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전시 다녀와서 블로그에 리뷰 올렸는데, 디토에서 추천글 보고 가게 된 거라서 내 리뷰도 디토에 올려봐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앞에 포토존 사진이랑 뭐 주절주절하는 건 빼고 필요한 부분만 긁어왔고 블로그를 그대로 긁어온 거라 말투는 양해 부탁해~!



내부는 사진 촬영이 완전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보기 편했음 찰칵찰칵 소리 안 들려서!

이제껏 전시 다니면서 인상 깊게 들은 도슨트가 많이 없어서 굳이 도슨트에 맞춰 가지는 않는 편인데

이 전시는 추천글마다 도슨트를 꼭 들으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오지게 많다는 말도...

각오는 하고 갔지만 세상에 사람 그렇게 많은 도슨트 처음 봄;;; 평일 오후였는데 진짜 족히 백 명은 되어보였음...

백 명 정도가 한 사람 따라서 우르르 다니니까 피리 부는 사나이 현실판 같곸ㅋㅋㅋㅋㅋㅋ자리 잘 못 잡으면 그림은 안 보이는 채로 설명만 들어야 한다

근데 나중에는 약간 요령이 생겨서 계속 맨 앞에서 그림 보면서 설명 들을 수 있었다 그냥 거기 있다 보면 터득하게 됨

도슨트 듣는 동안에는 일행들과는 떨어져서 따로 듣는 게 편하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니까 떨어질 수밖에 없기도 하곸ㅋㅋㅋ

어떤 분들은 앞자리도 포기 안하고 서로 떨어지지도 않으려고 붙어다니다가 옆 사람들 치고 그랬다...

다 듣고 나니까 이 도슨트가 호평을 받는 건 당연해보였다 왜냐면 이분은 찐으로 베르나르뷔페 덕후이기 때문이다

어떤 도슨트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나오는 정보를 영혼없이 전달만 해주기도 하고 시간을 떼운다는 느낌을 주는 도슨트도 봤었는데

이분은 정말 찐으로...베르나르 뷔페를 사랑하시고 그 애정이 해설에서 모두 느껴진다 그래서 관람객들도 잘 몰입해서 그림을 보게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플롯도 잘 짜셨고 스토리텔링도 훌륭했다 유머 감각도 좋으시고 많이 준비한 게 보여서 더 열심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다는 후기도 많이 봤는데 난 양철나무꾼 같은 인간이라 그렇지는 않았지만 그 심정이 공감은 됐다 그 정도로 스토리텔링이 좋음

말투나 화법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어떤 단어를 강조하기 위해서 도치법을 많이 쓰시고(EX: 20세기 증인. 그게 뷔페 별명이었어요.)

술술 흘러가는 식으로 말하는 투가 아니라 문장과 단어마다 마침표를 확 찍어서 뚝뚝 끊어쓰는 식인데(EX: 뷔페는 천재였어요. 천재.)

개인적으로는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거슬렸던 건...같이 듣는 분들 중에 리액션 빌런 분들이 두 분 정도 계셨다

도슨트가 한 마디 할 때마다 아~음~어~ 한 문장이 아니고 한 마디마다!!!!!! ㅠㅠㅠㅠㅠㅠㅠ 제발 도슨트가 혼자 말하게 해주세요...

게다가 미술기법 같은 거 설명할 때는 본인이 안다는 티를 너무 내고 싶어하고 심지어 도슨트가 말하기 전에 미리 말해버리기도 하곸ㅋㅋㅋ

영화관에서 관크당하는 것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음...

도슨트를 듣는 동안에는 이야기도 들어야 하고 사람 많으니까 정신 사납고 그래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기 어렵고 끝난 뒤에 다시 봐야 한다

그래서 도슨트 1시간, 이후 그림 보는 시간 1시간 해서 최소 두 시간은 잡고 가는 걸 추천! 물론 그림 보는 시간은 넉넉할수록 좋다

설명을 듣지 않고 보면 화풍이 왜 변하는지 이 그림은 왜 그렸는지 알 수 없는 그림이 많아서 웬만하면 도슨트를 듣기를 권한다

근데 평일에만 진행되니까.........시간을 맞출 수 없다거나 주말에만 시간이 난다거나 하면 검색해보고 사전지식을 쌓아두고 가는 게 낫겠다

초기작은 확실히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비쩍 마른 사람들과 빈 그릇, 황폐한 얼굴 같은 것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전쟁이었구나 전쟁 이후의 시대가 이랬구나 하고 가슴에 콕콕 박히고 내 멘탈도 같이 말라가는 느낌이랄까

그림을 보는 재미는 그가 직선에 집착해서 그린 그림을 볼 때 제일 컸던 것 같다 성당이나 다리, 도시를 그린 그림들 같은 거

자 대고 그렸나 싶을 정도로 쭉쭉 뻗은 직선들이 모여 그려진 성당을 볼 때 왠지 카타르시스가 있었음..나한테 줄을 잘 긋고 싶은 욕망이 있나봄..

도슨트를 들으면 뷔페가 얼마나 사랑꾼이었는지 알게 되지만 그건 그림을 볼 때 진짜 확연히 드러나서 재밌었다

사람을 그릴 땐 항상 십 분 뒤에 죽을 것 같은 형체로 그리고 심지어 본인이 그렇게 잘생겼으면서 자화상도 너무 냉정하게 그리는뎈ㅋㅋㅋㅋ

애나벨은 그와중에 너무 예쁘게 그려섴ㅋㅋㅋㅋㅋKTX타고 가면서 봐도 아 저건 애나벨이구나 하고 구분할 수 있겠따구요...

유언장을 그림으로 그린 것도 최고...백만장자에 잘생겼고 피지컬좋고 본업은 지구에서 최고 수준인데 사랑꾼이라니 진짜 로설남주 현실판이잖아...

무슨 이런 사기캐가 다 있냐 하면서 보다가 마지막에 <브르타뉴의 폭풍>을 딱 보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전의 날카로움이 없이 뭉툭해져버린 사인과 거칠거칠한 붓질이 남은 물감을 보면서 이걸 그릴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이 안됐다

그림이 무너져가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게 무서운데 정말 그랬다 제일 뷔페답지 않은 그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그림이 제일 마음에 쓰였다

너무 주절주절했네..암튼 짱이니까 다들 보러 가세요

그림이 전부 뷔페가 직접 그린 원화인데 외국 화가 전시에 이렇게 원화만 들여오는 경우는 정말 잘 없고

이 전시도 프랑스에 뷔페 미술관이 만들어지는 동안에만 대여한 거라 이제 이후에는 뷔페 그림 보려면 프랑스 가서 봐야함




끝이야 문제 있으면 알려줘!

  • tory_1 2019.07.26 10:55
    도슨트 후기ㅋㅋㅋㅋㅋㅋ 뷔페전 좋다는 평이 많아가지구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드네 잘읽어써!
  • tory_2 2019.07.26 10:58
    진짜 그 잘생김에 자화상 그린거ㅜㅜㅜ그런데 연인은 또 엄청 예쁘게 그림 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3 2019.07.26 11:01

    도슨트 영업당한다 ㅋㅋㅋ

    나도 괜히 궁금하네.

  • tory_4 2019.07.26 11:13
    헉 도슨트 ㅠㅠ
    혹시 몇시쯤 갔어? 난 일부러 월11시 타임 노리고 잇는데..
  • W 2019.07.26 11:15

    금요일 두시! 금요일이 제일 사람이 많을 것 같긴 해 ㅠㅠㅠㅠ 월요일 11시면 그나마 없을 거야!!

  • tory_4 2019.07.26 11:19
    @W 그렇구나 금요일 두시 애매하게 사람 많을 시간이었네!
    후기 고마워!
  • tory_6 2019.07.26 11:16
    나도 토정에서 추천하는 거 보고 어제 다녀왔어. 생전 전시같은 건 본 적도 없는데 어쩐지 이 전시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도슨트 추천 진짜 많이 했는데 듣길 잘했다 싶었어. 작품을 미리 한번 둘러 본 다음에 도슨트 듣고 다시 돌아봐도 좋을 것 같아!
  • tory_7 2019.07.26 11: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3 23:43:48)
  • tory_8 2019.07.26 11:45
    고마워~♡
    나도 곧 갈껀데 도슨트에 사람들 많이 몰린다고 해서ㅠㅠ
    사람들 너무 많으면 집중이 안되거든ㅠㅠ
    이 글, 정독하고 가야지~
  • tory_11 2019.07.26 13:09

    아 고마워ㅠㅠ나는 내일 가서 도슨트 못 듣는데!!! 참고할게 고마워!!!!

  • tory_12 2019.07.26 15:32
    고마워 톨아!!!
  • tory_9 2019.07.26 13:01

    원화만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클림트 전 벽화들 보존 상태 때문에 레플리카로 가져온 거 알고 있지만 원화만 들어오는 경우가 적진 않을 텐데.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외국 화가 전시들에는 레플리카가 많았다는 얘기야? 그 전시들에도 거의 다 원화들이 들어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보험금이 책정되는 거고. 

  • tory_13 2019.07.26 16:01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오는거 a급 s급 레플리카일걸? 본국에서도 원화는 박물관급 아니면 잘 꺼내지 않고 해외 나가는건 몇작품 아니면 거의 레플리카로 알고있어..그리고 레플리카도 엄청 비싼걸로 알아.
  • tory_9 2019.07.26 16:16
    @13

    그럴 리가. 거의 레플리카는 아닐 거야. 거의 다 진품이겠지. 한가람박물관이나 서울시립박물관전 이런 데서 하는 호크니 전이랑 예전에 한 빈센트 반 고흐 전 이런 것(체험전, 영상 쏘는 전시 이런 거 빼고)도 거의 다 레플리카란 말이야? 그 때도 이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거 처음이라고 설명해 주고 그러던데. 

  • W 2019.07.26 16:39
    @9

    원화만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하고 싶으면 예시는 가져오면서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니니? 원화가 몇 개 있는 전시 말고 이번 뷔페전처럼 전 작품이 원화인 전시 말이야.

  • tory_9 2019.07.26 17:13
    @W

    예시-서울시립미술관 2007년 모네전이랑 반 고흐 전.  서울시립미술관 측에서 다 진품이냐는 질문에 직접 답변한 내용이야. 


    "우선 문의하신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자면 현재 전시 중인 모네 작품을 비롯하여 이후의 반 고흐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 또한 분명히 진품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모네 전의 경우 모네 작품의 최대 소장처인 프랑스 파리의 마르모탕 미술관을 비롯하여 전 세계 20여 곳의 미술관과 개인소장자로부터 작품을 대여해 왔으며, 또한 전시장 내에서 야기될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미술관은 여러모로 작품 보안에 만전을 가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W 2019.07.26 18:58
    @9 그렇구나 12년 전에 있었구나.... 이게 적지 않은 비율이라고 생각한다면 너의 의견도 존중할게!
  • tory_10 2019.07.26 13:08
    딴말인데 촬영금지 룰 이제 잘 지키나보네ㅠㅠ 한 10년전에 촬영금지인 이집트 유물 전시 내한인가 갔었는데 초딩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하나도 안 지키고 여기저기 찰칵소리에 플래쉬 터져서 너무 충격받았던 기억이...
    후기 잘봤어 토리야~ 나도 오랜만에 전시 가보고 싶어졌다
  • W 2019.07.26 16:42

    전 작품이 원화인 전시라서 스탭들이 굉장히 빡세게 돌아다녀! 사람이 좀 많긴 하지만 다들 조용히 관람하는 분위기라 차분하게 볼 수 있을 거야 ㅎㅎㅎ

  • tory_14 2019.07.26 17:18
    나도 디토에서 추천받고 오늘 보고왔어ㅎ 원래 미술 전시회 별루 안좋아하는데 도슨트 덕분에 미술 문외한 잘보고왔어. 도슨트 듣고 다시그림보는데, 나이들어 그린 어머니와 자신 그린 그림에서 눈물 찔끔했당ㅠ 추천해준 토리 고마워~
  • tory_15 2019.07.26 19:0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4/22 15:14:58)
  • tory_16 2019.07.26 19:59
    원화 들여오는 전시가 잘 없다니...이게 무슨 소리야; 그건 정말 찐톨의 착각임
  • tory_18 2019.07.26 22:14
    원글톨은 아니지만 sns용 전시(마녀의 정원, 슈가플레닛등등), 미디어 아트 전시가 원화 들여오는 전시보다 훨씬 많지....
  • W 2019.07.26 23:10

    글 제대로 읽고 댓글 달아~ 원화만 들여오는 전시가 잘 없다고~ 들여오는 작품 전부가 원화인 전시가 잘 없다는 뜻이란다 :) 반박하고 싶으면 예시 가져와서 얘기해~ 12년 전 전시는 위에 9톨이 말해줬으니까 10년 이내에 개최된 전시로 말해주렴~

  • tory_17 2019.07.26 21:26
    원화들어오는 전시가 없다는 뜻은 원화의 개수가 적다는 말 아냐? 94점의 그림 모두 원화라고 했거든. 요즘 그림 몇개에 미디어로 명화 재창조한게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많은 개수를 진품으로 봐서 좋았어
  • tory_19 2019.07.28 11: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11/14 08:24:38)
  • tory_20 2019.07.28 23:02
    오늘 관람권 예매했는데 좋은 정보 고마워!! 잘 보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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