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나목 /박완서
: 6.25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부디 나만의 불행은 아니기를, 모두 다 같이 불행해지기를." 류의 생각을 서슴 없이 드러낼 때가 있는데, 섬뜩하면서도 그 마음이 공감 되더라.
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 참 좋더라. 그리고 정이현이 단편집 등으로 십여 년 이상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시니컬한 감성이 2017년 버전으로 멋지고 섬세하게 나타났어.
2017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최은영 외
: 믿고 보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수상작 빼고는 모두 훌륭했어. 2016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퀄리티가 전작들에 비해 김금희 작품 빼고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미묘했는데 완벽하게 회복했더라고.
오직 두 사람 /김영하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우리들의 시대에 /헤밍웨이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재)
: 원래 좋아했던 소설을 재독했는데 새롭게 좋았어. 시대적 한계와 로체스터의 전 아내 문제 등 작품적 한계가 뚜렷하고 비판하는 소설이 있을 정도지만, 그래도 굉장히 페미니즘적이더라. 서사 자체는 둘째치고 제인 에어가 자기 삶에 대한 가치관을 표현할 때 정말 그 가치관 멋져. 정확히는 제인 에어보다는 샬럿 브론테의 가치관이겠지. 특히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서문을 다들 꼭 읽어 봤으면... 정말 당차고 멋있어.
산딸기 크림봉봉 /에밀리 젠킨스
: 이런 동화들을 읽고 자란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싶던 동화. 내가 예전에 요약해놨던 글을 긁어 왔어. 흰 칠 했으니 궁금한 톨은 읽어봐.
아주 먼 옛날 거친 도구를 이용해서 소젖을 짜고 남은 우유 찌꺼기를 활용해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드는 모녀의 풍경이 펼쳐진다. 모녀는 열심히 즐겁게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들고 딸은 크림봉봉을 휘저은 스푼에 묻은 크림을 맛보고 감탄한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산딸기 크림봉봉은 그들의 남자 가족들에게만 대접 된다. 그들은 부엌 뒷켠에서 따로 식사를 한다. 그리고 백 년 뒤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드는 백인 모녀가 나온다. 도구는 조금 더 나아졌지만 그들 또한 식탁에서 산딸기 크림봉봉을 맛볼 수는 없다. 또 백 년 뒤 이번에는 흑인 노예 모녀가 나온다. 백인 가족을 위해 일하는 흑인 노예 모녀는 주인 가족을 위해서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들고 노예 엄마는 위험을 무릅쓰고 노예 딸에게 산딸기 크림봉봉을 휘저은 스푼을 맛보게 해준다. 노예 모녀로부터 백 년 뒤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드는 20세기 초반의 백인 모녀는 자신들이 만든 산딸기 크림봉봉을 비로소 가족들과 평등하게 식탁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드는 가사 일은 온전히 모녀의 몫이다. 마침내 2000년대의 어느 부자 가정의 모습. 아빠와 아들이 최신 도구를 사용해 맛있는 산딸기 크림봉봉을 만든다. 그리고 인종과 나이를 초월한 동네의 여러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산딸기 크림봉봉을 행복하게 나누어 먹는 장면으로 동화는 끝난다.
찐톨 사족: 21세기 풍경도 모녀/모자/부녀 등으로 설정하는 게 좋았을 듯. 갑자기 부자가 나와서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를 오히려 나이브하게 훼손한 느낌이 좀 들어.
바느질 수다 /마르잔 사트라피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
: 킬링타임용으로 적당히 훌륭함. 여성 인물들이 멋져서 더 좋음.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내겐 드레스 백 벌이 있어 /엘레노어 에스테스
: 왕따에 관한 동화인데 이 책도 정말 좋다. 절판된 것 같은데 아이들이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내가 인상 깊었던 구절들 첨부할게.
페기는 정말로 못된 애는 아니었다. 작은 애들을 못 살게 구는 애가 있으면 페기는 그 애를 혼내주었다. 그리고 동물을 학대하는 것을 보면, 페기는 몇 시간이고 소리를 질렀다. 만약 누군가 페기에게 "완다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라고 물었다면, 페기는 몹시 놀라워했을 것이다. 잔인하다고? 왜 그애는 자기한테 드레스가 백 벌이나 있다고 하는 걸까? 모두들 그게 거짓말인 걸 아는데 말야. 어째서 그 애는 거짓말을 하는 걸까? 그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이름은 왜 그 모양이지? p.21
존경하는 선생님께 우리 완다는 이제 학교에 다니지 않을 겁니다. 제이크도요. 우리 가족은 대도시로 이사 갑니다. 우리를 폴란드 놈이라고 부르지 않는 데로요. 이름이 왜 그렇게 이상하냐고 묻지 않는 데로요. 대도시에는 수많은 이상한 이름들이 있거든요. 안녕히 계십시오. 젠 페트론스키 올림 p.51
나에 관한 연구 /안나 회글룬드
그레이스 /마거릿 애트우드
런던 스케치 /도리스 레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2
운명의 딸 1,2 /이사벨 아옌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3,164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글로리아 네일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7
: 브루스터플레이스라는 곳에서 사는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야. 옴니버스 형식이야. 인종/계층/젠더 이슈 싹 다 흥미롭고 치밀하게 다루고 있어서 좋더라. 미국에서는 오프라 윈프리가 뮤지컬 제작도 했다더라.
나누어진 하늘 /크리스타 볼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4
설득 /제인 오스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7
오 헨리 단편선 /오 헨리*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0
만주야 상점 옆 예쁜 집 /기시모토 요코
: 나는 인생이 심심하고 생활이 필요해지면 일본의 팬시한 소설들을 찾아 읽는데 일본 소설이 참 많지만 이렇게 내 마음에 쏙 드는 책은 찾기 힘들어. TIM로 나톨의 일본 소설 고르는 몇 가지 기준 써볼게.
1) 책의 디자인.
국내에 번역된 일본 소설 중에 표지가 굉장히 화려하고 글 내용 폰트가 한겨레결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백발 백중 나랑 안 맞음.
2) 인위적이되 작위적이지 않을 것.
가령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는 상황의 평화로움이 지닌 인위성은 좋지만 이 평화에 각종 미사여구나 감탄을 붙이는 건 싫다.
3) 작가와 주인공은 여자일 것.
남자의 이야기는 나에게는 대체로 아무 쓸모가 없다.
4) 특정 장르가 아니라 일상물일 것.
어지간하면 음식을 주제로 하는 쪽이 양산형이라 그런지 기본 퀄리티가 보장 된다.
절대 울지 않아 /야마모토 후미오
: 야마모토 후미오는 위에 내가 쓴 일본 소설을 고르는 4가지 기준을 아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작가!
달콤 쌉싸름한 사중주 /유즈키 아사코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시바타 요시키
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쓰무라 기쿠코
젠더 트러블 /주디스 버틀러
: 읽고나면 이 책 내용은 둘째치고 내가 버틀러의 문장을 완독했다는 감동이 뻐렁차는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정희진 외
나의 페미니즘 레시피 /장필화 외
: 오래전부터 페미니즘 운동을 한 중장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좋아. 나는 이 책 내용에 그렇게 공감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젊은 세대에 속하는 페미니스트라면 그래도 한 번쯤은 읽어보면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
페미니스트 모먼트 /김홍미리
언니, 같이 가자! /안미선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캐슬린 베리
사회주의
레드로자 /케이트 에번스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 /안토니오 그람시
에세이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오늘부터 우리는 가족입니다 /이예진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마스다 미리
차의 시간 /마스다 미리
와, 고마워! 참고해서 좋은 책들 읽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