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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스푹의 포페아//포페아는 나에게 그야말로 현대무용의 정점을 맛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해.
행위예술에 역사적인 스토리를 입혀내 온갖 장르의 음악을 섞은 뒤 특이한 카메라 워크와 발레의 우아함으로 연출해낸 엄청난 수작이거든..
의상마저도 각자 캐릭터의 개성이 살아있는데 그 와중에도 움직이는 인체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도록 디자인했더라고.
이건... 나에게 있어 단순한 댄스 이상으로, 종합예술의 극치를 경험하게 해줬어.
세상에 차마 이런 작품이 존재할 것이라 상상도 못해본 방식으로.
77분간의 이 발레에서 좋지 않은 곳을 찾아보라고 물어야할만큼 작품의 그 어느 곳을 찍어 부분만 본다고 해도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이렇게까지 지속적인 긴장감을 주는 작품은 정말로, 정말로 오랜만에 만났기에 몇 번이고 돌려볼 수밖에 없더라.
첫 30여분간은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식>으로 시작하여 넘어간 에밀리아나 토리니의 <하 하>.
제각각 움직이는데도 이토록 유기적인 구조의 군무를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스푹에게 진심으로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
모든 이들이 다같은 동작을 하는 소위 칼군무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구조적으로 머리를 쓴 안무'를 더욱 사랑하는 건 사실인 것 같아.
3분 30초, 지극히 아름다운 순간.
77분 중에 고작 요만큼만 잘라야 한다는게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