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짜리 작품에 새긴 워너원 하트
훼손 당하고 가치 더 올라가기도

뾰족한 도구로 기둥 위에 새겨진 ‘워너원’·‘강다니엘’ 등 아이돌 가수 이름과 하트 모양. 그런데 이 기둥은 그냥 기둥이 아니다. 부산시립미술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 중이던 이우환 작가의 작품 ‘관계항-길 모퉁이’다. 미술관이 2015년 작품을 들여올 때 가격은 약 7억원. 국내 생존 작가 가운데 이작가의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싸다. 하지만 범인은 결국 잡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작품의 가격과 상관없이 안타까운 일이다”, “오히려 아이돌을 더 욕 먹이는 짓” 등의 반응을 보였다.  

(좌)훼손 당한 이우환 작가의 조각 작품 (우)아이돌 가수 강다니엘

출처(좌)부산시립미술관 (우)강다니엘 트위터 캡처

◇수난 겪는 미술 작품들


훼손 당한 미술 작품은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미술 작품을 망가뜨린 사람에게 형법상 재물 손괴죄를 적용해 처벌하거나 민법상 손해배상액을 계산해 작품 주인에게 배상하도록 한다. 손괴죄란 다른 사람의 재물이나 문서의 가치를 손상시키는 범죄를 말한다. 실제로 이우환 작가의 조각은 이후 미술관을 방문한 유치원생들에게 한번 더 훼손 당했다. 당시 현장에는 부모들도 함께 있었지만 아이들이 조각에 낙서하는 것을 두고 보기만 했다. 부산시립미술관 측은 아이들의 부모를 기물 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부모들은 작품 보수에 드는 비용 400만원가량을 보상해야 했다.   

(좌)부산시립미술관에 전시 중인 이우환 작가의 작품 (우)신은숙 작가의 '빛의 세계'

출처(좌)부산시립미술관 (우)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주문자가 작가의 동의 없이 작품을 망친 경우도 있다. 송파구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조형물을 공모했다. 당선된 작품은 신은숙 작가의 ‘빛의 세계’. 하지만 송파구청은 작품 속 월드컵 문양 자리에 전광판을 넣어버렸다. 바뀐 조형물에서는 월드컵을 기념하는 작가의 원래 의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결국 신작가는 송파구청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구청이 작품을 변형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송파구청은 신작가에게 1000만원의 배상금을 줘야 했다.


◇훼손 당하고 더 비싸게 팔리기도 


이렇게 미술 작품을 망가뜨린 사람은 처벌을 받거나 보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훼손을 당한 이후 작품 가치가 더 올라가버린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


흰 벽 위에 테이프로 붙어 있는 바나나. 그냥 바나나가 아니다.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다. 1억4000만원의 가격을 자랑하는 예술 작품. 전시마다 경호원도 함께 한다. 하지만 훼손을 피할 수 없었다. 2019년 12월 전시회장을 찾은 미국 행위예술가 다비드 데이투나가 테이프로 고정된 바나나를 떼어내 그대로 먹어치운 것이다.

(좌)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 (우)행위예술가 다비드 데이투나

출처데이투나 인스타그램 캡처

작품을 소유한 갤러리 측은 새로운 바나나를 다시 붙였다. 그리고 작품은 파괴된게 아니라고 했다. 카텔란의 작품은 바나나가 아니라 바나나에 담긴 ‘개념’이라는 것이다. 바나나를 먹은 데이투나 역시 자신은 작품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예술로 대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코미디언’은 한층 더 유명해졌다. 일부는 갤러리가 마케팅을 위해 꾸민 일이라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훼손당한 덕분에 유명세를 타 결국 더 높은 가격인 1억7500만원에 다시 팔렸다.


◇미술 작품 가치에 대한 교육 필요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미술 작품의 훼손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정실장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무작정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관객이 가까이서 만나고 느끼는데 미술 작품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관람 에티켓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이같은 교육이 부족합니다. 어릴 때부터 미술 작품의 가치에 대해 올바른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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