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도둑맞은 가난...


난 이걸 처음 읽었던 게 고등학생 때였어.


심지어 수능 문제집에서 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 작품 모음집 뭐 이런 거에서 읽었던 것 같아.


야자하다가 엉엉 울었잖아;;; 그런 경험 처음이었어....


그 이후로도 몇 년에 한 번씩 보는데 볼 때마다 울어...




내가 도둑맞은 가난의 화자의 처지에 공감해서 울었던 건 아니었거든. 절대적 빈곤?을 경험해 본 적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화자가 불쌍한 것도 당연히 아니었고.


누군가 미워서 분노한 것도 아니었고


내가 뭐 부자도 아니고 반성할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ㅋㅋㅋㅋㅋ


그냥... 눈물만 나더라. 가난을 도둑맞았다는 말이 그냥 뼈가 아팠어.


억척스럽게 함께하던, 자랑스러운 가난이 구질구질해보이는 그 순간이.. 와... 어떻게 그걸 도둑맞았단 표현을 쓰신 건지..


이 작품도 중산층에서 몰락한 가난한 가족/부유한 가족/가난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화자/가난이 일상인 사람들/가난에 굴복하고 절망한 가족들 등등


오만 계층이 다 나오고 딱히 선도 없고 악도 없잖아. 기생충처럼.





단편 안에 서사를 그려냈고 가난을 그려낸 작품의 바이블같은 느낌인뎈ㅋㅋㅋ


박완서 작가님은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여기시더라고.


시대가 시대인만큼 절대적 빈곤을 겪으며 가난하게 사신 적도 있지만


박완서 작가님의 어머니가 스스로 양반가라는 중산층 마인드가 있으셨고


서울대도 다니셨고, 중산층이라고 느낀다고.


근데 어떻게 저런 작품이 나왔는지..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선민의식도 없고 동정도 없고 혐오도 없고....





난 기생충을 어제 처음 봤거든.


개봉한지 좀 됐다 보니 불호리뷰를 많이 봐섴ㅋㅋㅋㅋㅋㅋ 안 보다가 이제 봤는데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어서


와 이건 취향을 뛰어넘는 수작이다, 진짜 대단한 영화다, 란 생각이 들고


단편적으로 영화를 보는 중에는 박사장네 가족에게 더 감정이입이 됐는데도

(가만 있다가 칼 맞고 온 가족이 몰락함;; 재수 없음의 수준이 하늘을 찌른다)


이래저래 불쾌함을 느꼈다는 감상도 충분히 공감이 되더라.


엄청난 웰메이드 작품이지만, 한계라고 해야 하나 감상의 다양성이라고 해야 하나...


계속해서 박완서 선생님의 도둑맞은 가난이 소환되는 거 보고


그냥 한 번 끄적여봤어 글 솜씨가 안 좋아서 생각이 전달이 안 되네ㅠㅠㅠㅠㅠㅠㅠ



  • tory_1 2020.02.12 11:11
    기생충 보면서 나도 도둑맞은 가난이 내내 생각나더라
  • tory_2 2020.02.12 12:08

    나도 동감함.. 아버지 파산하시고 힘들었던 때가 생각나서 영화 보고 싶지 않아서 안 봤는데 상받았다고 난리나도 보고 싶은 마음 안 들고..

  • tory_3 2020.02.12 12:09
    나는 잘만들긴 했어도 그래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거 없이 상 받으니까 씁쓸함. 캠페인에 든 비용 백억이 어쩌고 하는 것도 그렇고. 백인들 인정 받는게 뭐라고...
  • tory_6 2020.02.12 13:0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2/10 16:46:13)
  • tory_7 2020.02.12 13:13
    @6 222222 CJ 언플이 여러가지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네
  • tory_9 2020.02.12 13:30
    @6 오스카 레이스 전략이 GV 개미지옥 인터뷰 개미지옥인 거 보고 돈바른 로비 그런 거랑은 다르구나 느낌.. 돈도 필요인원 체류비랑 인건비가 주로 나갔으려나 싶고
  • tory_3 2020.02.12 13:38
    @6 영화 만들고 홍보 뛰고 하는거 다 돈이지. 그걸 얼마 들여서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빈부격차 소재로 가난한 사람을 지하실의 괴물로 표현해서 기분나빠할만한 영화 만들어서 돈 부어서 홍보하고 상타고 돈벌고 이게 돈으로 하는 기만이지 뭐야. 다른 영화가 그랬으면 그걸로 말 나왔겠니. 왜 도둑맞은 가난이 인용되겠어.
  • tory_7 2020.02.12 13:46
    @3

    빈부격차 소재로 가난한 사람을 지하실의 괴물로 표현해서 기분나빠할 영화라는 건 너의 감상이고 평가인거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빈부격차 소재를 잘 활용해서 문제제기 잘 한 영화라고 생각했으니까 상도 많이 받은거지 특히 빈부격차 심한 나라들에서 평가 좋고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잘 만들었다 좋았다는 사람들 많아

  • tory_11 2020.02.12 13:51
    @6 3333 안그래도 좆본이 그런식으로 기생충 업적 자체를 후려치려고 하던데...
  • tory_3 2020.02.12 14:00
    @7 글쎄 나만 그런거 아니고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 꽤 있어. 잘 만들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만큼 아닌 사람도 많다는데 왜 없는 취급하냐.
  • tory_14 2020.02.12 14:2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1/04 01:38:14)
  • tory_7 2020.02.12 14:46
    @3

    누가 싫어하는 사람 없는 없대? 그게 아니라 잘못된 정보로 백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돈 부은 것처럼 얘기해서 다른 사람이 정정해주니까 이번엔 잘못된 영화를 돈 부어서 홍보해서 상 받았다고 돈으로 기만했다며 그래서 돈 부어서 상 받은 거 아니고 돈으로 기만하는 거 아니라고 정정하는거지 단순 감상이랑 후려치는 건 다른거니까

  • tory_18 2020.02.12 17:51
    @3

    뭐지 억지스런 주장은... ㅋㅋ 돈을 부어서 캠페인했다는 건 왜곡된 표현이야.. 그리고 애초에 오스카레이스를 하고자 만든 영화도 아니고..  무슨 심보로 얘기하는지는 정확히 알겠다.. 가난을 소재로 삼아서 영화를 만들면 돈을 쓰면 안되니까 영원히 오스카에선 볼수 없는 영화겠다 ㅋㅋ 

  • tory_19 2020.02.12 20:5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2/05 07:19:42)
  • tory_20 2020.02.13 12:4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9/07 22:47:09)
  • tory_4 2020.02.12 12:20
    경제수준은 중산층이었어도 여성으로서 마이너리티 느낌을 계속 느꼈으니까? 얼마전에 누가 도둑맞은 가난 얘기 인용하면서도 그 여류작가~이러더라고ㅋ
  • tory_2 2020.02.12 12:24

    그노무 여류작가 못잃지.. 언제적 단어냐 진짜..

  • tory_5 2020.02.12 12:30
    나는 기생충에 대해 좋은 리뷰 나오고 상 받고 그러는거 다 괜찮은데 가끔씩 “가난한 사람들이 불편한 감정 느끼는걸보니 봉준호가 영화를 잘만들긴 했나봐” 이딴 글만 안보면 좋겠어... 진짜 제발 ㅋㅋ 봉준호 감독님 인터뷰 보면 사회 빈부격차에 대한 토론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던데 봉준호 감독 치켜세우려고 가난한 사람들의 불편한 감정 이용하는 리뷰가 감독 의도에 맞는거냐고 ㅋㅋㅋ 이런 내용 글이나 댓글 보면 내가 다 화끈거려
  • tory_3 2020.02.12 12:57
    진심 이런 얘기는 대체 왜 하는지 이거야말로 자기 감상으로 남 감상 후려치기 아닌지 ㅋㅋㅋㅋㅋ
  • tory_10 2020.02.12 13:36
    진짜 그런 사람들 보면 한숨만 나와...
  • tory_7 2020.02.12 13:11
    난 도둑맞은 가난이나 기생충을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 슬프고 답답한 느낌
    기생충이 좋았던게 가난한 사람들을 동정하거나 시혜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평범하게 욕망하는 사람으로 덤덤히 그려서 좋았어
    가난을 혐오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현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충분히 문제제기하는 부분이 좋더라고
  • tory_12 2020.02.12 14:00
    2222222
  • tory_15 2020.02.12 14:52

    3333 나도 가난한 사람을 불쌍하게 묘사 동정론 안 끌어내서 좋았어. 가난해도 착하다, 도 아니고 가난해서 나쁘다, 도 아니고. 진짜 혐오도 아니고 미화도 아니고 인간 그 자체로 보인 느낌. 그래서 날 것이라 ㅋㅋ 이런저런 토론주제가 나온다 싶어

  • W 2020.02.12 16:04

    나도 비슷하게 봤어!ㅋㅋㅋ

    내가 글을 좀 이상하게 쓴 것 같은데,

    기생충이,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가난을 도둑질해 간다는 의미로 쓴 글이 아니라..

    (그런 의미로 쓴 리뷰도 있어서 생각난 건 맞는데ㅋㅋ)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이란 작품과 봉준호의 기생충이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는 다양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그냥, 이야기란 면에서 같은 맥락이잖아.

    그런데 기생충은 뭐 감독이 의도한 걸 수도 있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든 불쾌감을 유발하는 면이 있었는데 

    도둑맞은 가난은 그렇지 않다는 게..

    기생충도 쉽고 직설적인데 촌스럽지 않아서 정말 잘 만든 작품이란 느낌인데

    도둑맞은 가난은 단편이라 기생충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쉬우면서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더 큰 충격을 준다는 게 대단하다는 그런 느낌이었어ㅋㅋㅋㅋ

  • tory_17 2020.02.12 16:45
    나도나도
  • tory_8 2020.02.12 13:17
    맞아 송강호가 인터뷰 다니면서 내가 박사장역일줄 알았는데 감독이 나를 반지하로 끌어내렸다든지 수상소감할때 노스멜 노스멜 그런거 보면서 진짜 이 사람들한테 가난은 영화소재일뿐이구나 영화밖에서는 가난한 사람이랑 싹 선긋네 했는데 마지막에 이미경이 수상소감 마무리하는거까지 보면서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표현이 딱 와닿는거같애. 결국 가난팔아서 재벌은 돈벌고 오스카에서 상받고.
  • tory_2 2020.02.12 13:45

    영화 관심 없어서 이렇게 인터뷰하고 수상소감 한 줄도 몰랐네.. 진짜 실망이다..

  • tory_13 2020.02.12 14:1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0 22:13:42)
  • tory_20 2020.02.13 12:4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9/07 22:47:09)
  • tory_21 2020.02.13 13:2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8/24 03:08:55)
  • tory_22 2020.02.15 17:57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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