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개최하는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에 북한이 보유한 고려 유물이 참여할지도 기대를 모은다.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과 함께 대고려전에 북한 유물을 가져오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월 4일 개막하는 대고려전에 왕건상과 고려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 출토 금속활자를 포함해 북측이 보유한 고려 유물 17건을 대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통일부를 거쳐 북측에 전달한 바 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7월 간담회에서 "왕건 스승인 희랑대사 모습을 조각한 보물 제999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을 왕건상과 함께 전시하길 학수고대한다"며 사제 조각상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려 금속활자도 만월대 발굴 재개와 맞물려 관심을 끄는 유물이다. 남북은 2015년 공동발굴을 통해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가로 1.35㎝·세로 1.3㎝·높이 0.6㎝ 크기 금속활자를 찾아냈다.
서울에서 만나는 개성 만월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일 오후 서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북한 개성 만월대 유적을 보여주는 '고려건국 1100년,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서울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2018.4.3 seephoto@yna.co.kr한동안 교착 상태였던 북한 문화재 대여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평양을 다녀온 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12월에 열리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그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문화재 대여를 논의하기 위해 실무회담 일정을 조율했다고 들었다"며 "이르면 이달 중에 실무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제8차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을 이르면 22일 재개한다고 밝혔다.
만월대 공동발굴은 지난달 27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발굴인력 부족 등 행정적 이유를 들어 연기를 희망하면서 한 차례 미뤄졌다.
개성 만월대 [연합뉴스 사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