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전작 “Eyes on You”의 연장선상에 있는, ‘확장판’ 같은 느낌을 주는 풀렝스 앨범.
“7 for 7” 때부터 추구하기 시작한 음악적 변화를 이번 타이틀곡 ‘Lullaby’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Look’과 유사한 결의, 촘촘하게 채워 넣은 사운드 요소를 공간감과 균형감 있게 잘 마무리하여 ‘듣는 재미’를 여전히 놓치지 않았다. 월드 투어를 이제 막 끝내고 해외 프로모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그룹 특유의 여유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퍼포먼스도 변함없이 눈길을 끈다.
반면 앨범 전체로 봤을 때는 약간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Lulluby’부터 ‘I Am Me’까지는 매끄럽고 유기성 있게 흘러가다가, 멤버들의 솔로곡이 이어지는 파트로 오면 유독 튀는 몇몇 트랙들이 좋던 흐름을 끊고 마는 점이 특히 그렇다.
한편 각 멤버들이 각자 프로듀싱한 솔로 트랙들은, 마치 만든 이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음악으로 빚어낸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흥미롭다. 각자가 하고 싶은 것, 각자의 관심사, 장단점, 아이덴티티, 성격과 성정까지 그대로 음악에 녹여낸 것 같다고 할까.
결국 이 앨범은 멤버 전원이 참여한 ‘갓세븐 파트’와, 개별의 솔로곡으로 채운 ‘솔로 파트’라는 두 파트로 분절되어 있다 봐야 온당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트랙 리스트가 공개되었을 당시부터 우려되었던 부분이긴 한데, 트랙 순서 조정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는 없고 애초부터 의도된 것이었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외부적 장치로 상쇄 내지는 보완할 수는 없었는지 상당히 아쉬워지는 것도 사실.
멜로디나 사운드는 물론, 창법과 가사마저 단정하게 정돈된 느낌을 주는 점이 (마치 창작자 및 가창자 본인을 그대로 담아낸 듯해서) 재미있게 다가오는 진영의 솔로곡 ‘My Youth’를 놓치지 마시길.
‘Lullaby’의 쿨함에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딥하우스가 워낙 그렇다고 하기에는, 브레이크비트를 경유해 빠르게 몰아치며 찰나도 놓치지 않고 자극에 자극을 연이어 놓는 매서운 편곡이 또한 너무 짜릿하다. 그러면서도 침착하고 다정한 톤을 유지하는 보컬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열차 차창의 풍광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다리를 뻗고 앉아 있는 듯하다. 보다 느긋한 ‘Enough’나 좀 더 블루지한 ‘No One Else’에서도 같은 기조가 유지되면서 감히 뭔가를 더 요구할 의욕마저 철저히 내려놓게 된다.
갓세븐의 최근 행보는 웰메이드의 극한을 치닫는 위에 젠틀하고 사색적인 향취를 얹어, 케이팝의 뜨거움보다는 싸늘하지만 단단하고 맹렬한 슈퍼카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하다. 케이팝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사운드 운용의 ‘I Am Me’까지, 네 곡은 그런 지향점을 착실하게 개량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완벽한 해답’을 들려준다. 이어지는 멤버별 솔로 트랙들은 그래서, 오히려 이미 있는 곡들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앨범의 흐름도 그렇지만, 앞선 트랙들처럼 치열하게 합금 되었다기보다는 준수한 원재료들 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음반 포맷의 의미도 점점 약해지는 지금, 차라리 영어, 중국어 버전을 앞에 수록해서 A/B 사이드로, 혹은 더블 EP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본다.
https://youtu.be/9RUeTYiJCyA
개인적으로 공감가는 평이 많네ㅋㅋㅋ 노래 각각에 대한 평이나 앨범 구성적으로 아쉬운 부분들. 그럼에도 이번 앨범은 갓세븐만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앨범이었던것 같음.
솔직히 니가하면이나 딱좋아 같은 이지리스닝+제왑 뽕끼 있는 곡들이 확실히 대중성은 있는데. 룩부터 이어져오는 럴라바이 같은 경우는 약간 자기들만의 색을 찾은 느낌이야. 솔로곡들이랑 다른 수록곡들이랑 아예 분리하는 게 좋았을 거란 부분에도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