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화의 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어.
문화의 날 특별전시는 50% 할인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수요일은 밤 9시까지 운영해서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으니까
전시 제목은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이고 6월 13일까지야
(상설전시실 1층에서 하고 있음 입장료 ₩3,000)
우연히 기사 봤다가 이 사진을 보고 반해서 뭣도 모르고 갔어(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에서 퍼옴)
상설전시관 1층에서 하고 있어서 오랜만에 선사시대~삼국시대~고려~조선~불교미술(지금 마곡사 괘불 걸려있더라 엄청 큼 높이 11m)까지 스~윽 훑어 보고 오백나한 전시실로 갔어
입구에 안내 영상이 있었지만 앉을 자리가 없어서 그냥 전시실로 들어감.
너~무 깜깜해서 당황했는데 헉... (아래는 다 내가 찍은 사진들)
너무나 고요한 세계를 만났어
이 분위기가 그 정적이 내가 어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우선 들어가자마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이 나한상들을 쳐다봤어.
그리고 하나하나 봤지.
모든 조각상들의 얼굴 표정이 하나하나 다 다른데 너무 친근해
그리고 정교하게 조각한 거 같지도 않고 투박한데 참 섬세한거야
하나하나 둘러보고 앉아서 쉬고 또 둘러보고...그러다 6시가 됐는데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있다고 알려주더라고
이걸 기획하신 분이 오셔서 설명을 듣기 시작했어.
2001년 영월에 농부가 땅 파다가 사람 얼굴이 새겨진 돌을 발견했는데 무더기로 나와서 당국에 신고를 했대
그래서 발굴을 시작하니까 300여개의 돌 상이 나왔는데 그 장소는 동네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었나봐
그러다가 기왓장에 '창령'이라는 글이 발견되어 문헌 조사를 해보고서 창령사라는 절터인 것을 알았대. 고려시대 지어져서 조선 중기에 없어진 절로 보인대
이 나한상은 고려 후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니까 약 500년 만에 세상 나들이를 한 거지.
출토되고 춘천박물관의 수장고에 있다가 춘천에서 기획 전시를 해서 호평을 받고 이번에 서울로 온 거야.
많이 파손이 됐는데 접합을 한 것도 있고 온전한 형태로 출토된 것들도 있대.
사진을 보면 몸통에 끈이 둘러싸여 있는데 지진을 대비해서 설치한 거야.
전시장은 1파트는 단상 하나에 나한상을 하나씩 모셔서 숲같이 전시되어 있고 바닥은 벽돌을 깔고 거기에도 여러 문구들을 새겨놓았어.
2파트는 맨 위 사진의 스피커 사이사이에 모셔진 나한상이야. 도시 빌딩 숲에 나한이 있는 것으로 스피커에는 말씀을 전하는 형태의 전시래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에는 관람객 중에 스님 한 분이 계셔서 그 분의 해석을 듣는 것도 좋았어.
예상외로 작은 공간에 작은 돌상이긴 하지만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봤으면 싶어.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