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최근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좋아서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필사해봤어.

다 좋지만 특히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도 있고 그렇더라.

토리들은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는지 궁금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22P

우리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취약하다. 바로 그때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여기 있는지에 대한 기억이 돌아오는 때이기 때문이다.


25P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아침은 뭉근한 절망의 냄새를 풍긴다. 자기 삶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침을 싫어할 가능성이 크다.


35P

마르쿠스는 골치 아픈 사람에게서 영향력을 빼앗으라고 제안한다.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자격을 빼앗을 것. 다른 사람은 나를 해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나를 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51P

이 세상에 '소크라테스의 사상' 같은 것은 없다. 소크라테스의 사고방식만이 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수단만 있을 뿐, 그 끝은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지식보다 방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식은 곱게 늙지 못한다. 하지만 방법은 그럴 수 있다.


67P

사람들은 왜곡된 현실을 유일한 현실로 착각한다. 심지어 자신이 안 맞는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하루 종일 휘청거리며 가구에 부딪치고 사람들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내내 가구와 사람들을 탓한다.


76P

행복은 붙잡으려고 애쓸수록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행복은 부산물이지, 절대 목표가 될 수 없다. 행복은 삶을 잘 살아낼 때 주어지는 뜻밖의 횡재 같은 것이다.



루소처럼 걷는 법


92P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99P

상상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소로처럼 보는 법


120P

물건과 사람을 너무 빨리 정의 내리면 그것들의 유일무이함을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


128P

소로는 말한다.

"어떤 대상을 이해하는 것을 멈출 때에야 나는 비로소 그 대상을 보기 시작한다."


134P

소로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을 "마음 검사"로 여겼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게 아니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지 않고는 자신의 시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151P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삶을 가장 덜 인식할 때 가장 행복하다.”


153P

듣기는 연민의 행위, 사랑의 행위다. 귀를 빌려주는 것은 곧 마음을 빌려주는 것이다. 잘 듣는 것은 잘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술이며,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습득 가능하다.


172P

우리는 광각의 세상에서 망원 렌즈로 찍은 사진 같은 삶을 살아간다. 전체적인 그림은 전혀 볼 수 없다.


178P

가장 최근에 쓰인 것이 늘 더 정확하다는 생각, 나중에 쓰인 것이 전에 쓰인 것보다 더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 모든 변화는 곧 진보라는 생각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


180P

다른 사람들의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면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을 밀어낸다.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201P

에피쿠로스는 기운 내라고 말한다. 자연이 당신을 돌봐줄 것이다. 자연은 반드시 필요한 욕망은 채우기 쉽게, 불필요한 욕망은 채우기 어렵게 만들어놓았다. 사과는 나무에서 열린다. 테슬라 자동차는 나무에서 열리지 않는다. 욕망은 우리를 최고선으로 이끌고 텅 빈 욕망에서 멀어지게 하는 자연의 GPS다.


210P

내 우유부단함의 뿌리에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안다. 잘못된 선택을 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최선이 아닌 그저 괜찮은 것을 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212P

“난 충분히 좋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고 봐요. 이런 것들이 삶에서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해줘요. 게다가 충분한 걸로는 부족한 사람에게는 뭐든 충분하지 않을 걸요.”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219P

속도는 조급함을 낳는다.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은 삶의 속도와 반비례하여 줄어든다.


250P

종류와 상관없이 어떤 것을 더 좋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간디처럼 싸우는 법


267P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악에 맞서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 모든 폭력은 상상력의 실패를 나타낸다. 비폭력은 창조성을 요구한다. 간디는 언제나 새롭고 혁신적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274P

제대로만 하면 싸움은 생산적이다. 양쪽이 윈윈하는 해결책에 다다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싸우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해결책에 다다를 수도 있다.


279-280P

"네겐 노력할 권리가 있지만, 반드시 그 노력의 결실을 취할 권리는 없다. 절대로 보상받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285P

다른 이를 잔인하게 대하는 사람은 곧 스스로를 잔인하게 대하는 것이다.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323P

친절함은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잔인함은 학습되는 것이다.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41P

순식간에 사라지는 작은 기쁨을 즐기려면 느슨하게 쥐어야 한다. 너무 세게 붙잡으면 부서져버린다.


347P

우리의 정체성은 자기 주위에 무엇을 두기로 선택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주변에 무엇을 두느냐는 선택이다. 철학은 우리가 내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택을 겉으로 드러내 보인다. 어떤 것이 자신의 선택임을 깨닫는 것은 더 나은 선택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378P

니체는 그 무엇도 입증하려 애쓰지 않는다. 그저 독자가 세상을 바라보기를, 자기 힘으로, 전과는 다르게 바라보기를 원할 뿐이다.


385P

고통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사랑하지 말라고, 바로 그 고통으로 말미암아 인생을 사랑하라고, 니체는 말했다.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403P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렸고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않다.”


405P

적이 우리 몸을 해할 수는 있어도 우리 자신을 해칠 순 없다. 스토아철학을 공부한 간디는 “누구도 나의 허락 없이 나를 해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


408P

우리는 너무 자주 자신의 행복을 타인의 손에 맡긴다. 고압적인 상사나 변덕스러운 친구, 인스타그램 팔로어 같은 타인의 손에. 노예였던 에픽테토스는 이런 고난을 스스로 부여한 속박에 빗댄다.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


408P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408-409P

스토아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두라.” 우리는 외부의 목표를 내면의 목표로 바꿈으로써 실망의 공격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놓을 수 있다.


410P

우리 생각과 행동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듯 우리 감정에 대한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


417P

예상된 고난은 힘을 잃는다. 구체적으로 표현된 두려움은 그 크기가 줄어든다. 최소한 스토아철학은 그렇다고 말한다.


425P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혼동한다. 스토아철학은 헷갈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간단하다.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몸조차도 내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빌릴 뿐, 절대로 소유하지 않는다. …잃어버릴 것이 없다면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할 것도 없다.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435P

노년은 고정되어 있는 거대한 물체이며,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다. 노년과의 만남은 절대로 부드럽게 이뤄질 수 없다. 우리는 노년을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옆구리를 살짝 부딪치지 않는다. 우리는 노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439P

우리는 나이 들수록 더 강렬한 형태의 자기 자신이 된다.


461P

얼마나 오래전의 일이든 상관없이 우리가 과거를 경험하는 것은 언제나 현재다.


465P

'난 너를 위해 살지는 않지만, 너 덕분에, 너를 통해서 살아.' 우리의 관계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474P

우리의 삶에는 결코 끝이 없다. 그저 포기할 뿐, 끝마치지 못한 일은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세상에 끝마치지 못한 일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사람은 삶을 온전히 살아낸 것이 아니다.


몽테뉴처럼 죽는 법


486P

우리는 자기 자신과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한다.


492P

죽음은 삶의 끝이지만 삶의 목표는 아니다.


  • tory_1 2022.02.12 19:35
    우와 좋은 글이 많네 첫 시작이 침대에서 나오는 법이라니..!
    읽어볼 수 밖에 없잖아??!ㅋㅋ 좋은 글 공유해줘서 고마워~~
  • tory_2 2022.02.12 20:11
    와 나 이거 집에 있는데!!! 토리글 보니까 읽고 싶어짐 ㅋㅋㅋㅋ
  • tory_3 2022.02.13 10:47

    토리야~ 문장이 너무 좋아서 전부 다이어리에 필사했어! 좋은 글 올려줘서 정말 고마워^_^

  • tory_4 2022.02.13 17:38
    이 책이 메인으로 다룬 철학자는 아니지만 나는 이 구절을 메모해뒀어
    -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한 번에 한 붓질씩 자기 자화상을 그린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곧 그 자화상이며 “오로지 그 자화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스스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말 것. 스스로를 그려나가기 시작할 것. -
  • tory_5 2022.08.01 23:07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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