터넷 끊어버리면 속수무책일 것 같더라.
굉장히 디스토피아적인 내용이고, 남성 주도적인 사회주의에서 여성이 어떻게 걸어다니는 자궁취급을 받게 되는지가
매우 적나라하게 나와서 너무 불쾌했어 흑흑 시발.... 읽으면서도 소름끼치더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여자는 네부류로 나뉘어서
간부 등 높은 신분인 남편 소유인 <아내>
<아내> 대신 임신을 하는 대리모인 <시녀>
<시녀>들이 순종하는 자궁이 될 수 있도록 세뇌시키는 <아주머니>
마지막으로 반동분자이거나 불임인 <비여성>
이렇게 있고, 주인공은 <시녀>이기 때문에 책 제목이 <시녀이야기>야.
대놓고 페미니스트인 주인공엄마와 모이라,
정부(=남자)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시녀들,
페미는 아니지만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빠르게 가부장제에 순응해버린 시녀들
등 여러가지 형태의 다양한 여성상들이 나와서 흥미로웠어.
과연 저런 체제 속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싶기도 하고.
또한 남자들이 여성주의를 바라보는 시야도 너무 현실적으로 얕아서 짜증나ㅋㅋㅋㅋㅋㅋ
새로운 체제에서는 여자들이 성적대상화를 당할 필요도,
성형수술을 한다거나 비정상적인 치장을 해서 남자의 관심을 받아야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더 좋은거 아니냐는데 후...ㅋㅋㅋㅋ 이래놓고 지들끼리는 매음굴 만듬. 창녀못잃어 오짐....
사회주의에서나 뭐나 남자는 결국 여자를 성녀/창녀 이분법으로 밖에 못보는 한계를 그려준 것 같아.
그리고 나중에 안거지만 여자들은 이름을 뺏기고 오브프레드 이런 식으로 지어지는데
영어로는 OfFred, 즉 프레드의 소유라는 뜻이더라고....
여자들이 결혼하면 남자성으로 바뀌는 나라들을 생각하면...
수백년 뒤엔 여성억압의 상징이 될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여자들이 이름을 뺏김으로서 서로 찾을 수 없고,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힘을 뺏기더라고...
그렇지만 그 외의 여자들의 은밀한 동지애 등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좋았어.
서로 체제에 불만가진걸 들키면 안되면서도 은밀하게 '야너두..??' 눈빛으로 주고받는것도 그렇고 ㅋㅋㅋㅋ
회사에서 불꽃페미 동료를 찾아낸 기분이랄까ㅎ
또 주인공이 자유로웠던 시절을 드문드문 기억해내고 그리워하는 것도 되게 짠해.
마냥 그리워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체제에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진짜 그런 시절이 있었단 말인가..? 하고
아지랑이 보듯이 떠올리는 것도ㅠㅠ..
묘사된 삭막하고 갑갑한 삶과 다르게 책 속 날씨는 항상 쨍쨍하고 화창한 여름날이야.
내가 이 책을 강가에 앉아 햇볕을 쬐면서 읽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한층 더 몰입이 되더라 ㅋㅋ 여름은 아니지만.
마지막은 이 체제가 망한지 이백년 쯤 후, 이 <시녀이야기> 기록을 발견하고 연구한 역사학자 컨퍼런스의 연설로 마무리돼.
근데 의장이 '마리안 크레센트 문 교수'라고 기록되있는걸 보는 순간 은근한 전율이 쫙 돋더라.
<시녀이야기>의 끝까지 사이다스러운 장면은 딱히 없거든.
근데 의장이 여자인걸 보는 순간 아, 그 ㅈ같은 체제가 끝났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터널 끝의 빛을 보는 기분이 들어 ㅋㅋㅋㅋ
여튼 별 생각없이 시작하게 된 책이고,
예상치 못한 디스토피아물, 그것도 여성에 대한 디스토피아물이라
중간중간 힘들어서 많이 멈췄었거든.
오늘 생각난 김에 끝까지 읽었는데 읽고나니까 너무 재밌고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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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까 이미 훌루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2017년엔 에미상도 탔더라....?
이쯤되면 나만 몰랐던거같네,,,(머쓱)
나는 내용을 알았는데 무거운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술술 잘 읽혀서 신기했어. 소설 속 설정이 지금 우리가 누린 자유와 기술 발전 들을 다 경험한 후에 생기는 일들이라 더 절망적이면서 현실처럼 다가와서 무섭기도 하고... 희망적인 마무리가 아니었으면 진짜 우울해졌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