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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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20.02.26 23:43
    무존재로 존재하며
    시간 안에 갇혀서도
    시간 밖을 꿈꾸느라

    바람이 현주소다, 허공이 본적이다
    별 볼일 없어 더욱더 나 다워라

    *유안진 주소가 없다
  • tory_2 2020.02.26 23:52
    어제의 오래된 나를 오늘 버린다.
    들 끝에 산비탈에 나를 버린다.
    바람에 날려서 물 위에 뿌려서
    나를 버린다.
    가슴 깊이 상처입고 일그러진 나.
    먼지였던 것, 모래였던 것,
    바람이었던 것까지도 버린다.
    아무래도 이곳은
    내가 다시 올 곳은 아닌가 보다.
    풀잎 위에 바위틈에 나무 밑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잠깐 동안 머물다가 사라지고 싶다.
    어제의 오래된 나를 오늘 버리고.

    양성우, 나를 버린다



    나의 시는 눈물이었네.
    모든 젊은 날들을 떠돌며 쓴 나의 시는
    눈물이었네.
    사금파리 날 세워
    살을 긁듯이 벽을 긁으며 남몰래 쓴
    나의 시는 눈물이었네.
    그 눈물의 시,
    깊고 검은 방 가득히 넘쳐흘렀지.
    목숨을 건 사랑도 끝이 있는가?
    아무도 듣는 이 없는 곳에서
    혼자 부른 나의 노래는 눈물이었네.

    눈물의 시, 양성우


    P33 그해 협재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오래 침묵했고
    과거를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조금 안도했습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_박준
  • tory_3 2020.02.27 00:1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2/27 00:10:37)
  • tory_3 2020.02.27 00:11
    외  로  운    여  자  들  은 
    결코 울리지 않는 전화통이 울리길 기다린다. 
    그  보  다   더    외  로  운   여  자  들  은 
    결코 울리지 않던 전화통이 
    갑자기 울릴 때 자지러질 듯 놀란다. 
    그  보  다   더   외  로  운  여  자   들  은 
    결코 울리지 않던 전화통이 갑자기 울릴까봐. 
    그리고 그 순간에 자기 심장이 멈출까봐 두려워 한다. 
    그  보  다    더    외  로  운  여  자  들  은 
    지상의 모든 애인들이 한꺼번에 전화할 때 
    잠든 체하고 있거나 잠들어 있다. 

    최승자,<외로운 여자들은>,《기억의 집》
  • tory_4 2020.02.27 01:01
    외로움 하면 최승자 시인이지 ㅠㅠ
  • tory_5 2020.02.27 01:48
    날 외롭게 만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젠 누가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는 삶을 삽니다.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여태현
  • tory_6 2020.02.27 09:36
    외로움 글귀 정말 좋아해서 이런글 너무 좋아.. 외로울때 보면 특히 더ㅠ 어쩐지 위로가 되는 느낌?
    -
    치맛자락에 홍조 띈 과일 따다 담는 가을에
    누군가를 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림자도 저멀리 나를 떠나는 이 시간에
    박소영
  • tory_7 2020.02.27 09:55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질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
  • tory_8 2020.02.27 10:03

    예전에 저 소라껍질 구절 좋아했었는데 잊고있었어. 나도 다이어리 한켠에 적어봐야겠다.


    이 어둠 속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름을 불러 줄 수 없는

    그 무엇들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어둠이 걷히고 햇볕이 내려 번지면

    그것이 꽃일 수도 있고 돌일 수도 있는 그 숱한 것이,


    그 숱한 것이 여기서는 그저 이름도 붙여 줄 수 없는

    그 검은 어둠 속에서

    제 지닌 것들을 키우고 있다


    이 날이 밝는 것을 그 누가 믿지 않으랴

    그러나 그 누가 그날을 점칠 수 있으랴


    그것이 내일이어도 내명년이어도 그저 멀면서도

    다가오는 것으로 믿으면서

    우리는 외롭지 않으면

    그저 외롭지 않다.

  • tory_9 2020.02.27 10:21
    원글 톨 고마워.

    침연의 시는 폐를 찌르는 것 같은 외로움이 느껴진다.
  • tory_10 2020.02.27 13:19

    이정록 서시 저구절 나도 정말 좋아하는 구절이야

  • tory_11 2020.02.27 16:58

    다 너무 좋다. 글도 댓글도. 다들 고마워.

  • tory_12 2020.02.27 20:56
    진정한 지옥은
    내가 이 별에 왔는데
    약속한 사람이 끝내 오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류근, 상처적 체질 중 시인의 말
  • tory_13 2020.02.27 22:41
    내 고통은 자막이 없다 읽히지 않는다
    김경주, 비정성시 중
  • tory_14 2020.02.28 02:24

    너무 좋다...

  • tory_15 2020.02.28 03:29
    좋은 문구 고마워 토리들......ㅠ
  • tory_16 2020.02.28 06:42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 tory_17 2020.02.28 10:06

    - 뭐든 여러 번 반복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처음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금 더 지난 뒤엔 변하거나 퇴색되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다 결국 의미가 사라져 버린단다. 하얗게.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 랑. 사아아라아아앙. 사랑. 사랑사. 랑사. 랑사.

    영원. 영원. 영원. 영. 원. 여어엉. 워어어언.


    자, 이제 의미가 사라졌다. 처음부터 백지였던 내 머릿속처럼.


    -


    (...) 이번엔 내 무릎을 작은 망치로 톡톡 두들긴다. 생각지도 않게 종아리가 그네 뛰듯 하늘로 박차고 올라간다. 남자는 내 겨드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넣는다. 나는 간지러워서 조금 웃는다. 이번에는 그가 사진을 보여 주며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중 한 가지 사진은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 사진 속의 아이는 울고 있어. 엄마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이 아이의 기분은 어떨까?


    나는 답을 몰라 옆에 앉은 엄마를 올려다본다. 엄마는 미소를 짓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러다 문득 아랫입술을 지그시 문다.


    아몬드, 손원평

  • tory_18 2020.02.28 12: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6/29 17:45:08)
  • tory_19 2020.02.28 12:2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1 20:07:30)
  • tory_20 2020.02.28 12:3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6/29 14:50:16)
  • tory_21 2020.02.28 15:3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1 00:13:50)
  • tory_22 2020.03.01 04:4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1 01:16:37)
  • tory_23 2020.03.24 22:08
    잘 읽을게
  • tory_24 2020.04.24 22:20

    마음 달랠 길이 없어서 돌아다니다 글 누르고 안정 찾는다 ㅎㅎ 고마워 토리들

  • tory_25 2020.11.18 14:4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1/19 01:26:52)
  • tory_26 2022.04.28 05:42
    좋다
  • tory_27 2022.05.02 00:28

    다 좋은글이다

  • tory_28 2022.07.16 02:51

    좋아ㅠㅠ

  • tory_29 2023.02.01 23:24
    스크랩해!
  • tory_30 2023.02.02 03:1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5/05 02:32:09)
  • tory_31 2023.02.26 20:33
    외로움에 대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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