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전 감독인 게 홍보와 입소문의 뿌리였던 만큼, 먼저 전작과의 유사성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
유전에 대한 나의 감상은 제법 흥미로웠으나 필요의상으로 고어했고 끝이 허무했다 였는데
이번 작도 이와 비슷해
루즈하다는 얘기가 많이 보이는데 엄청 숨막히게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노련하게 관객의 호흡을 주도하는 영화는 아니야.. 이 영화보다는 차라리 기생충이 더 그랬던 것 같아
전반적으로 스릴러 공포보다는 불안한 드라마 이런 인상이 더 강했어
카타르시스를 강조할 부분이 있는데 거기서 그냥 오묘하게 끝나버려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

유전은 톤이 조금 익숙한 영화여서, 조금 특이하다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이 영화는 스웨덴, 여름, 들판, 백야 이런 설정 자체들이 모두 환하게 튀니까 감독의 또라이 스러움이 형광등처럼 발광하더라
신체손상 이런 거 엄청 좋아하는 거 티났어 근데 너무 막 심하게 손상시키니까 나는 지나고 나니까 별 생각이 들지도 않더라
너무 사람 것 안 같이 조져버렸거든...
지들끼리만 해석하는 의식이나 문자 이런 것도 좋아하는 것 같아 이 사람이 동아리, 스카우트 대장 같은 거 하면 엄청 재밌을 것 같아

영화 통틀어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사실 그 어떤 장면보다 초반부의 특정 카메라 앵글이였어
본 사람들은 내 말을 알아듣겠지? 별 것 아니지만 그때부터 감독 개또라이 이 생각만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었지..

미장센이랑 미술이 되게 예뻐서 보는 재미도 있었어
눈이 멀 것 같은 흰 경치가 나오는 장면, 들판위에서 화관을 쓴 낭만적인 사람들, 의상, 소품이나 술잔같은 것들도 아기저기 예쁘더라

줄거리가 친구의 초대를 받아 스웨덴 축제를 가는 건데 거기 도착하기 전부터도 외부인이 느낄 만한 불안과 공포도 이리저리 잘 느껴지게 찍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

황석희 번역가인 건 나중에 알았는데 초반부에 어떤 대사는 복선으로 읽힐 수 있는 걸 그냥 바꿔서 표현해 버려서 조금 아쉬웠어 영어대사가 나한테는 조금 불쾌해서 기억하고 있었거든




전반적으로 난해하지만 어렵지 않은 컬트물이고 힐링물 같기도 해 그 비틀어진 유머감각을 깨닫는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되더라

플로렌스 퓨가 엄청 과하면서도 일정 부분 이해가 가는 연기를 펼쳤는데 앞으로도 기대되는 배우인 것 같아

보고싶은데 수위가 걱정되는 톨들이 많을 것 같아 음.. 박찬욱 영화 볼 수 있는 사람이면 봐도 될 영화라고 말하면 되려나?
하여간 힐링하러 가자 톨들아!^^
  • tory_1 2019.07.07 02:54
    최근에 리메이크된 서스페리아 봤는데 수위 비슷하려나?
    대놓고 너무 난도질해서 나중엔 무덤덤해지는 ㅎ
    담주에 보러 갈 생각인데 친구랑..생각을 좀 해봐야겠네
    후기 고마워!
  • tory_2 2019.07.07 03:12

    오늘 기획전으로 봤는데 지루하더라......

  • tory_3 2019.07.07 03:54
    박찬욱 영화 정도면 나도 볼만 할것같은데 일단 보긴 봐야겠다ㅋㅋㅋ
    자세하고 친절한 후기 고마워!!
  • tory_4 2019.07.07 10:10
    유전을 인생영화로 봐서 기대중인데.... 제발 실망 안했으면 좋겠다아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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