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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영역은 북한이나 섹슈얼리티가 아니라 가족 담론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문제적인 제도, 가장 부패한 제도, 가장 비인간적인 제도는 가족이다. 가족은 곧 계급이다. 교육 문제, 부동산 문제, 성차별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부(富)뿐만 아니라 문화 자본, 인맥, 건강, 외모, 성격까지 세습되는 도구다. (...) 가족은 정치경제적 영역인데도 자연적인 장소로 묘사된다. (특히 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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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두 사람 사이에는 되돌릴 수 없는 계급 격차, 그리고 그에 따른 집, 지식, 교양, 다른 방식의 삶이 있다. 물론 남자의 나이가 많다면 '사랑의 장벽' 같은 것은 없다. 여성이 어리다면 계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젠더는 이렇게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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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섹스의 쾌락을 배우는 최선의 방법은 마음이 열린 연인을 만나는 일이다. (...) 여성들의 괴로움은 가부장제 사회, 특히 한국 사회에서 그런 남성을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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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파탈은 남성이 저지르는 폭력과 파괴가 결코 남성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는 남성 판타지의 산물이다. (...) 남성은 여성에게 무성적인 존재로 살아갈 것을 요구하면서도, 성적인 문제의 모든 책임은 여성에게 떠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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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위는 같은 시대, 같은 계급의 남성과 비교되지 않는다. 2010년대 여성의 지위는 2010년대 남성의 지위와 비교되지 않고 조선시대 여성과 비교되며, 중산층 여성의 지위는 중산층 남성과 비교되지 않고 노동 계급 남성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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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왜 결혼하겠는가?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사랑의 종말이다. 사랑이 끝나서 자발적으로는 그 감정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제도의 힘을 빌리는 거다. 세상에 결혼/가족 제도보다 강력한 제도는 없으며 그 제도를 돌파하는 사람도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