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https://img.dmitory.com/img/202003/6HH/IuH/6HHIuHmajuUOqGM2kSQuak.jpg


옛날 사람들처럼 편심, 촌심, 단심 같은 단어들을 쓸 때마다 지잉, 하고 뭔가 명치께에서 진동하고 만다. 수천 년 동안 쓰여온, 어쩌면 이미 바래버린 말들일지도 모르는데, 마음을 '조각' 혹은 '마디'로 표현하고 나면 어쩐지 초콜릿 바를 꺾어주듯이 마음도 뚝 꺾어줄 수 있을 듯해서. 그렇게 일생일대의 마음을 건네면서도 무심한 듯 건넬 수 있을 듯해서.


언젠가 용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이 있었다. 용기는 그 말을 초콜릿 바를 받듯 가벼이 받았었다. 재화의 마음, 꺾인 부분에서는 잔 가루들이 날렸는데.


너는 모르지.



-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https://img.dmitory.com/img/202003/5dJ/7Db/5dJ7DbAbv2UY6ewgOSIewM.jpg


너는 일생을 사랑하는 걸 취미로 삼은 사람이었다. 본 영화도 읽은 책도 들은 음악도 많지 않았지만 사랑만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했다. 어느 날 고통에 못 이긴 듯 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더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아. 병이야. 그러나 내가 너의 병이 된 적은 없었다. 너의 병은 나만은 비껴갔다. 나는 이것이 두고두고 서운했다.



-환상통, 이희주





서로 마음이 달라서 서운해지고 상처받은 마음에 대해 묘사한 구절들이야. 책 읽다가 좋아서 기록해뒀는데 공유하려고 가져와봤어.
  • tory_1 2020.03.15 22:37
    좋은 구절 고마워. 요즘 이런 마음이 자주 드는데 읽고서 조금 울컥하게 된당
  • tory_2 2020.03.15 22:48
    제목 완전 공감된다. 내가 인간관계가 힘든 이유는 다 여기서 비롯되는데 이걸 공유할 사람이 없었거든, 근데 이 글 보니까 괜히 위로받고 간다
  • tory_3 2020.03.16 00:28
    아 정세랑 표현 미쳤다
  • tory_4 2020.03.16 00:32
    와 정세랑 문장에서 탈력감이 쭈우욱 하고 닿는다 신기해 ㅋㅋㅋㅋ 요새 소설 안읽은지 좀 되서 내가 왜 책을 좋아했는지 잊어가는 중이었는데 맞아 난 이런걸 사랑했던거야 ㅋㅋㅋ 넘 좋다 ㅠㅠㅠ
  • tory_5 2020.03.16 01:00
    이희주 작가님 너무 좋다.. 처음 봤는데ㅠㅠ 저 작가님 저 책 재미있니??? 읽어본 톨 있을까??
  • tory_8 2020.03.16 15:33

    재밌어..!

    혹시 짝사랑 한 적 있으면 더 이입해서 볼 수 있을거야

    문득 저 책이 생각날 때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다시 읽게 되더라

  • tory_9 2020.03.16 15:37

    돌덕질하는 여자주인공 이야기인데 나름 괜찮음.


  • tory_6 2020.03.16 08:46

    이희주 작가님 글 좋네...

  • tory_7 2020.03.16 12:13
    둘다 좋다ㅠㅠ 공유해줘서 고마워 톨아
  • tory_8 2020.03.16 15:23

    둘 다 좋아하는 책임 ㅜㅜㅜ 정세랑 작가님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 tory_10 2020.03.17 13:19
    와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너무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따사로운 위로, 힐링 무비! 🎬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파워 공감 시사회 18 2024.05.09 3314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33 2024.05.07 3891
전체 【영화이벤트】 우리는 지금도 행복하다 🎬 <찬란한 내일로> 시사회 18 2024.05.03 5895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3949
공지 [영화] 게시판 신설 OPEN 안내 🎉 2022.09.03 7442
공지 토리정원 공지 129 2018.04.19 58908
모든 공지 확인하기()
867 공연 내가 보려고 모은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32 2020.03.28 2081
866 공연 오늘밤 피아니스트 조성진 라이브 스트리밍 10 2020.03.28 769
865 음악 내가 샤이니 앨범 나눔을 받았는데 말이야 40 2020.03.27 4298
864 도서 [페미니즘 서적 추천] 글 보고 따라 올리는 마리아 미즈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요약문(?) 8 2020.03.27 275
863 도서 번역이 너무 매끄럽고 찰져서 인상적이었던 책 추천 부탁해!! 18 2020.03.26 711
862 음악 [LIVE] 나톨이 애정하는 아이돌들이 시도한 뉴잭스윙곡들 14 2020.03.25 1067
861 도서 "포르노 랜드 야동의 실체"-구역질나지만 이 시국에 읽어야 하는 책 35 2020.03.23 3741
860 도서 어릴 때 정말 좋아했던 동화책 <별도둑> 18 2020.03.23 719
859 공연 목소리가 악기인 것을 증명하는 조수미.twt 17 2020.03.22 906
858 음악 샤이니 앨범의 연결성(스압) 26 2020.03.21 1928
857 도서 일본 문화의 음습함/폐쇄성을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어렵지 않게 풀어 쓴 책 있을까 24 2020.03.19 1409
856 도서 혹시 인터넷 서점 고민하는 톨들을 위해 (윤리적 소비, 여성친화 서점 추천) 67 2020.03.19 3289
855 음악 [나눔 후기] 뿌꾸뿌꾸빵빵 뿌구부꾸뽜우뽜우 엔시티 앨범 나눔 후기 64 2020.03.18 1912
854 도서 나는 북촌 한옥게스트하우스 잡아서 궁투어 하고 읽은 덕혜옹주 안 잊혀져 그때 그 기분 18 2020.03.17 1097
853 음악 [LIVE]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샤이니 셜록 무대 (27회 골든디스크 시상식) 30 2020.03.16 1307
852 도서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9 2020.03.16 796
» 도서 서로 마음의 온도가 달라서 상처받는 마음에 대한 묘사 11 2020.03.15 1204
850 공연 베를린필 디지털콘서트홀 30일동안 무료로 관람가능해 10 2020.03.14 420
849 음악 [MV] V(BTS) - Sweet Night [이태원 클라쓰 OST] 13 2020.03.13 879
848 음악 [안무영상] NCT 127 '영웅 (英雄; Kick It)' Dance Practice 41 2020.03.13 1326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62
/ 62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