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오라 달콤한 장르소설이여 / 강상준 ★★★★☆
미스터리/스릴러/호러/SF/판타지 등 장르소설을 추천해 주는 리뷰책. 아주 유익함.
이거 읽고 재미있는 소설 여럿 건졌다.
190. 크림슨의 미궁 / 기시 유스케 ★★★★☆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후지키는 심홍색의 황무지에 누워 있다. 후지키는 황무지를 헤매다가 자신 이외에도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여덟 명이나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각자의 손에 들려 있는 게임기를 통해 이곳이 호주에 위치한 벙글벙글 국립공원임을 알게 되고, 아홉 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휘말리게 되는데...
식인 소재 주의. 많이 징그럽고 고어한데 또 그만큼 재미는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벙글벙글 국립공원이 당연히 가상의 공간이라 생각했는데 진짜로 실재하는 장소여서 깜짝 놀랐다! 검색해서 붉은 암벽 보고 경악함 아니 주인공 진짜 미쳤구나 저걸 맨손으로 기어올랐다고? 심지어 대부분 경도가 물러서 조금만 힘주면 바로 무너지는데... 정말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못할 일이 없나봄
191. 열차 안의 낯선 자들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번역 탓일까? 문장이 너무 딱딱해서 도무지 읽히지가 않는다.
설정만 보면 냉혹한 스릴러가 펼쳐질 것 같았는데, 브루노가 의외로 나약하고 구질구질하고 찌질한 탓에 생각만큼 시원스러운 전개는 아님.
그리고 리플리 때도 그랬는데, 레즈비언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인데도 소위 말하는 ‘게이st 여성멸시’가 너무 진하게 느껴져서 거북함. 여자로서 그냥 기분이 너무 나쁨...
192. 크라바트 /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
꿈속에서 마술사인 방앗간 주인의 부름을 받고, 방앗간에서 일하게 된 소년 크라바트는 금요일마다 다른 11명의 직공들과 함께 까마귀로 변신하여 마술을 배운다. 방앗간에서 일한 지 삼 년째 되던 해 섣달 그믐, 크라바트는 주인의 편에 서서 평생의 안락함을 누릴 것인지, 아니면 자유를 지키고 억울하게 죽어간 친구들의 복수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어릴 적 정말 좋아했던 책. 절판도서라서 어렵게 구했는데, 지금 읽어도 오싹하고 재미있다.
193. 이사 / 마리 유키코 ★★★☆☆
하나둘씩 늘어나는 벽의 구멍, 누군가가 빼돌린 이삿짐, 수상한 고기가 들어 있는 이사업체의 냉장고…… 그리고 실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그로부터 더욱 공포스러운 비밀이 드러나는 해설까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바탕으로 인간의 악의와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읽는 이로 하여금 심리적 불안감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
이야미스 미스터리의 대표격 작가인데, (내 기준)그렇게 불쾌하거나 찝찝하진 않고 정도를 적당히 지키는 공포라서 좋았다. 두 번 읽어도 재미있다.
194. 인간 의자 / 에도가와 란포 ★★★☆☆
기괴소설 대표작 단편. 문체가 굉장히 유려하고 좋다. 서간체 소설.
제목 때문에 장벽이 있는데 다행히 진짜 인간을 의자로 만드는 건 아니고, 커다란 의자에 인간이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춰놓은 것.
195.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 정대건 등 ★★☆☆☆
MBTI를 주제로 한 단편집. 여섯 명의 소설가가 각각 INTJ, INTP, ENTP, ENFP, INFJ, INFP 유형의 인물을 묘사한다.
재미없다.
196. 밀지 마세요, 사람 탑니다 / 조영주 등 ★★★☆☆
지하철을 주제로 한 앤솔로지.
<버뮤다 응암지대의 사랑>과 <4호선의 여왕>이 재미있었다.
197. 일상 감시 구역 / 김동식 등 ★★☆☆☆
살인 게임 / 김동식: 인간의 영생이 가능한 시대, 인간 영생 보조 회사 ‘보그나르’ 직원은 실제 인간의 뇌 데이터를 이용해 살인 게임을 만든다. 회장은 중학생 아들 두주원에게 게임의 베타테스트를 맡기고, 두주원은 라이벌인 재석과 인간이 선한지 악한지를 실험하기 위해 살인 게임으로 내기를 하는데...
목격자 / 박애진: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선에 탄 고속 성장 클론이 부작용으로 성인이 되기 전에 깨어나고, 서로에게 부상을 입힌다. 사건의 목격자인 현경은 조사 위원회에 출석하기 전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친구와 싸우지 맙시다 / 김이환: 인류가 생존을 위해 우주로 나가 ‘싸우지 않는 도시’, ‘친구의 도시’, ‘모험의 도시’ 등을 만들고 우주철로 각 도시별을 이동할 수 있는 시대. ‘친구의 도시’로 간 주인공은 친구가 되자고 달려드는 무리를 피해 은신처로 피신하게 되는데...
코드제로 알파 / 정명섭: 하반신을 쓰지 못해 집에서만 지내던 주인공은 갑자기 나타난 가정용 로봇과 친구가 된다. 동우는 가정용 로봇에게 자신이 외계 행성에서 왔음을 밝히지만 가정용 로봇은 믿지 않는데...
198. 나의 아가, 나의 악마 / 조예 스테이지 ★★☆☆☆
가족에게 헌신적인 엄마 수제트, 능력 있는 건축가이자 다정한 아빠인 알렉스, 그리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일곱 살 딸 해나. 이 완벽해 보이는 가족도 들여다보면 남모를 균열을 안고 살아간다. 해나는 말을 할 수 없는 건지, 하지 않는 건지,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의사 표현도 할 줄 알지만 도통 또래들처럼 언어를 내뱉지 않는다. 해나가 폭력적인 문제 행동으로 연이어 학교에서 강제 퇴학을 당한 뒤부터는 수제트가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도저히 어린아이의 장난이라고만 볼 수 없는 해나의 행동은 단계를 밟아가며 끔찍해진다. 오직 수제트 앞에서만...
이거 읽고 나면 애 낳고 싶은 마음 싹 사라짐
199. 오싹한 경고장 / 정명섭 등 ★★☆☆☆
공포 단편집. 재미없다.
200. 암컷들 / 루시 쿡 ★★★★☆
진화론의 바이블 『이기적 유전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암컷은 착취당하는 성이며, 진화의 근본적인 차이는 난자와 정자에서 시작된다.” 여성은 조신하고 신중하게 모성으로 알을 품으며, 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남성이 진화를 이끈다는 의미다. 그러나 리처드 도킨스의 제자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자연사 다큐멘터리 제작자 루시 쿡(Lucy Cooke)은 이렇게 묻는다. “그 말, 장담할 수 있습니까. 교수님?”
흔히 수컷은 방종하고 암컷은 까다롭고 정숙하다고 알려져 있다. 왜 이런 진부한 성역할이 씌인 것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동물들의 진짜 모습을 “아직 인간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구애를 받는 암컷은 경쟁하는 수컷의 매력과 성적 요구에 ‘마지못해’ 응한다고 설명했던 다윈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연계의 암컷들은 성적 방종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대 충실한 부부의 모델로 삼았던 바위종다리의 경우 암컷이 실은 두 마리 수컷과 250회 이상 짝짓기 하느라 바빴다. 사회적으로 일부일처성인 암새의 90퍼센트가 다수의 수컷과 교미하는데, 이러한 바람기는 더 나은 유전자를 선택하기 위한 수단임은 물론 친부가 누구인지 혼동을 줌으로써 영아 살해의 위험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고 양육 과정에서 도움도 받기 위한 교묘한 전략이다. 과학자들의 확증편향과 편견 너머 동물계의 암컷들은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 성적으로 해방된 삶을 영위하고 있었으며, 일말의 수치심도 느끼고 있지 않다.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산쑥들꿩 수컷은 구애를 위해 목울대를 부풀리며 가슴을 튕기는 기묘한 ‘팝핑 춤’을 춘다. 죽을힘을 다해 경쟁적으로 춤을 추는 수컷들 앞에 암컷은 마치 관심 없다는 듯 소극적으로 군다. 그런데 새를 가장한 ‘펨봇’ 로봇으로 이들의 습성을 연구한 결과 이러한 춤은 수컷끼리의 괴상한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암컷과 소통하는 과정이었다. 그 한 해 가장 많이 짝짓기를 한 산쑥들꿩(닉네임 딕) 수컷은 가장 요란한 춤꾼이었을 뿐 아니라 암새가 주는 미묘한 신호에 잘 반응하며 상대의 말을 ‘잘 듣는’ 매력적인 새였던 것이다.
암수 동물 사이의 성적 갈등은 성공적인 번식을 위한 진화의 엔진이 된다. 이 성적 갈등의 정점에 서 있는 존재가 바로 거미다. 번식기의 황금무당 거미는 교미를 시도하는 수컷을 슬러시로 만들어 흡입해버리고, 수컷은 죽어가는 와중에 정자를 발사시켜 번식에 성공한다. 번식이 양성이 합심하는 조화로운 과정으로 설명했던 다윈에게 팜파탈과 같은 암거미의 존재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번식이 남녀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립하는 이해의 줄다리기 혹은 성적 갈등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자를 전달하고자 하는 수거미와 양질의 영양분을 흡수해 건강한 알을 낳고자 하는 암거미의 목표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모든 성적 갈등이 누군가에게 치우친 권력 구조에서 벌어진 것은 아닐까? 가부장적 사회가 아닌 암컷이 지배하는 사회는 좀 다를까?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미어캣은 모계사회를 이루는 대표적 포유류인데, 여왕을 제외한 다른 암컷이 수컷과 짝짓기를 시도한다면 무리에서 퇴거당할 뿐 아니라 잔혹하게 살해당하기 십상이다. 하위 계급의 암컷은 자신의 새끼를 죽인 여왕의 자손에게 젖을 먹여야 하는 형벌에 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처럼 폐경을 하는 동물 중 하나인 범고래의 모계사회는 어떤가. 수십 년간 무리를 이끄는 나이 든 여족장은 자신의 생식 능력을 제한하여 젊은 암컷과의 경쟁을 피하고, 축적된 경험과 지혜로 무리를 이끈다.
하와이의 알바트로스 갈매기는 해수면 상승을 피해 새로운 서식지를 개척해 떠나면서 레즈비언이 되기를 감행했다. 수컷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번식할 수 없게 되자 정자만을 기증받고 같은 암컷을 파트너 삼아 새끼를 키우게 된 것이다. 동물원에 살면서 유성생식의 기회를 잃은 흑단상어, 코모도왕도마뱀, 그물무늬비단뱀 암컷은 수컷 없이 복제를 통한 단성생식을 하기 시작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톱상어 암컷은 자신을 복제하며 개체수를 늘려 나가고 있다. ‘복제’라는 원시 시대의 번식 기술이 자연계에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동물학 연구와 달리 '암컷'에 초점을 맞춘 책. 인문학인데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201. 그녀들의 범죄 / 요코제키 다이 ★★☆☆☆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하는 ‘히무라 마유미’는 우연히 대학 시절 모든 이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남자와 재회한다. 하지만 그는 대학 시절 마유미의 후배 A를 성폭행한 남자였고, 마유미는 현장을 빠져나오는 도모아키를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이다. 그러나 도모아키는 오히려 자신을 유혹하고 함정에 빠뜨린 것은 A였으며, 자신이 진짜 좋아했던 건 마유미였다고, 오랫동안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던 그녀 앞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도모아키의 아내 진노 유카리. 배신감과 모멸감, 좌절감에 치를 떨던 그녀에게 아내는 뜻밖의 말을 건넨다. “내 남편과 절대 헤어지지 마세요.”
복수를 기대하면 안됨. 그저 그런 밍밍한 이야기.
202. 비곗덩어리 / 기 드 모파상 ★★★☆☆
프랑스 루앙이 프로이센군에게 점령된 후, 귀족 부부, 세력가이자 퇴역장교 부부, 수녀 두 명, 혁명가 그리고 비곗덩어리라 불리는 매춘부를 태우고 마차는 출발한다. 매춘부라는 사실만으로도 비곗덩어리를 제외한 부인들은 동질감을 나누고 좁은 마차 안은 정확한 신분의 선이 그어지는데......
씁쓸한 단편.
203. 남색 벽 괴담 / 강민영 ★★☆☆☆
리디 단편.
결국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는 게 아쉽다.
204. 인터뷰 / 정명섭 ★★★☆☆
서울핵폭탄 좀비대폭발 시리즈 2편.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단편소설.
205. 500원짜리 문방구 공포집 1 / 테즈몬 ★★☆☆☆
진짜로 문방구 무서운 이야기 모음은 아니고, 소설과 옛날 공포이야기 그 중간에 자리하는 짧은 공포 단편 모음집. 가볍게 읽기 좋다.
206. 사랑하는 신의 생일 / 단요 ★★★☆☆
어느 날 이삿짐 속에서 낡은 전화기 한 대를 발견하고 전화선 플러그를 꽂은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자동 응답기 소리가 들린다. “여기는 가이우스 황제입니다. 삐이 소리가 울린 후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자동 응답기의 주인은 ‘미친 황제’로 악명 높던 고대 로마제국 황제였던 것이다! 장난처럼 시작된 황제와의 통화는 어느새 유하와 황제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유하는 황제의 비극적인 운명을 제 손으로 바꾸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
리디 단편.
약간 대체역사로맨스 웹소 읽은 느낌.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내가 현대의 지식으로 고대의 서열 0위 황제를 좌지우지하고 그의 '신'이 되는 그 감성 + 센티멘탈 내가제일우울해 회의주의적 공허한우울감에 찬 주인공의 성격이 나랑은 좀 안 맞는다...
207. 데들리 러블리 / 배명은 등 ★★☆☆☆
「폭풍의 집」은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집에서 공포와 욕망이 낳은 파국을 파헤친다. 「휘파람을 불면」은 원수지간으로 여겨지는 착호갑사와 호랑이 간의 관계를 그려냈으며, 「아무것도 아닌 누군가의 인어」 는 인어공주를 현대의 관점으로 새롭게 썼다. 또한 우주 전쟁 속 외계인과의 아릿한 사랑을 담은 「로흐」, 한 남자의 음습한 집착의 끝을 그린 「소원의 집」, 고양이 살해범을 잡는 두 남녀의 추리극 「고양이 지옥」,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잔혹한 로맨스 「오만하고 아름다운」, 1년 뒤 자신을 죽이겠다고 말한 남자와 결혼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천년공작」, 기생을 위해 모든 걸 버린 사대부의 이야기를 담은 「별」
<로흐>가 제일 좋았다. <아무것도 아닌 누군가의 인어>는 차라리 장편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소설이라기보단 그냥 설정을 줄줄 늘어놓은 느낌.
208. 정생 / 박문영 ★★☆☆☆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근미래를 예측하는 ‘정생’ 기업의 사원 ‘우민수’는 기존 예측의 정확도를 4% 상승시킨 시스템 업그레이드 테스트 직원으로 나섰다. 그런데 별다른 생각 없이 테스트를 받은 민수에게 날벼락과 같은 전언이 떨어진다. ‘우민수 님은 1년 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고, 3년 뒤 혼자 있게 됩니다.’
전언이 사실이라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리디 단편. 과학이 설계한 운명에 휘둘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
209. 소문의 여자 / 오쿠다 히데오 ★★★☆☆
한 여자를 둘러싼 소문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을 그려낸 오쿠다 히데오식 범죄 스릴러. 10편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마다 각기 다른 화자의 시각으로 한 여자를 묘사하고 있다.
일본의 어느 지방도시. 미유키라는 여자를 둘러싼 은밀한 소문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녀는 불우한 집안에서 태어나 조용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대학에 들어갈 무렵부터 색기를 발휘해 팜므파탈로 변신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을 유혹하고, 아버지뻘 되는 남자의 후처가 되고, 고급 클럽 인기 마담으로 변신하고, 젊은 주지와 관계를 맺고 신도들을 조종한다. 이처럼 다양한 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그녀와 관련한 남자들이 몇 년에 걸쳐 연이어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가운데 그녀의 행적은 묘연해지는데….
전형적인 팜므파탈 판타지. 남자들의 찌질함은 생생하고 다면적으로 잘 그려낸 데 반해 여자들은 딱히 사람같지 않고 스테레오타입 덩어리로 묘사된 것이 아쉬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성매매 장면을 역겹고 자세하게 묘사하니 주의.
하... 나체 스시니 미역술이니 하는 거 평생 알고 싶지 않았는데......... 책 읽다가 지뢰 밟는 거 그만 좀 하고 싶음 이제
210.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정혜진 ★★★☆☆
국선변호인인 저자가 변론을 시작하고 만나왔던 사람들의 이야기. 중증조현병으로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이와 그를 감당해야만 하는 부모, 목수인 아버지와 조폭이었던 아들, 신념 문제로 차라리 범죄자가 되길 택했던 어떤 20대, 국선변호사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 마음에 큰 병이 있는데도 수십 년 방치되고 치료받지 못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 폭력이 일상인 환경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폭력을 그토록 두려워하고 미워했으면서도 어느새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발견하는 한때 피해자였던 가해자들, 돈이 너무 궁한 나머지 앞뒤 가리지 못하고 대출이나 취업의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범죄 조직의 하수인이 되고 만 이들, 절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이를 지지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 순간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져버리는 무력한 이들, 어리숙하고 모자란 탓에 ‘진짜 나쁜 놈들’에게 이름을 빌려줬다가 범죄자가 되고 자신도 모르는 빚까지 떠안는 이들···.
국선전담변호사인 저자는 사건이 벌어진 지 3~4개월, 대개 6개월이나 1년 후, 어떤 경우는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이들의 사연을 듣는다. “빙산에서 본 이 사소한 이야기도 분명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드라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의 원작 논픽션. 드라마는 안 봐서 내용이 얼마나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누어 보면서, 'A와 B 중 A가 먼저 잘못했으니 무조건 100만큼 잘못했고 B는 잘못 하나도 없으며 A는 100만큼 처벌받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시각을 완화시키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
211.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 시라이 도모유키 ★★☆☆☆
“결코 배달되어서는 안 되는 인간의 얼굴이 배달되다!”
포유류와 조류, 어류를 몰살시키는 인수공통 전염병이 지구를 휩쓴다. 가까스로 인간을 위한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나 다른 동물들은 대부분 멸종된 뒤였다. 인류는 영양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론 인간을 사육하기 시작한다. 고객에게 '고기'를 배달하기 전 클론 인간을 살처분하여 머리를 제거함으로써 윤리적 문제를 해결했다. 한동안은 모두가 만족하는 듯했다. 클론 인간을 사육하자는 법안을 최초로 발의한 국회의원의 집에 머리가 함께 배달되기 전까지는…….
역겹고 징그럽다. 식인 소재 때문이 아니라, 이 소설에서 여성을 다루는 시각 때문에.
스토리에 필요해서 자극적인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 관심 끌려고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느낌.
성매매 및 강간 묘사가 나오니 주의.
212. 쾌: 젓가락 괴담 경연 / 찬호께이 등 ★★★☆☆
소원을 비는 의식을 하던 중 벌어진 초현실적 사건을 그리는 환상 소설 〈젓가락님〉부터, 젓가락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두 남녀의 치열한 추리게임 〈산호 뼈〉, 연인의 죽음 이후 드리운 정체불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스터리 추적극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젓가락의 몸을 빌려 현현한 사회의 저주를 향한 날카로운 한 방 〈악어 꿈〉, 괴담에서 파생된 저주의 오랜 비밀을 밝히는 탐정들의 합동 수사일지 〈해시노어〉까지. 《쾌:젓가락 괴담 경연》의 다섯 단편 속 모든 인물은 ‘젓가락’에 저마다의 욕망을 담아 의식을 치른다. 기도 끝에 누군가는 구원을 받고 또 누군가는 저주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산호 뼈>가 제일 재미있었다.
대만, 중국, 일본의 작가들이 릴레이로 소설을 완성해 나간다는 독특한 형식의 앤솔로지.
맨 마지막 작가는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213.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김범석 ★★☆☆☆
서울대 암 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만난 암 환자와 그 곁의 사람들, 의사로서의 솔직한 속내를 담은 에세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남은 시간을 채운다. 누군가는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담담하게 삶을 정리하고, 누군가는 시시각각 찾아오는 죽음을 미루기 위해 고집을 부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암을 이겨내고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 곁의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사후 뇌 기증 의사를 존중하는 아들, 의식 없는 어머니를 끝까지 떠나보내지 못하는 남매, 폭력적이었던 아버지를 외면하는 딸, 연인이 암 환자인 것을 알면서도 결혼을 선택한 남자 등 환자 곁의 사람들 모두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214. 500원짜리 문방구 공포집 2 / 테즈몬 ★★☆☆☆
진짜로 문방구 무서운 이야기 모음은 아니고, 소설과 옛날 공포이야기 그 중간에 자리하는 짧은 공포 단편 모음집. 가볍게 읽기 좋다.
215. 육식주의자 클럽 / 임성순 등 ★★☆☆☆
계절의 끝_임성순
감마레이버스트가 지구 반대편을 직격하면서 순식간에 종말로 치닫는 지구의 운명 앞에 내던져진 주인공. 이 재앙을 예측하고, 이 현상의 유일한 연구자인 남자친구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조사를 하러 떠난다. 홀로 남겨진 주인공은 종말의 끝에서 떠나기 전 남자친구가 남긴 마지막 희망을 찾아 모험을 감행한다.
관음종자_한현영
벽과 벽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옆집 남녀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듣던 주인공은, 옆집의 두 남녀가 거친 말다툼을 한 이후로 여자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남자를 의심한다.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물어, 결국 남자가 여자를 살해했을 거라고 결론을 내린 주인공은 옆집 어딘가에 감금되었을 여자를 구하기 위해 본격적인 침투 계획을 세우는데…….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_김이환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산중 도적 떼가 갈취한 귀족의 소지품을 가로챌 목적으로 기회를 노리던 붉은 가면을 쓴 사나이는 결국 도적 떼에 붙잡혀 갖은 고초를 당한 후 산짐승의 먹이로 버려진다. 죽음을 앞둔 그의 앞에 도적 떼의 일원인 절름발이가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데…….
스팀워커_정명섭
대원군의 손자 신화군을 내세운 한반도 남쪽의 조선공화국은 고종을 내세운 북쪽의 대한제국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신형 무기인 ‘스팀워커’ 개발에 성공하고, 1차 세계대전에 스팀워커로 구성된 ‘광화부대’를 투입해 검증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부대의 장으로 함윤성 중위가 투입되고, 그와 부대원들은 스팀워커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한 목숨을 건 전장에 시험 배치되는데…….
용서_강지영
62세 국어교사인 박혁필은 사망 후, ‘룸’이라는 이름의 갓난아이로 환생한다. 그 집에는 ‘아나’라는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 역시 환생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젊은 부부의 보살핌 속에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던 룸은 환생한 고양이 아나 때문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전생에서의 참혹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육식주의자 클럽_전건우
남다른 고기 애호가인 영식은 대학 시절 자신 못지않게 고기를 좋아하던 선배 민수 소개로 ‘육식주의자 클럽’이라는 기묘한 모임에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지금껏 절대 맛보지 못했던 진귀한 고기를 마음껏, 그것도 무료로 시식할 수 있다. 규칙은 단 하나. 그곳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는 절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것.
탐정 애랑_배상민
경찰에서 쫓겨난 애랑은 생계를 위해 물질을 하게 되고, 할머니가 절대 가지 말라는 손가락바위까지 헤엄쳐 갔다가 거대한 물살에 휘말린다. 해변으로 떠밀려 와 겨우 목숨을 건진 애랑은 자신이 조선시대로 떠내려 왔다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폭수_문지혁
기약 없는 석사유학 생활을 하며 모교 잡지 인터뷰 일을 맡아 하고 있는 주인공은 마지막 인터뷰이이자, 천재 수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오상택 교수를 만난다. 이번 달에만 세 번째 인터뷰라고 말하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오 교수는 인터뷰를 하러 온 주인공에게 좀 더 특별한 인터뷰를 제안하는데…….
단편집. 표제작인 <육식주의자 클럽>이 제일 재미있었다.
216. 메롱 / 미야베 미유키 ★★★☆☆
요릿집 후네야의 외동딸 오린은 고열을 앓고 난 후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이들을 보게 된다. 후네야에 함께 사는 5명의 귀신들. 메롱만 하는 얄미운 오우메, 언제나 태평한 미남 무사 겐노스케, 상냥하고 아름다운 오미쓰, 무뚝뚝하지만 솜씨 좋은 안마사 와라이보, 연회에서 난동을 피운 문제 귀신 덥수룩이. 그들이 이곳에 살게 된 것은 30년 전 일어난 사건과 관련이 있는데…
많은 신도를 거느린 덕망 높은 스님이면서 뒤로는 사람을 산처럼 죽여 온 고간지 절의 주지.
자신을 독살하고 자신의 가게와 아내를 가로챈 동생에게 들러붙은 원령.
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려는 딸.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온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투기를 품은 여자.
누구보다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포착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평범한 요릿집을 둘러싼 복잡하고 추악한 이해관계를 낱낱이 파헤친다.
장편소설. 나는 단편집이 더 좋지만 장편소설도 충분히 재미있다.
217.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 송정혁 ★★☆☆☆
영길은 집안 대대로 입 냄새가 심해서 어릴 때부터 놀림을 당했다. 어느 날 부모님과 동승한 승용차가 트럭에 치이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영길은 근처 농가에서 일하던 상일에 의해 구출되고, 유일한 혈육이자 유명한 깡패였던 외삼촌에게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버림받는다. 몇 년 뒤, 유럽발 전염병 뉴스로 도배되던 중, 상일이 루마니아 농촌 출장을 다녀온 뒤 불길한 사건이 터진다. 상일이 영길의 지독한 입 냄새가 좋다면서 달려든 뒤 흉터에서 피를 빨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전염병의 진원지는 루마니아였으며,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뱀파이어로 변이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알게 되는 진실. 뱀파이어 사태를 잠재울 핵심 도구는 영길의 몸속에 있었는데...
단편. 가볍게 읽기 좋다.
218. 여자들의 피난소 / 가키야 미우 ★★★☆☆
해일이 사랑하는 남편을 삼켜 버리고 난 자리에 6개월 된 아들과 남은 우루시야마 도오노.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며느리를 종으로 여기는 시아버지와 능글능글한 시아주버니뿐이다. 하지만 의지할 곳 없는 도오노 몰래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는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도망쳐 간신히 고향으로 돌아온 40대 여성 야마노 나기사는 하나뿐인 아들을 건실히 기르고자 아등바등 노력하지만, 이혼녀인 나기사에게는 술집 여자라는 타이틀만 되돌아온다. 아직 어린 아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심지어 생사마저 알 수 없게 된다.
도박만 일삼는 불성실한 남편에게 늘상 구박받는 50대 여성 쓰바키하라 후쿠코. 지진 해일로 모든 것을 잃고 피난소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후쿠코는 내심 바랐다, 남편도 함께 잃기를. 괴로운 피난소 생활의 유일한 희망이 남편 없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었던 그녀 앞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는데…….
믿고 읽는 가키야 미우 소설.
지진, 해일 같은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여자'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대피소에서 겪어야 하는 문제를 다룬 작품.
생리대 및 속옷 부족, 프라이버시 없음, 얄팍한 칸막이로는 막기 힘든 남자들의 시선,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의 부재, 요리 빨래 등의 무료노동을 강요당하고, 성범죄 피해까지...
3.11 동일본대지진을 겪고 난 여성들의 인터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기에 더욱 의미깊다.
219. 초콜릿 컨퓨전 / 세이소 나츠메 ★★☆☆☆
믿기 힘들 정도로 유치하고 오그라든다.
220. 저 이승의 선지자 / 김보영 ★★☆☆☆
저승에 물리적 삶이 있고 생태계가 돌아간다면 어떤 형태일까? 불멸의 생물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주를 창조하고, 저승과 이승 즉 명계와 하계를 오가며 배움을 이어가는 선지자와 그의 제자들, 하지만 가상현실인 하계에 깊이 몰입한 이들에게 ‘타락’이라는 질병이 만연한다. 선지자들은 ‘타락’으로부터 어떻게 명계와 하계 그리고 하나로 이어진 인격 전체를 보호할 것인가?
<알>이라는 단편이 생각나는 소설.
재밌긴 한데 좀더 이해하기 쉬우면 좋겠다.
221. 어느 도망자의 고백 / 야쿠마루 가쿠 ★★☆☆☆
대학생 마가키 쇼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놀고 귀가한 밤, 그의 휴대전화에 여자 친구의 연락이 날아든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메시지를 본 쇼타는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 비가 퍼붓는 악천후를 뚫고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공포로 인해 그대로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다음 날, 쇼타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친 것이 길을 건너던 노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미래, 가족의 행복, 연인의 웃음……. 죄를 인정하면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쇼타는 경찰에 붙잡히고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서 계속해서 눈을 돌리기만 한다. 그러는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속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는데…….
222. 천사들의 요람 / 정이담 ★★☆☆☆
리디 단편. 설정에 비해 다소 심심한 플롯.
223. 현실 온라인 게임 / 김동식 ★★★☆☆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김남우. 언젠가부터 회사 동료 홍혜화를 짝사랑하면서 그녀가 자기 삶의 의미가 되어주길 바라지만, 그의 데이트 신청은 칼같이 거절당하고 만다. 주말엔 게임 캐릭터를 키우느라 바쁘다는 답변과 함께. 한때 MMORPG에 중독된 바 있던 김남우는 ‘게임’이란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홍혜화에게 질척거린다. “같이 하자고 말 안 하겠습니다. 게임 이름만 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홍혜화는 김남우에게 링크 하나를 보내주고, 그 링크를 타고 들어간 김남우는 듣도 보도 못한 ‘현실 온라인’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데…….
이 세상이 온라인 게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현실로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
리디 단편. 재미있다.
224.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건다 / 유즈키 아사코 ★★☆☆☆
버터를 쓴 작가 책이라서 읽어 봤는데 그냥 무난한 힐링소설.
225. 거슬러 오른 태양 너머에 / 유기농볼셰비키 ★★★☆☆
고대하던 <프네우마 연기 너머에>의 후속 단편인데, 갑자기 현대인들이 등장해서 흥이 깨졌다.
226-8. 헤라 이야기 1-3 / 클로엘 ★★☆☆☆
메넬라오스 x 헤라 장편 웹소설. 그리스 로마신화 배경 로판. 그로신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음.
1권에선 헤파이스토스랑 아프로디테랑 이혼했다더니 3권에선 또 부부로 나오고... 작가가 장편 연재하면서 초반 설정을 까먹은 듯
229. 미인 / 미야베 미유키 ★★☆☆☆
좋아하는 남자와의 혼인을 눈앞에 둔 처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처녀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 관리들은 아버지가 딸을 죽인 사건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처녀의 아버지는 횡설수설하며, 피처럼 붉은 아침노을과 집을 뒤흔들 정도로 세찬 돌풍에게 딸이 ‘가미카쿠시(다른 차원, 사후 세계 등 이 세상이 아닌 곳으로 사람이 사라져 버리는 일)’를 당했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자살해 버린다.
그 직후 다른 가게에서 똑같은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첫 번째 사건과 마찬가지로, 시뻘건 아침노을과 집 안을 뒤흔든 거센 돌풍에 이어 소녀가 실종된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는 협박장까지 날아오는데...
오하쓰 시리즈 2번째. 장편소설. 그럭저럭 재미있다.
230. 트로피컬 나이트 / 조예은 ★★☆☆☆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할로우 키즈〉
한 유치원의 핼러윈 연극 공연 날에 ‘유령1’ 역을 맡은 아이가 사라진다. 유치원 교사는 사라진 아이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아이는 왜 사라졌을까?
“이걸 어떻게 하지. 열대야가 심하니 얼어 죽지는 않을 테지만……”, 〈고기와 석류〉
남편이 죽고 아들도 떠나고, 이웃과 친구도 없이 혼자 남게 된 옥주는 장례식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어느 날, 산발을 한 채 쓰레기통을 뒤지는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괴물을 만난다. 결국 옥주는 괴물을 집 안에 들이고 ‘석류’라고 부르며 돌보게 된다. 옥주와 석류의 기묘한 동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게 될까?
“그냥 가만히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거지”, 〈릴리의 손〉
이야기 하나. 연주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는다. 이름도, 나이도 기억하지 못한다. 사고 현장을 찾은 연주는 그곳에서 기계 손을 줍는다. 연주는 기계 손을 고치기 위해 전자상가를 찾아가는데……. 이야기 둘. 릴리와 연주는 시공간의 ‘틈’으로 들어온 이방인을 구조하고 돌보는 일을 한다. 어느 날, 긴급 호출을 받아 현장으로 출동한 둘의 발밑으로 갑자기 시공간의 ‘틈’이 벌어지는데……. 한 세상과 다른 세상, 한 차원과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게 된 연주와 릴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늘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해”, 〈새해엔 쿠스쿠스〉
유리는 학교를 그만둔 채 모두와 연락을 끊고 집 안에 숨어 잠수를 탄다. 그런 유리를 설득하러 매일 엄마가 찾아온다.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의 실랑이가 계속되던 그때, 유리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나는 모로코에 있어’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모로코. 사막과 쿠스쿠스.’ 메시지는 사촌인 연우 언니가 보낸 게 분명해 보인다. 유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 메시지도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연우 언니가 쿠스쿠스를 먹으러 가자고 했던 어느 날을 떠올리는데……. ‘유리’와 ‘연우’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이라서, ‘자식’이라서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하던 일상의 폭력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 〈가장 작은 신〉
원인 불명의 급성 먼지바람으로 첫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날,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수안은 그 뒤로 2년을 집 안에서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안에게 고교 동창 미주가 찾아온다. 다단계 회사에 다니는 미주의 흑심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자기도 모르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여는 수안과, 처음의 나쁜 의도와는 다르게 영구 회원 가입 동의서만은 끝내 건네지 못한 채 죄책감에 시달리는 미주의 기묘한 만남이 아슬아슬하게 계속되는데...
“곰. 곰이야?”, 〈나쁜 꿈과 함께〉
‘나’는 몽마다. 인간들은 ‘나’를 통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을 본다. 하지만 코를 골며 잠든 은성의 이불 위로 기어 올라간 ‘나’는 핫초코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갈색의 팔다리가 짧고 뭉툭한 곰 인형이 되고야 만다. 심지어 은성은 ‘나’를 와락 끌어안기까지 한다. 무시무시한 몽마인 ‘내’가 도대체 왜 ‘곰 인형’의 모습이 되고 말았을까?
“제가 고양이를 잃어버렸는데요. 혹시 이렇게 생긴 고양이 보신 적 없나요?”,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어느 날부터 고양이들이 집에서, 침대에서, 소파에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은하도 체다를 그렇게 잃었다. 고양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만약 금지된 문이 나타난다면 여세요. 그게 당신이 살길입니다”,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어느 날, 젊은 영주가 머리에 도끼가 박혀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영주의 부인인 블루. “아이는 파도를 닮은 푸른 곱슬머리와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아름답게 자랄 것이오.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으며 크겠지만 끔찍한 외로움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소. 결국 무수한 피를 손에 묻히게 될 것이오. 남편의 목을 베고 구천을 떠돌 것이외다.
231. 사라진 여자들 / 메리 쿠비카 ★★☆☆☆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던 밤 세 명의 여자가 차례로 사라진다. 마을 전체가 용의자로 지목됐고,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살뜰히 챙기던 이웃 간 관심은,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집요한 의심과 폭력으로 변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 명의 여자 중 하나가 홀연히 나타났고, 피해자의 증언으로 서로 관련이 없던 실종자들이 강한 연관성을 갖추며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232.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 추정경 ★★☆☆☆
카지노 촌 뒷골목에서 전당포 직원으로 살아가던 소년 진. 어느 날 알 수 없는 자들이 그를 쫓기 시작하는데, 이 모든 것은 비밀의 순간이동 능력자 단체와 연결되어 있고, 자신 또한 순간이동 능력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진의 삶에 숨겨져 있던 다른 비밀들마저 파헤쳐지며 진의 삶은 뿌리부터 뒤흔들리는데, 진은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순간이동 능력자들의 초능력 배틀물.
233. 모녀귀 / 이종호 ★★☆☆☆
안병기 감독의 공포 영화 '분신사바'의 원작. 고립된 마을을 배경으로, 오랫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미신과 왕따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유진이 한밤중에 교실에서 볼펜 점을 쳐서 밉살스런 학우에게 저주를 내린 그 밤 이후 볼펜 점의 목표가 된 아이들이 머리가 불에 타는 등 괴상한 모습으로 죽어간다. 누구나 쉬쉬하며 잊으려 했던 참극의 무고한 희생자가 유진의 힘을 빌려 돌아오고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주민들은 다시 한번 공범이 되어 희생자를 찾는데..
야설 같은 묘사가 쓸데없이 많음. 그놈의 육감적인 팜므파탈 그만 좀 보고싶다.
234. 마당이 있는 집 / 김진영 ★★★☆☆
의사 남편에 똑똑하고 잘생긴 아들, 모자랄 것 없는 풍족한 가정. 주란의 가족은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집’으로 이사한다. 주란은 이 행복한 가정 속에서 완벽한 아내이자 주부, 어머니로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 단 한 가지 신경을 거스르는 것은 마당에서 나는 냄새. 남편은 금방 사라질 거름 냄새로 치부하지만 예쁜 수채화에 찍힌 기름 얼룩처럼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이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 완벽한 것 같았던 남편의 행동들도 하나씩 수상쩍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살인자인가?
빌드업에 비해 밍숭맹숭한 결말. 그래서 (스포)진짜 살인자는 결국 처벌받지 않는 건가?
235. 도깨비불의 집 / 기시 유스케 ★★☆☆☆
밀실살인 단편집.
트릭 좋아하면 재미있을 거고, 아니면 재미없다.
236. 드라큘라의 손님과 기이한 이야기들 / 브람 스토커 ★★☆☆☆
공포 고딕소설 단편집. 그럭저럭.
237.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
시골 마을의 대지주인 로저 애크로이드가 살해당한다. 애크로이드의 친구인 쉐퍼드 의사는 자신의 옆집에 살면서 호박을 키우는 수상쩍은 남자가 유명한 탐정 푸아로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애크로이드의 살인범을 쫓는 푸아로의 수사에 함께하는데……. 출간 당시 너무나 획기적인 결말로 인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추리 소설계에 거대한 충격을 가져온 작품.
238. 젊은 ADHD의 슬픔 / 정지음 ★★★☆☆
ADHD인이 쓰는 자전적 에세이.
언럭키 스타트업 때도 느꼈지만 글을 정말 맛깔나게 잘 쓴다.
239. 동그라미 / 츠지무라 미즈키 ★★☆☆☆
괴담 단편집. 괴담이라고는 하지만 무섭게 생긴 귀신이나 피가 튀기는 잔인한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만한 은근히 서늘하고 오싹한 이야기로 작가 자신의 주변 이야기들을 재구성함으로써 실화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제공하고 있다.
10엔 참배가 제일 오싹했고, 다른 이야기는 딱히 무섭지 않다. 열린 결말로 끝나는 밍숭맹숭한 이야기들.
240.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 염기원 ★★☆☆☆
유튜브를 보는데 집 나간 오빠 새끼가 나온다. 1년 반 동안 연락도 없더니 베스트셀러 작가, 스타트업 대표, 교수를 가르치는 인기 강사, 이 사기꾼 3관왕 타이틀을 달고 최강천재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다니. 하루하루 투포환을 내던지듯 힘을 쥐어짜며 살아가는 청춘 채하나. 사기꾼(?)이 된 오빠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간다.
강렬한 제목에 비해 내용은 다소 산만하다. 더 확실한 주제로 통일성이 있는 이야기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
241. 살인을 예고합니다 / 애거서 크리스티 ★★★★☆
마을의 온갖 가시빙 실리는 신문 ‘가제트’에 기묘한 광고가 뜬다. ‘살인을 예고합니다. 시각은 10월 29일 금요일 6:30 P.M. 장소는 리틀 패덕스. 친구들은 이번 한 번뿐인 통지를 숙지하기 바랍니다.’ 이웃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약속이나 한 듯 정해진 시각에 리틀 패덕스를 찾아온다. 그리고 6시 30분이 되자 방 안의 불이 꺼지고 두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지는데…….
정말 재미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 개인적으로 베스트10 안에 꼽는 소설.
242. 사육제의 밤 / 신진오 ★★☆☆☆
리디 단편.
243. 누구도, 아무도 / 한켠 ★☆☆☆☆
리디 단편. 무슨소린지모르겠어요
244. 멸종아이 / 김달리 ★★☆☆☆
리디 단편. '과거인류'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 마지막 생존자를 보호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
245. 앵무새와 메리 고 라운드 / 박지안 ★★★☆☆
리디 단편. 그냥 평이한 이야기인데 후반부에 "앵무새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대목에서 이상하게 울컥해서 그 부분만 다섯번쯤 읽은듯.
읽으면서 주인공 심리를 그대로 따라갔던 것 같다.
246. 0시를 향하여 / 애거서 크리스티 ★★★☆☆
재미있다. 고전인데도 범인을 맞출 수가 없음. 꼬고 꼬아서 의외의 인물을 지목하는 능력이 정말 놀라움.
247. 물의 아이들 / 찰스 킹즐리 ★★☆☆☆
몽환적이고 따뜻한 판타지 속 숨쉬듯 자연스러운 인종차별
248. 악마가 있는 천국 / 호시 신이치 ★★☆☆☆
쇼트 단편 모음집.
249. 방어가 제철 / 안윤 ★★☆☆☆
3편의 이야기를 엮은 단편집. 오랜만에 읽은 순문학. 음식 묘사가 좋았다.
250. 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 / 정해연 등 ★★☆☆☆
전건우 「누군가 살았던 집」 : 과거의 어두운 흔적을 지우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멀끔히 단장한 채 순진한 이들을 기다리는 괴물 같은 집에 대한 이야기이다. 문에 난 작은 흠집, 거실 바닥의 찍힌 자국, 화장실 타일에 간 금…….
정명섭 「죽은 집」 : ‘고독사’와 ‘전세 사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속도감 있게 다룬다.
정보라 「반송 사유」 : 등장인물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간 지인의 이메일이 점점 이상해지는데...
정해연 「그렇게 살아간다」 : 긴 투병생활 끝에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품은 주인공의 심리가 선연하게 그려진 작품.
251. 실책 / 조영주 ★★☆☆☆
리디 단편
252.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피터 스완슨 ★★☆☆☆
보스턴의 한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맬컴 커쇼. 어느 날 FBI 요원이 그를 찾아와 ‘당신이 몇 년 전 서점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을 기억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범죄소설 가운데 가장 똑똑하고 독창적이면서 실패할 확률이 없는 살인을 저지른 여덟 작품을 모아놓은 포스팅인데, 누군가 이를 따라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고전 추리소설 오마쥬가 많이 들어가 있음. 너무 길다. 나중에 범인 나왔을 때 얘가 누구더라? 싶었음.
253. 가을비 이야기 / 기시 유스케 ★★★☆☆
호러 단편집.
〈아귀의 논〉 기이한 숙명을 짊어진 남자의 슬프고도 비참한 업보 이야기.
〈푸가〉 실종된 작가 아오야마 레이메이가 남긴 원고, 그가 겪은 초자연적 현상의 기록.
〈백조의 노래〉 무명 가수가 남긴 궁극의 노래에 숨겨진 무서운 비밀.
〈고쿠리상〉 죽고 싶은 사람이 시도하는 금지된 의식. 목숨을 건 게임의 결말은?
254. 혼숨 / 전건우 등 ★★☆☆☆
〈얼음땡〉 - 전건우
조상우는 나이 마흔에 변변한 직업 없이 사채업자와의 숨바꼭질에서 지쳐가는 중년이다. 생활고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 30년 전 친구들과 함께 얼음땡을 하며 놀던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 만나는 친구와 함께 얼음땡을 하던 그날, 친구는 갑자기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 친구들을 덮쳐왔다.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30년 동안 그 얼음땡은 끝나지 않았는데…….
〈혼숨〉 - 홍정기
해질 무렵 운동장. 마지막 술래가 된 이레. 아무리 찾아도 아이들을 찾을 수 없었던 이레는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치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아이는 없다. 공포와 당황스러운 상황에 겁에 질린 이레는 눈물이 흐른다. 마침내 운동장 구석 미끄럼틀 안쪽에서 사람 그림자를 발견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산 자가 아니었는데......
〈야, 놀자!〉 - 양수련
혁은 40여 년 만에 온 윤의 전화를 받고 병원을 찾아간다. 혁이 윤을 만난 건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외할아버지 댁에 놀러가서인데, 거기 머문 열흘 동안 시골의 동네 아이들을 사귀게 된 혁은 아이들이 하는 묘 뺏기 놀이에 충격을 받는다. 땅따먹기처럼 진짜 묘를 밟고 그 위를 뛰어다니며 노는 놀이인데, 말리는 어른 하나 없다는 게 이상했다.
그 시절 그때 이야기를 나누던 윤은 혁이 가고 난 후 죽음을 맞이한다. 혁은 윤의 장례를 치르고 녹음파일 하나를 열게 된다. 거기엔 그때 혁이 만났던 아이들에 대한 놀라운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불망비〉 - 조동신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민속놀이 축제가 열린다. 그중 하나는 ‘비석치기’ 대회였다. 그런데 결승 도중 갑자기 정두수가 쓰러져 죽고 만다. 사인은 니코틴 중독.
정두수의 죽음은 수수께끼에 차 있었다. 망(비석치기용 돌)은 나무로 만든 것이고 쓰는 동안 누구의 것과 바뀐 적도 없다. 거기다 게임하는 모습은 모두 비디오 촬영이 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비석치기는 변수가 많은 놀이기 때문에 사태를 예상하고 뭔가 수를 쓸 수도 없었다. 대체 누가 어떻게 정두수를 죽였을까?
추억의 놀이를 소재로 한 괴담 앤솔로지.
255. 크리피 / 마에카와 유타카 ★★☆☆☆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고립된 주택가, 기묘한 옆집 남자와 도움을 청하는 소녀. 일상 가까이에 도사린 공포와 상상을 초월하는 악행이 덮쳐오는 사이코 미스터리.
가스라이팅과 세뇌를 다룬 소설. 오싹하다.
256. 요괴를 빌려드립니다 / 하타케나카 메구미 ★★☆☆☆
오코와 세이지 남매가 운영하는 자그마한 중고품점 겸 대여점 ‘이즈모야’는 손님이 없는 시간에 더 시끌벅적하다. 부상신(付喪神)들이 사람의 말을 하기 때문이다. 부상신이란? 백 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 요괴로 변해 버린 물건을 이른다. 그들은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 조심하지만 여기서만은 마음 놓고 수다를 떤다.
매일 이즈모야의 물품 선반에서는 잃어버린 물건이나 사기 당한 가게 주인의 사연 등 온갖 소문이 요괴의 목소리를 타고 들어온다. 대여점 덕분에 이리저리 다니며 다양한 소문을 듣는 부상신과 이야기를 듣고 사건을 해결하는 남매, 오랫동안 이어진 사람과 요괴의 기묘한 공생관계는 어느 사건을 계기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아기자기한 이야기.
257.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
아서 헤이스팅스 대위는 휴가를 받은 참에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존 캐번디시를 만나 그의 새어머니 소유인 스타일스 저택에 초대를 받는다. 재혼에 반대하던 잉글소프 부인의 말벗 에벌린이 부인과의 말다툼 후 저택을 떠나고, 저택에는 어딘지 모를 사악함이 감돈다. 그리고 며칠 후, 한밤중에 잠을 자던 잉글소프 부인이 격렬한 경련 후에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그녀의 사인은 스트리크닌에 의한 중독사로 판명되는데…….
헤이스팅스의 혼자 김칫국 마시다 실패한 로맨스가 웃기다.
258. ABC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
어느 날 에르퀼 푸아로의 앞으로 자신만만한 도전장이 날아든다. 그 직후 A, B, C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도시에서 각각 이름이 A, B, C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순서대로 살해당한다. 사건 현장에는 매번 알파벳 순서대로 도시를 안내하고 있는 ABC 철도 안내서가 펼쳐져 있고, 정신병자의 무차별 연쇄 살인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사람들은 공포에 떠는데…….
범인의 동기가 어마어마하다. 이제는 클리셰가 되어버린 반전의 창시자.
259. 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
푸아로에게 아름다운 아가씨 칼라가 찾아와, 자신의 어머니 캐롤라인이 아버지를 살해한 16년 전의 사건을 다시 파헤쳐 달라는 의뢰를 한다. 오직 진실만을 원하는 칼라를 위해 푸아로는 16년 전의 사건 관계자들을 한 명씩 만나서 얘기를 듣지만 관계자들 모두 범인이 캐롤라인이라고 확신하는데…….
260. 습기 / 마태 ★★☆☆☆
기적과도 같은 청약 당첨으로 신도시 신축 대단지 아파트인 ‘드림힐’에 입주하게 된 워킹맘 미연. 한 시간 이상 더 걸리는 출근 시간과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지호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 채팅방에 초대되고, 거기서 만난 지호의 같은 반 친구 학부모인 영희엄마와 인사를 나눈다. 바로 위층인 1402호에 산다며 지나치게 친밀감을 표현하는 영희엄마에게 미연은 거부감을 느끼지만, 미연의 퇴근이 늦을 때마다 지호를 돌봐주는 영희엄마에게 점점 의지하게 되는데......
사이비 종교가 얽힌 스릴러. 마지막의 반전은 그저 충격을 주기 위한 것뿐이라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낌.
261.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 / 김종일 마태 ★★☆☆☆
리디 단편
262. 추상오단장 / 요네자와 호노부 ★★☆☆☆
고서점 아르바이트생인 요시미츠는 어느 날 고서점을 찾아온 한 여자에게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보수에 끌려 의뢰를 받아들인 요시미츠는 소설의 행방을 찾으면서 다섯 편의 소설이 이십이 년 전 미결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소설에 담긴 중요한 의미를 깨닫는데…….
263. 프로파일러 / 하승민 ★★★☆☆
미국 어느 소도시에 위치한 자그마한 펍. 연쇄살인범인 ‘나’는 형사들을 간신히 따돌리고 근방에 잠시 몸을 숨기고 있다. 중범죄자를 타깃으로 하는 추적 시스템이 엄청난 검거율을 자랑하며 ‘나’의 목을 점차 조여 오던 참이었다. ‘나’는 별 볼 일 없는 인간들 틈에서 맥주를 들이켜며, 이 밤이 지나면 아바나로 도주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회갈색 눈동자를 한 청년과 눈이 마주친다. 서로를 알아본 것일까? 두 사람은 이내 대화를 시작하고,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참신한 설정. 재미있었다.
264. 살 / 정해연 ★★☆☆☆
리디 단편소설.
265. 엄마를 절에 버리러 / 이서수 ★★☆☆☆
출가를 결심한 엄마와 절에 가는 모녀의 여정을 담은 「엄마를 절에 버리러」, 화가 나면 늑대로 변하는 여자에 대한 소설을 쓰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자가 격리를 위해 엄마와 딸 단둘이 모텔로 떠나는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세 편의 소설은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노동과 돌봄의 차원에서 가감 없지만 무겁지 않게 그려낸다.
266. 두 발로 걷는 남자 괴담 / 위래 ★★★☆☆
리디 단편. 재미있다.
267. 비뚤어진 집 / 애거서 크리스티 ★★☆☆☆
가족 모두를 책임지던 백만장자 할아버지가 가족 중 누군가의 손에 독살된다. 10년 전에 재혼한 어린 아내가 범인이기를 가족 모두가 바라지만 끔찍한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 몸서리친다. 엄청난 재산을 둘러싼 각자의 욕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가족들이 모두 보는 데서 쓰인 유언장이 사라지며 사건은 점점 혼란스러워지는데…….
(스포)Y의 비극에서 영감받은 거 너무 대놓고 티나잖아요 작가님ㅠㅠ
268. 템테이션 / 더글라스 케네디 ★☆☆☆☆
제발 읽지마ㅠㅠ
하...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줄거리 자체는 평범하고 무난함
이 작가가 늘 쓰는 "불륜하다가 이혼당한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고 좋은 아버지인 남자주인공"이 어느 부자한테서 영화 시나리오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됨
근데 중간에 너무 잔인해서 상영금지당한 영화인 <살로 소돔의 120일>이라는 영화 줄거리가 자세하게 나옴 절대 검색하지마 경고했어 진짜로 호기심에 눈 머는 정도가 아니라 트라우마 생김
사드 후작이 쓴 소설을 영화로 만든 거야 사디즘이라는 이름이 이 사람 이름에서 나옴 근데 이 사드후작이란 새끼도 지 성벽 페티쉬 채우겠다고 자기 하녀들 고문하고 강간해서 죽인 개씨발놈인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미화하고 빨아주는지 모르겠음 BDSM의 창시자니 어쩌니 하는데 이새끼가 강간범인걸 아무도 모르는거같음...... 아무튼 영화 줄거리는 (멘탈 강한 사람만) 귀족들이 아이들 납치해서는 집단성폭행하고 끔찍하게 고문해서 죽인 다음 아무 벌도 안 받고 유유히 떠나는 게 영화 내용임 참고로 제일 끔찍한 건 쓰지도 않았음... 일부러 안 적음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책 다 읽고 나면 이 영화 줄거리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굳이 플롯상 필요가 없음.......
굳이 이런 개씨발미친영화 끌어오지 않아도 대충 넘길 수 있는데 그냥 좀더 자극적인 소재를 부각시키려고 넣은 것 같음
이 책 읽고 나서 한동안 현타와서 아무 책도 안 읽었음 멀쩡해 보이는 책만 골라 읽어도 지뢰 밟는 걸 피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빡쳐서................... 멀쩡한 베스트셀러에도 자꾸 느닷없이 강간묘사가 튀어나와서............. 나는 책 읽기 전에 스포 감수하면서 리뷰 훑어보고 읽는 편인데도......................
269. 외사랑 / 히가시노 게이고 ★★★☆☆
데쓰로는 동창회가 끝나고 귀가하던 중 옛 친구 히우라 미쓰키와 마주친다. 오랜만에 만난 미쓰키는 데쓰로의 기억에 새겨진 이전 모습과는 괴리감이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지어는 목소리마저 남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데쓰로에게 미쓰키는 자신의 신체는 여성이지만 실은 어렸을 때부터 남성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놀라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게다가, 같은 바에서 일하던 호스티스를 상습적으로 스토킹한 남성을 얼마 전 죽이고 말았다는데...
트랜스젠더를 주제로 한 추리스릴러. 2001년에 출간된 소설이라 지금의 트렌스젠더 담론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내용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여자에서 남자로 트랜지션한 FtM을 주로 다루고 MtF도 나오긴 하지만 비중이 적은데, 역시나 (수술이든 비수술이든)트랜스젠더가 ‘평등’의 이름으로 여성탈의실/여성목욕탕/여성교도소 등 여성전용공간에 남성의 무방비한 출입을 강요하고, ‘여성’이란 단어 대신 ‘생리하는 사람’, ‘자궁 소지자’ 등으로 부르라고 캠페인을 벌이며 여성의 개념을 해체하고, 남자에서 여자로 트랜지션한 트랜스젠더들이 여성스포츠에 여성 선수로 참가해서 불합리한 이득을 얻고 있는 등 현실적으로 여성인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딱히 남작가의 한계라고 보이진 않는 게, 트랜스젠더를 논하면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건 (내가 읽은)여자 작가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놈의 '여자의 마음' '남자의 마음'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는 그간 내가 읽은 여자 작가들보다 성찰을 더 잘한 것 같음. 왜냐하면 내가 읽은 여자 작가들은 그 성찰을 아예 스킵해 버리거나 거기 의심을 품는 사람은 싹 다 혐오자 취급하거나 둘 중 하나였거든
“미쓰키.” 이윽고 리사코가 말했다. “지금이니까 내 진심을 말할게. 좋은 말만 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안 될 테니까.”
데쓰로는 무슨 얘기를 하려 하나 싶어 아내의 옆얼굴을 봤다. 미쓰키도 허를 찔린 듯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다.
“알고 있겠지만 나는 여자야. 당연히 이렇게 여자의 몸을 지니고 있지. 그런 인간으로서 한마디 해둘게. 여자의 몸,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그렇게 싫어할 이유는 없다고 네 몸이 말하고 있을 거야.”
“너는 몸과 마음이 일치하잖아? 히우라는 그게 일치하지 않아 고통스러운 거라고.” 데쓰로가 옆에서 말했다.
“그건 알아. 하지만 왜 일치하지 않으면 안 돼? 마음은 남자, 몸은 여자로 있어도 되는 거 아냐?”
“나는 남자로 받아들여지고 싶어. 그래서 남자의 외모가 필요하고. 알겠어?” 미쓰키가 말했다.
그러자 리사코는 허리에 손을 대고 가볍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미쓰키의 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상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는 소리네.”
데쓰로는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고개를 살짝 꺾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시작이다.
“그거 너무 이상하잖아?”
“이상하든 아니든 그게 현실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미쓰키가 내뱉듯 말했다.
“그 현실을 바꿔볼 생각은 없어?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취급이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미쓰키가 그렇게 초조해할 이유도 없잖아.”
“그런 일이 그리 쉽게 되진 않잖아. 세상이 바뀌지 않으니까 내가 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히우라의 사고방식이야. 네 말은 꿈같은 이상론이고.” 데쓰로가 말했다.
리사코는 드디어 그를 바라봤다.
“그 정도는 알아. 그래서 미쓰키의 의사를 존중해. 하지만 육체를 바꿔 상황에 맞추려는 것은 타협안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건 진정한 해결이 아니라는 게 내 본심이야. 아까 말했지? 진심을 얘기해달라고. 그리고 하나 더 얘기하자면.” 다시 미쓰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여자의 몸을 지님으로써 미쓰키가 품은 초조함과 분노는 많든 적든 여성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 마음이 여자라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라고. 그저 익숙할 뿐이지. 그리고 포기하고 살 뿐이야.”
리사코는 하고 싶은 말은 끝났다고 마무리하고 소파로 돌아왔다. 테이블 위의 담배를 들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녀가 토해낸 연기가 너울너울 공중을 맴돌았다. 전원의 마음을 표현하듯 공기는 하얗고 뿌옇다.
“리사코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잊었어. 내 모습을 보는 것은 타인만이 아니야. 이 세상에는 거울이라는 게 있어.” 미쓰키가 말했다.
“그 거울을 보는 눈도 왜곡되었다는 생각은 안 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어.”
리사코의 입술이 흠칫 움직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은 더는 열리지 않았다. (본문 발췌)
270.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 후루우치 가즈에 ★★☆☆☆
아름다운 주인과 미스터리한 종업원, 근사한 아일랜드 요리가 있는 곳 여관 미아키스. 유럽 왕후 귀족이 살 법한 고풍스러운 저택에 각기 다른 절망을 가진 이들이 홀린 듯 이끌린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이곳 여관에서는 절망이 클수록, 젊고 체격이 좋을수록 환영받는다. 하지만 미아키스 여관에 머문 대가는 만만치 않은데…. 사람들을 홀리는 미아키스 직원들의 정체와 그들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3번째 이야기는 당황스러움.
왜 불법촬영 당해서 인터넷에 퍼지게 놔두나요 어떻게 이런 전개를 힐링결말로 포장할 수가 있지... 어이없네
271.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 미야베 미유키 ★★★★☆
좀비물X시대소설이라는 착상이 빛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야심작!
어느 겨울 아침. 밤사이 연못이 얼었는지 궁금해진 소년은 막대기로 연못을 휘젓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익사체를 발견한다. 오랫동안 물에 잠겨 원래의 체격을 알기 힘든 남자의 시체였다. 한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처리방법을 논의하던 중에 죽은 남자가 벌떡 일어나 사람들을 덮치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게다가, 화살을 맞아도 끄떡없는 익사체가 사람을 물자 똑같은 괴물로 변하고 마는데...
표제작보다는 첫 번째 이야기 <주사위와 등에>가 훨씬 재미있었다.
인간 아닌 것보다 인간이 더욱 무섭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 막론하고 언제나 가장 섬뜩하고 내 취향.
272. 결혼, 죽음 / 에밀 졸라 ★★★★☆
귀족과 부르주아의 이면, 평민과 서민의 실제 생활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써내려간 단편집.
말 그대로 계급별 '결혼'과 '죽음'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적어냈다.
그냥 선-약혼-결혼의 절차와 과정을 나열한 것뿐인데도 술술 읽히고 재미있음. 글빨이 진짜 좋아서 필사해 보고 싶은 책.
273. 살인자의 쇼핑몰 2 / 강지영 ★★☆☆☆
쇼핑몰에서의 치열한 전쟁이 마무리되고 지안은 일상으로 돌아가 대학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자신이 믿어왔던 삶이 온통 뒤바뀌어버린 충격 속에 ‘다나’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그들은 소울메이트처럼 많은 것이 닮았으나 다나는 어느 날 지안 앞에서 자살하고, 살인자 전용 앱인 수스앱에 지안에 대한 테러를 요청하는 상세정보가 올라오는데...
1편에서도 느꼈던 건데 플롯 때문인지 문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다. 누가 누군지, 뭐가 뭔지,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겠음.
274. 기도의 막이 내릴 때 / 히가시노 게이고 ★★☆☆☆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중년의 여인이 목을 졸려 죽은 변사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여인이 시가 현의 청소 업체에 근무하던 오시타니 미치코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수사 결과 오시타니 미치코는 죽기 직전에 고향 친구인 연극 연출가 아사이 히로미를 만난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날 아사이 히로미는 꿈의 무대인 메이지 극장에서 자신이 연출한 연극 ‘이설(異說) 소네자키 동반 자살’의 초연을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제자리를 맴돌던 수사에 숨통을 틔워 준 것은 여인이 죽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달력. 거기에는 각 달마다 니혼바시 일대에 있는 열두 개 다리의 이름 중 하나가 적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오래 전 가가 형사가 어머니 유품에서 발견한 A4용지에 적혀 있던 메모와 그 내용이 같을 뿐 아니라 필적까지 비슷했던 것이다. 가가 형사는 자신이 어릴 적 가출한 어머니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는데…….
275. 코리아이 / 김건규 ★★☆☆☆
낙태될 뻔한 아이를 국가가 대신 낳아 길러준다는 명목하에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인간 ‘코리아이’. 세상은 코리아이와 비코리아이를 철저히 계급화하고 코리아이는 감정과 개성이 지워진 채 국가를 위한 값싼 노동자로 전락한다. 코리아이인 혜리는 비코리아이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열심히 스펙을 쌓지만 번번이 취업에서 실패하고 만다. 그러던 혜리에게 성인이 된 코리아이를 관리하는 ‘코리아이 센터’의 남자가 찾아온다. 혜리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 정우가 비코리아이 여자친구인 서영지를 죽여 수배 중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서영지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데...
자잘한 곁가지들을 쳐내고 큰 흐름을 명확하게 만들어 좀더 분량을 짧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작품. 큰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게 좀 힘들었다.
276. 신체조각 미술관 / 이스안 ★★☆☆☆
죽고 나서도 영원할 수 있도록 스스로 조각이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신체 조각 미술관〉, 지옥 그 자체를 담은 놀이기구에 방문한 다섯 사람 〈한밤중의 어트랙션〉, 금기를 깨고 푸른 인어를 보러 간 젊은 어부 〈푸른 인어〉, 결혼과 출산 후 완전히 달라져 버린 아내와 마지막을 고하는 남편에게 벌어진 일 〈어떤 부부〉 등 환상적이면서 동시에 섬뜩해 소름이 돋는 8가지 기담.
신체조각 미술관이 제일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별로.
277. 이제 이혼합니다 / 가키야 미우 ★★★★☆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삼 다른 여자가 생기거나 자신 몰래 빚을 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혼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니! 주인공은 세상의 상식이 자신을 이상한 여자라고 비웃을까 두려워 오래도록 망설이며 참아왔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갈등과 고민을 뒤로하고 전격 이혼에 나선다.
일상에서 중년, 장년, 노년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마주할 만한 갈등을 기가 막히게 절묘하고 재미있고 또 술술 읽히게 그려내는 능력이 출중한 작가. 거기다 드라마화에 최적화된 소재 및 스토리를 지루하지 않고 흡입력 넘치게 풀어낸다는 상업적 장점까지 있다.
278. 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
아이가 많은 가난한 집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지내던 소녀는, 또 다른 아기를 임신한 엄마가 동생을 출산하기 전까지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의 집에 맡겨진다. 그리고 그 집에 도착해 마주하는 것들은 소녀가 그동안 겪어온 일상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그냥 친척 농가에서 어린 소녀가 보내는 잔잔한 일상 이야기. 빨간머리 앤에서 수다와 발랄함을 뺀 느낌.
279-80.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 케빈 콴 ★★☆☆☆
뉴욕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는 29세의 뉴요커 레이철 추. 그녀는 동료이자 남자 친구인 32세의 닉과 싱가포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한다. 닉의 친구 콜린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김에 그의 가족들을 만나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닉은 여자 친구에게 중요한 사실들을 말하지 않았다. 첫째, 그의 고향 집은 궁전처럼 생겼다는 것. 둘째, 사람들이 그를 싱가포르 최고의 신랑감으로 취급한다는 것. 셋째, 그의 사촌과 친구들 역시 미친 부자라는 것.
영화가 더 재미있다.
281. 열린 어둠 / 렌죠 미키히코 ★★★☆☆
초상화 여인에게 홀려 모델을 살해하는 화가의 이야기(〈두 개의 얼굴〉), 유괴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과거에서 온 목소리〉), 밀실에서 목 졸린 채 발견된 반신불수 소녀의 이야기(〈화석의 열쇠〉), 아내와 남편 양쪽을 동시에 미행하는 흥신소 직원의 이야기(〈기묘한 의뢰〉), 쥐를 위해 친구의 인생을 훔치는 남자의 이야기(〈밤이여, 쥐들을 위해〉), 사랑과 배신으로 얽힌 남자 둘, 여자 둘의 이야기(〈이중생활〉),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국민 배우의 이야기(〈대역〉), 6년을 기다려 복수를 완성하는 조폭의 이야기(〈베이 시티에서 죽다〉),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폭주족 고등학생의 이야기까지(〈열린 어둠〉) 9편의 반전 단편집.
재미있다.
282. 백광 / 렌죠 미키히코 ★★★☆☆
세상이 전부 녹아내릴 듯 뜨겁던 여름날. 어느 가정집 안마당에서 네 살 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망 추정 시간에 호텔에서 불륜을 즐긴 아이의 엄마, 아내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던 아이의 아빠, 치과에 예약 진료를 받으러 간 이모, 아이를 데리고 집을 지키던 할아버지, 잠깐 집에 들렀던 이모부, 황급히 집을 뛰쳐나갔던 낯선 남자까지…. 여아의 시체를 둘러싸고 평범한 일가족이 각자 감추어오던 충격적인 진실을 고백하며 서로를 살인범으로 지목한다. 한 명, 한 명이 고백할 때마다 범인이 바뀌고 사건이 뒤집히는 믿기 어려운 반전 속에서,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 걸까? 또 여자아이를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반전이 너무 많이 거듭되어서 나중에는 읽다가 좀 지친다. 반전 수를 줄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283. 이런 신발 / 전건우 등 ★★☆☆☆
신발을 소재로 삼은 동화를 재해석한 단편집.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장화 신은 고양이》, 《오즈의 마법사》, 《신데렐라》,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하여 새롭게 각색한 4편의 단편을 선보인다.
그럭저럭.
284. 늑대 이식 / 리러하 ★★★☆☆
억울하게 물려서 늑대인간이 된 둘째딸, 가족들에게 보름달마다 늑대가 되는 체질을 숨기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버지가 간경화가 와서 내 간을 이식받아야 한다고?
리디 단편.
285. 이웃집 생일파티 / 해도연 ★★☆☆☆
정체 모를 외부와의 전쟁이 이어지던 나날, 주인공이 사는 마을에도 공습 경보가 내려진다. 피난 대비를 마치고 지원 차량을 기다리던 ‘나’에게 이웃집의 희나가 찾아온다. 아이의 생일이라며 공기 주입기를 빌려달라는 말에 걱정된 나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고, 얼떨결에 같이 파티를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잇달아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 긴박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데… 대체 이 기시감의 정체는?
리디 단편.
지나가듯 하는 서술이라도, 충분히 뺄 수 있고 스토리에 필요도 없는 마당에 굳이굳이 성범죄 암시를 넣는 이유가 뭔지 참 궁금함.
286. 사자 츠나구 1 / 츠지무라 미즈키 ★★☆☆☆
평생에 단 한 번, 죽은 사람과 딱 하룻밤 동안 만날 수 있다면 누굴 만날 것인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죽은 친구를 찾는 여고생, 실종된 약혼자를 찾는 남자, 유일하게 위안을 주던 아이돌을 찾는 직장인 여성,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는 아들……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딱 평균값.
287. 백 번째 생일선물 / 조경아 ★★☆☆☆
리디 단편. 100살을 맞은 노인에게 보험사가 보낸 요양사 로봇이 찾아온다.
288. 자꾸만 투명해져요 / 권혁일 ★★☆☆☆
리디 단편. 힐링 판타지를 표방한 뻔한 이야기.
289. 기척 / 레이첼 호킨스 ★★★☆☆
《기척》은 가난한 여성이 고급 주택단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외형을 띤 소설이다. 그러나 완벽한 줄로 알았던 남자에게 아내가 있었으며, 그 아내가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위협과 긴장이 가득한 스릴러의 모습으로 전개를 바꿔가는데...
제인 에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290. 컨티뉴 / 윤자영 등 ★★☆☆☆
"사람들이 컨티뉴X라는 게임기에 빠져든다"라는 한 문장을 받은 작가들이 각기 써낸 5편의 단편.
메타버스 게임을 소재로 한 앤솔로지. 그냥 평이함.
291. 별 별 사이 / 김동식 등 ★★☆☆☆
앱으로 접속한 사람 대신 모든 감각을 느끼는 ‘세컨드 보디’가 활보하는 일상, ‘즐거움’ 파장과 같은 감정 에너지의 보조 없이는 살기 힘든 세상, 출생률이 바닥 친 시기에 태어나 독창성과 개성을 강요받으며 자란 ‘구멍 세대’ 아이들, 좋아하는 친구에게 코로 ‘불’을 뿜어 버린 체질에 숨겨진 비밀 등 4편의 청소년 소설 앤솔로지.
292. 화가 / 미쓰다 신조 ★★☆☆☆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소년 코타로는 할머니와 함께 낯선 마을로 이사한다. 앞으로 살게 될 집에서 왠지 모르게 낯익은 기시감을 느낀 코타로는 이사 첫날 동네의 미치광이 노인에게 “꼬마야 다녀왔니?”라는 의문의 말을 듣게 된다. 이사 온 집에 들어선 순간 예전부터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기묘한 악몽을 다시 체험한 코타로는 날이 어두워진 이후 집 이곳저곳에서 괴이한 현상과 맞닥뜨리고, 마을의 신령을 모신 숲에서는 정체 모를 존재에게 쫓기는 최악의 경험까지 하게 되는데...
초자연적 현상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라서 다른 작품보다 취향이었다.
일상의 공간이나 어둑어둑한 숲에서 오는 오싹한 묘사가 뛰어남. 긴박감 넘친다.
293. 라이온의 간식 / 오가와 이토 ★★☆☆☆
서른셋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 환자 시즈쿠는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받는 대신 따뜻한 곳에서 매일 바다를 보며 남은 나날을 보내리라고 결심하고 <라이온의 집>이라는 호스피스 시설에 들어간다.
라이온의 집에서 여생을 함께 보내게 된 게스트들은 일요일 오후 세 시, 특별한 간식 시간에 초대된다. 매주 누군가의 마음 깊이 각인된 추억을 재현한 간식을 만들어 모두 함께 나눠 먹는 시간이다. 언제 어디서 먹었고, 무엇을 느꼈던 간식인지 주문 편지에 사연을 써내면 마돈나가 추첨하는 방식으로 그날의 간식이 결정된다. 간식 시간마다 게스트들의 정체가 하나둘 밝혀지는 한편 시즈쿠는 다시 먹고 싶은 추억의 간식을 고르기가 힘들고, 예상치 못한 이별의 순간도 찾아오는데…….
평이한 책. 무난한 힐링소설.
294. 패럴렐 월드 러브 스토리 / 히가시노 게이고 ★★☆☆☆
대학원생인 쓰루가 다카시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각에 같은 전철을 타고, 맞은편 전철에 타고 있는 한 여성에게 점점 빠져든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 다카시는 대학원을 졸업하게 되고, 그 전철을 타는 마지막 날 그녀의 전철을 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늘 같은 자리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허탈한 마음에 창밖을 바라보던 그는 자신이 탔어야 할 전철 안에 있는 그녀를 발견한다.
몇 년이 지난 후, 다카시는 가장 친한 친구 도모히코의 애인 마유코를 소개받고는 그녀가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전철 속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구의 행복을 기뻐하면서도 질투에 시달리던 다카시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 마유코가 자신의 연인이 되어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현실과 꿈이 뒤죽박죽 된 상황에서, 다카시는 두 세계 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인지 파헤치는데…….
295. 인어가 잠든 집 / 히가시노 게이고 ★★★☆☆
딸 미즈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그때까지 이혼을 잠시 미루기로 한 IT 기업 하리마 테크를 운영하는 가즈마사와 그의 아내 가오루코. 어느 날 딸이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의식불명 상태가 되고, 의사는 사실상의 뇌사를 선언한 후 조심스럽게 장기 기증 의사를 타진한다. 미즈호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해 온 가족이 병실을 찾고, 부부는 함께 미즈호의 손을 잡는다. 그 순간 부부가 동시에 미즈호의 손이 움찔한 것처럼 느낀다.
그 후 가오루코가 장기 기증을 거부하고 미즈호를 집에서 돌보겠다고 선언하고, 부부는 이혼 결정을 번복한 채 미즈호의 연명 치료에 들어간다. 한편 가즈마사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MI) 기술, 즉 뇌나 경추가 손상되어 몸을 가눌 수 없는 환자로 하여금 뇌에서 보내는 신호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자신의 딸에게 적용하고, 미즈호는 자기 자극 장치를 몸에 연결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팔다리를 움직이기에 이른다. 그리고 잠자는 듯 여전히 아름답기만 한 딸을 향한 가오루코의 집착은 점차 도를 넘어서게 되는데....
각종 사회 이슈를 폭넓게 다루며 다양한 시점의 인물들을 포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읽기 쉬운 이야기를 엮어내는 능력이 탁월함. 주제의 커버범위가 정말 넓고, 이야기를 끝까지 끌어가는 힘이 확실한데다, 다양한 시점을 균형 있게 다뤄 주어서 독자로 하여금 뭐가 옳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엄청나게 다작하는데도 모든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들어가는 게 이해가 되는 실력.
296. 어른들의 거짓된 삶 / 엘레나 페란테 ★★☆☆☆
13세 소녀 조반나는 식탁 밑으로 아버지와 친형제같이 지내는 마리아노 아저씨와 어머니의 다리가 뒤엉켜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이를 계기로 어른들의 위선적인 삶에 눈뜬다. 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향한 뒤틀린 욕망, 첫 경험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이 성적인 욕구로 얼룩지는 과정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다.
자기를 지킬 능력이 모자란데 성적 호기심은 높고, 허세도 있고, 성적 방종을 어른스러움으로 착각하고, 사리분별력도 부족한 마당에 주변에서 제대로 딱 잡아줄 어른도 없는 소녀가 휘청휘청거리면서 자꾸 위험한 길을 택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움. 나를 너무너무 스트레스받게 함
주변 남자들 대가리 백대씩 다 깡!!!!!!!! 친 다음에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 다 끌고 와서 정신 차리라고 진심어린 상담 해주고 싶음 아니 맘같아선 아침부터 밤까지 애네 따라다니면서 뭔 사고 안 치는지 감시하고 싶음... 정신차려라 진짜
297. 원청 / 위화 ★★★☆☆
청나라 시대가 끝나고 중화민국이 시작되는 1900년대 초반 신해혁명기를 배경으로, 갓 낳은 딸아이를 두고 집을 나가 사라져 버린 아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아내가 있는 곳이라고 짐작되는 ‘원청’이라는 미지의 도시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 린샹푸의 여정 속에서 천재지변과 환란, 그리고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 평범한 인간 군상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하........ 강간이랑 윤간이 너무 많이 나와............ㅠㅠ
이제 위화 소설은 더는 못 읽겠음
<인생>이랑 <허삼관 매혈기>에서 그만 접었어야 하는 건데
298.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 하지은 ★★☆☆☆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은 소원을 들어주는 힘을 지닌 청년, 라벨에 얽힌 이야기다. 그에게 소원을 빌고 그 대가를 맞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고딕 배경 단편집.
왜 이렇게 글이 번역체 같고 어색하지?
299. 누군가 이 마을에서 / 사노 히로미 ★★☆☆☆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와타 기쿠코에게 법대 시절 친구였던 료코의 딸 모츠즈키 마키가 찾아온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와타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던 19년 전,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료코네 가족은 갑자기 실종된다. 당시 경찰이 나서서 그들의 행방을 쫓았으나 결국 찾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웬 여자아이가 자신이 료코의 딸이라고 말하며 나머지 가족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다고 찾아오는데... 한 마을에서 일어난 실종, 유괴, 살인 사건을 통해 ‘집단 심리’, ‘동조 압력’, ‘자기 보신’ 등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지 이야기하는 책.
300. 이금 / 코코아드림 ★★☆☆☆
사이비에 빠진 편모 슬하에서 자라는 소녀의 귀에서 어느 날 금이 나오기 시작한다.
리디 단편.
301. 개와 소금의 왕국 / 단요 ★★★☆☆
정민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정현수의 개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다. 그러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패거리의 유일한 여자 멤버 한소은이 코인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소식에 정민과 현수는 소은을 찾아가기로 결심하는데, 협박으로 돈만 좀 얻어낼 요량이었으나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거기엔 여자의 피투성이 시체가 드러누워 있었고......
리디 단편. 재미있다.
302. 탐 / 강태형 ★★☆☆☆
리디 단편.
반전만 노린, 개연성 없는 결말.
303. 명 바꾸기 / 전삼혜 ★★☆☆☆
이야기는 익명의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로부터 시작된다. 자기는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저주로 인해 스무 살이 되기 전 죽을 운명이고, 자기를 살리려다 엄마도 죽었으며, 그렇게 맡겨진 친척집에서도 자기를 죽이려 든다는데...
리디 단편.
304.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 위래 등 ★★☆☆☆
살의를 느끼게 되는 특정 사상이 책을 통해 빠르게 전염된 세상의 풍경을 그린 「죽이는 것이 더 낫다」, 인류의 종말이 인공지능의 투표로 결정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침착한 종말」,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처럼 불운의 미래를 예지하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주인공을 소재로 한 「캐시」, 외계 문명의 실수로 종말을 목전에 둔 지구에서 세 인물이 못 본 영화를 찾아나선다는 내용의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 서버 종료가 예정된 게임 속 인물들의 소멸을 그린 「멸망을 향하여」,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 한판 가위바위보 대결을 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등 종말에 관한 여섯 가지 색다른 이야기를 담아낸 종말문학 앤솔러지.
이번 종말문학 단편선에는 강간이 없어서 좋았다. 남작가들 자꾸 아포칼립스에 무슨 공식마냥 강간 넣어서 개빡쳤는데 다행
305. 얼간이 / 미야베 미유키 ★★★★☆
인간미 넘치고 조금은 바보처럼 살아가는 선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에도 시대의 혼조 후카가와. 이곳에서 한 청년이 괴한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를 계기로 공동체를 관리하는 관리인 규베가 야반도주해 버리고, 사키치라는 젊은 청년이 새로운 관리인으로 들어온다. 사키치는 성실하게 관리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수상한 항아리 신앙이니 노름패니 하는 이상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기 시작한다.
이상한 사건을 만들어 내서 사람들을 떠나게 만드는 자는 누구일까? 대체 왜 이런 음모를 꾸미는 것일까?
여러 단편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이루는 단편집. 미야베 미유키 에도 시리즈는 다 재미있다.
306. 전세 인생 / 박생강 등 ★★☆☆☆
막무가내로 빈집에 들어가 거주권을 주장하는 ‘오꾸빠’(공감성 수치 주의), 열악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공시생, 하루아침에 전세 사기를 당한 아파트 입주민, 어느 날 갑자기 유령이 되어 나타난 전셋집 전 주인. LH 임대 아파트에 당첨되었다며 걸려 온 옛 연인의 전화까지, '전세'에 대한 5편의 단편을 모은 앤솔러지.
307. 낙석동 소시민 탐구 일지 / 김아직 ★★☆☆☆
사람들의 마스크를 벗기고 도망친다는 어느 도시 괴담 속 악당, 고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는 어느 괴짜 편집자, 구조 요청을 보내려고 공원에 모였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으로 경찰에 연행되는 외계 집단... 초능력자, 외계인, 강화인간 등 정체를 숨긴 평범한 소시민이 코로나 재해 속에서 고난과 역경에 처한 이웃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12편의 이야기.
308.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 모리사와 아키오 ★★☆☆☆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 그리고 남자에게만 열중하는 엄마, 그로부터 내면의 우울에 시달리던 에밀리는 독립해서 살며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데, 그곳에서 유부남인 걸 속인 상사와 연애하다 결국 그에게 배신당하고, 직업과 돈은 물론 안식처까지 잃게 된다. 스물다섯 살에 삶이 막막해진 에밀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0년 이상 연락하지 않았던 외할아버지 집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담담하게 부엌칼을 갈고, 식사를 준비하는 할아버지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음식 묘사가 맛깔나다. (스포)호감이 생긴 남자랑 결국 이어지지 않고 혼자만의 마음으로 끝나고, 오히려 (일방적)연적과 친구가 되는 게 클리셰를 빗나가서 좋았음.
309. 수확자 / 닐 셔스터먼 ★★★★★
개재밌다
아주 오랜만에 재미있는 판타지 트릴로지 발견해서 기분이 너무 좋음
세상에 이런 책들만 가득하면 좋을텐데
310. 여름 기담 순한맛 / 이주혜 등 ★★☆☆☆
기담이라기보다는 그냥 여름을 주제로 한 단편 모음집 느낌.
<초록 비가 내리는 집>이 제일 좋았다. 문체가 서정적이고 아름다움.
311. 여름 기담 매운맛 / 성혜령 등 ★★☆☆☆
“하지만 내가 봤고, 나는 증언한다” 〈나는 나무다〉 : 인간들의 범죄를 지켜보는 나무 시점 이야기
“이것은 내가 절에서 겪은 이야기다” 〈절담〉 : 정체 모를 비구니를 다시 한 번 만나는 주인공
“문진은 별장에서 냄새가 난다고 믿었다” 〈마구간에서 하룻밤〉 : 항암치료를 마친 후 생전에 외할아버지가 지었던 마구간을 개조한 별장에서 머무는 주인공에게, 하나둘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별장을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 〈아미고〉 : 인공지능 스피커가 비서의 역할을 대신하고 무인 우버가 상용화된 멀지 않은 미래 시대, 주인공 ‘죠’는 촬영 현장의 유일한 스턴트맨이다. 촬영 중 큰 사고를 겪은 뒤 돌아온 현장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자리하고 있는데...
안 매움
312. 선더헤드 / 닐 셔스터먼 ★★★★★
수확자 시리즈 2편
313. 종소리 / 닐 셔스터먼 ★★★★☆
수확자 시리즈 완결편.
구름 있을 때는 자기 성별이 남자라고 느끼고 햇빛 비칠 때는 여자라고 느끼는 캐릭터가 나옴(이종족 특징 뭐 그런 거 아님... 멀쩡한 인간임. 성별개념이 없는 사회에서 길러졌다고 함)
단언컨대 내가 본 캐릭터 설정 중에 가장 등신같은 설정
주변 사람들이 이 정신나간 젠더스펙트럼쿨병놀이에 맞춰주기 위해 일일이 날씨 확인해가며 sir, ma'am이라고 바꿔 부르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음
진짜 착하다... 나같으면 지랄NO 하면서 씹었을 텐데
작중에 어떤 캐릭터가 이 캐릭터한테 "그래서 남자예요 여자예요?"라고 묻는데, 동굴 안에 있어서 하늘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곤란해하다가 당신들은 왜 그렇게 성별이분법에 집착하냐고 화내는 장면이 있음. 님이 누구보다 성별이분법에 집착하고 계세요.......
그래서 이 캐릭터가 과연 화장실은 어디 들어가고 탈의실은 어디 쓰는지 서술되나 지켜봤는데 그런 문제는 일절 안 다루더라ㅋㅋㅋ
그렇겠지... 성별이분법적 사고가 구시대적이고 편협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남자 및 MTF가 여성공간 침입해서 여성에게 성범죄 및 폭행,살인 저지르는 건 눈 감고 없는 일인 척 못본 척하거나 그건 진짜 트젠이 아니라고 우기거나 일부를 전체로 호도하지 말라고(어디서 들어본 익숙한 #NotAllMen) 하는게 특기니까.
가설과 이론이랑 현실은 다름. 현실에서 남자들이 어떻게든 여성공간을 해체하고 기회만 되면 여자에게 범죄를 저지르는데, 이런 현실에서 성별이 이분법적인 건 구시대적이니까 여성공간에 지가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도 들어가게 해주는 게 옳다고? 진짜 어떤 꽃밭에 살고 있는 거임? 공산주의도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인 개념인데 현실에 적용하면 소련이고 북한임
지랄말고 남자의 알량한 기분권보다 여자의 안전권과 생명권을 우선해라
314. 이야기꾼 여자들 / ★★☆☆☆
어렸을 때 이 책 읽은 기억이 있음.
"달려라 메로스"랑 "미소" 이 단편 2개만 기억에 인상 깊게 남아 있어서 그게 어디 실린 단편인지 계속 궁금해했는데, 우연히 이 책을 읽고 그 출처를 드디어 알 수 있게 돼서 속시원하다.
문체가 분위기 있고 좋음. 딱 환상소설에 어울림.
315. 제인 / 엘린 브로쉬 맥켄나 ★★☆☆☆
제인 에어의 현대적 재해석. 그래픽 노블.
316-317. 하루살이 1, 2 / 미야베 미유키 ★★★★☆
부유한 상인의 첩이라는 신분으로 본처와 세상의 눈을 피해 숨어 살던 여인이 살해당한다. 현장에서 용의자로 붙들린 사람은 오래전에 여인이 버렸던 친아들. 과연 아들이 범인일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얼치기 무사 헤이시로와 빼어난 미모의 천재소년 유미노스케가 다시 나서는데…….
<얼간이>의 속편. 얼간이를 읽고 나서 읽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318. 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
미야베 미유키 첫 단편집. 데뷔작.
319. 연중무휴 던전 / 유권조 ★★★☆☆
던전은 마왕이라는 상징적인 통치자 아래 규합한 각종 몬스터들의 멸종을 방지하는 동시에, 모험가가 탄생하는 일차적 원인이 되는 공간으로서 인간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성장 동력으로 일조한다. 물론 때론 거래와 속임수, 심지어 야합까지도 불사하는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다. 승진 욕심이 없는 좀비 후배를 다그치는 스켈레톤이나, 천성적으로 폭력과 살생에 거부감을 느껴 사무직을 택한 회계사 드래곤이나, 바다에서의 삶에 지쳐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던전에 들어가기 위해 100년 동안 분투해 온 크라켄의 이야기...
판타지 단편집. 판타지에 현실 열스푼 끼얹어서 르포처럼 풀어나가는 이런 이야기가 내 취향.
320. 그랜드 메가 오디션 / 곽재식 ★★☆☆☆
갈수록 출생률이 떨어지자 위기에 몰린 대한민국 정부는 ‘인구부’를 창설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회담을 개최하고, 인구부는 출생 증가를 위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관련 법안을 급히 내놓지만 하나같이 소용이 없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결국 정부는 특단의 방침을 내린다. 매년 인공 유전자 조합으로 차세대를 이끌어갈 100만 명의 아기를 만들기로 한 것. 그런데 그 유전자는 어떻게 선별하지?
리디 단편.
321. 이중생활자 / 나혜림 등 ★★☆☆☆
안전가옥 테마 단편집.
재미없음
322. 나의 차인에게 / 남세오 ★★☆☆☆
리디 단편.
뭐야? 이렇게 쉽게 해결된다고? 이렇게 쉽게 해결될 거면 주인공/임차인에게 대체 왜 그런 일을 겪게 만든 건지...
우선 수확자 시리즈랑 미야베미유키 작품부터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