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만화로 읽고 지금 원서로 다시 읽는 중이거든 ㅋㅋ 아직 초반 ㅋㅋㅋ
근데 캐시가 어렸을 때 (아직 결혼 전. 히스클리프도 가출하기 전)
린튼네 앞에서는 맨날 숙녀인 척 하고 있다가 (평소에는 개차반)
어느 날 오빠 힌들리가 집을 비운 사이 에드거가 오는 장면에서 진짜 하... 내가 다 답답하다 ㅋㅋㅋ
넬리는 두 사람 옆에서 청소를 하고 있고
캐시가 넬리한테 청소 그만하고 가래도 안 가니까
(힌들리가 남녀칠세부동석이라 쟤네 둘만 방에 두지 말라고 넬리한테 말해놨음)
화 나서 넬리 꼬집고 뺨 때리고 (넬리가 무슨 잘못)
옆에서 아기 헤어튼(힌들리 아들)이 나쁜 고모! 이러니까 애도 흔들어 제끼고
에드거가 말리려고 하니까 에드거 뺨까지 때림... 성질 와우냄 ㅠ
에드거가 캐시한테 너 지금까지 우릴 속인 거냐며 충격+분노로
집에 가겠다고 하니까 캐시는 그때서야 정신 차리고 가지 말라고 말림
하지만 에드거는 캐시 뿌리치고 집 밖으로 나감 ㅋㅋㅋ
이걸 보면서 넬리가
‘그래, 빨리 가라 가! 지금에라도 아가씨의 진짜 성품을 알게 된 게 다행이지.’ 속으로 이럼 ㅋㅋㅋㅋ
(사실 힌들리 부인 죽고 힌들리 완전 성격파탄 돼서 집안 꼴 개판이었는데
에드거 올 때면 나름 집도 정리하고 힌들리도 자리 비우고 ㅋㅋㅋ
히스클리프도 에드거랑 사이 안 좋으니까 가능하면 같은 자리에 있지 않고 내보내고 ㅋㅋㅋ
그럼서 온 집안이 에드거 속여왔음 ㅋㅋㅋㅋ)
근데도 에드거가 차마 집에 못 가고 마당에서 알짱알짱 하고 있으니까
넬리가 가서 “도련님, 집에 가시는 게 좋을 거에요.
안 그러면 아가씨가 또 화나서 우리만 힘들겠죠..” 이럼
그런데 그 다음 구절이 진짜 웃기다 ㅋㅋㅋ
(참고로 내가 의역한 거 감안하시길)
‘그 연약한 존재는 걱정되는 얼굴로 창문을 올려다 봤다.
그에게 그 집을 떠날 힘이란 다 잡은 쥐나 새를 두고 떠날 고양이의 힘 정도 밖에 없었다.
그걸 보고 난 생각했다. 아... 이 사람은 이제 못 구하는구나. (Ah, there will be no saving him.)
이미 끝장나서 자신의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He’s doomed and flies to his fate!)
그리고 내 예상이 맞았다.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달려가더니 방문을 닫았다.
잠시 후, 내가 힌들리가 완전히 술에 취해서 또 집을 뒤집어 놓으려고 왔다고 알리러 들어갔을 때
나는 둘의 말다툼이 우정이라는 가면을 벗겨내고 연인으로서의 사랑을 고백하게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폭풍의 언덕 읽은 톨들 알겠지만 둘이 결국 결혼... ㅋㅋㅋㅋㅋ
나중에 히스클리프가 가출했다가 돌아와서 두 집안 조지고요ㅠ ㅋㅋㅋ
에드거가 이 집안이랑 안 엮이고 지네 집이랑 비슷한 성격의 집안 딸이랑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싶네ㅠ
에드거를 매튜굿으로 상상하면서 읽고 있어서 안타깝 ㅠㅠ ㅋㅋㅋㅋ
(그래도 캐시를 사랑했으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 캐시-히스클리프는 서로가 아니면 안 되는 관계가 맞는데
에드거는 굳이 캐시 아니어도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하고 잘 살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하여튼 ‘아유 조상님이 도와주셨으니 이제 그만 헤어져라!’ 이러는 넬리랑
못 볼 꼴 보면서도 헤어지지 못하고 결국 캐시랑 연인이 되는 에드거 보면서
넘나 현실적이라 웃기고 씁쓸하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