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델왈드 ｘ 덤블도어
해리포터 속 유일한 퀴어 커플.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1에서
0.1초 등장하고 사라졌던 두 조합.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마법사이자 현자로 기록될 덤블도어와
볼드모트와 함께 가장 위험한 어둠의 마법사로 기록된 그린델왈드가
왕년에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임팩트 있는 서사.
덤블도어의 과거, 그린델왈드의 최후를 곱씹어보면
작가가 영혼 다 끌어모아서 쓴 커플 서사 아닌가 싶음.
덤블도어는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음.
원래는 아무 문제없는 화목한 가정이었지만
막내딸 아리애나가 머글 소년들에게 험한 일을 당한 뒤부터
덤블도어의 집안은 풍비박산 나고 맘.
머글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아리애나는
더이상 안정적으로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고,
덤블도어의 아버지는 딸을 이 지경으로 만든 머글 소년들에게 복수했다가 아즈카반으로 끌려감.
마법사 청문회에서
머글 소년에게 복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더라면
충분히 정상참작 될 수 있었지만
덤블도어의 아버지는 딸의 안위를 위해
별다른 변명을 하지 않았고
결국 아즈카반 종신형을 받고 감옥에서 사망함.
아버지의 머글 공격 사건 때문에
덤블도어의 집안은 머글혐오 가족이라는 오해를 받게 됐고
원래 살던 집을 떠나
한적한 시골인 고드릭 골짜기로 쫓기듯 이사하게 됨.
호그와트에 갓 입학한 덤블도어의 생활도 순탄치 않았음.
머글혐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처음엔 거의 왕따나 다름없었지만
그의 뛰어난 재능과 배려심 많은 인품으로
점점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
온갖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학생회장 직위까지 얻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호그와트를 졸업함.
덤블도어는 호그와트를 졸업하자마자
친구 엘피아스 도지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기로 계획했었으나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됨.
어머니의 사망 원인은
폭주한 여동생 아리애나였음.
한순간에 집안의 가장이 되어버린 덤블도어는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고드릭 골짜기로 돌아와
아리애나를 돌보기 시작함.
여동생은 언제 또 폭주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남동생은 학교에서 사고만 치는 문제아..
덤블도어는 자신이 시골 촌구석에 쳐박혀서
동생들이나 케어하고 살아야한단 현실에
불만을 가졌었음.
그의 유일한 탈출구는
위대하고 유명한 마법사들과 정기적으로 주고받던 편지 뿐.
그런 그의 앞에
그린델왈드가 나타남.
그린델왈드는 덤스트랭 재학 중 위험한 실험을 했다가 퇴학당하고
고모할머니인 백셧의 집에 잠깐 머무르기 위해
고드릭 골짜기로 온 거였음.
백셧은 이웃에 사는 덤블도어가 매우 외로워한다는 걸 알고
그에게 그린델왈드를 소개시켜줬고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는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푹 빠져버림.
덤블도어는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두뇌와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너무 뛰어난 재능 탓에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음.
한마디로 고독한 천재.
그런 그에게 그린델왈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말이 통하는 동등한 상대였던 것임.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의 재능을 탐했고
그를 자신의 혁명에 끌어들이기 위해
죽음의 성물과 자신의 머글 지배 계획을 말해줌.
덤블도어는 그린델왈드가 위험한 사람이란 걸 눈치챘지만
이미 그를 사랑하게 돼버려서
현실을 애써 무시하고 그의 위험한 계획에 동조해버림.
To 겔러트
머글 자신들을 위해서도 마법사들이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너의 지적말이야.
참으로 중대한 지적이란 생각이 들어.
그래. 우리에겐 능력이 주어졌지.
그리고 이 능력으로 인해서 우리에게는 다스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어.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에게 지배받는 자들에 대한 책임을 안겨 주었어.
우리는 바로 이 점을 강조해야만 해.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건설하려는 것의 초석이 될 거야.
어디서든 반대에 부딪히게 되면, 물론 당연히 그렇게 될텐데.
바로 이런 생각이 모든 우리의 반박의 근거가 돼야만 해.
우리는 '더 커다란 선'을 위해서 권력을 잡는 거야.
여기에서부터 우리가 저항에 부딪힐 때마다
오직 꼭 필요한 무력만 사용하고 더이상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야.
(이것이 바로 네가 덤스트랭에서 저지른 실수였어!
하지만 난 불평하지 않아.
네가 그 학교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우린 결코 만나지 못했을테니까)
From 알버스
덤블도어는 그린델왈드와 노닥거리느라
아리애나 돌보는걸 소홀히 했고
남동생 애버포스는 그런 형을 못마땅해했음.
결국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는
아리애나를 데리고
죽음의 성물을 찾으러 가자는 계획을 세움.
여행을 떠나기로 한 당일
애버포스가 그들 앞을 막아섬.
아픈 여동생을 데리고 여행가는건 위험하다는게 그 이유.
그건 덤블도어가 맘 속으로 애써 모른 척하고 있던 이유였기도 했음.
화가 난 그린델왈드는
형의 원대한 계획을 방해하는 멍청한 동생이라며 욕을 했고
욱한 애버포스는 지팡이를 꺼내 그린델왈드를 공격하려 했지만
이를 눈치 챈 그린델왈드가 재빨리 애버포스에게 고문 저주를 써서 제압해버림.
순식간에 애버포스vs그린델왈드의 대결이 벌어짐.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덤블도어도 둘을 말리기 위해 싸움에 끼어듦.
이를 본 아리애나까지 싸움에 가세하면서 완전 난장판이 됨.
그러던 중
아리애나가 누군가의 주문에 맞아 사망해버림.
아리애나가 죽자
그린델왈드는 바로 그 자리를 떠나 영국을 벗어나버렸고
아리애나의 장례식날
애버포스는 이게 다 형 때문이라며 덤블도어를 폭행함.
그 때 덤블도어의 코가 부러졌었는데
덤블도어는 동생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마법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었음에도
죽을때까지 코가 부러진 채로 살았음.
이 후
호그와트의 교수가 된 덤블도어는
영국을 떠난 그린델왈드가
죽음의 성물 중 하나인 딱총나무 지팡이를 손에 넣고
유럽에서 테러를 일으킨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만
누가 아리애나를 죽였는지 그린델왈드라면 알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그와의 직접적인 대면을 피함.
하지만 결국 1945년
도저히 그의 테러를 두고볼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그와 직접 맞섰고
결투에 승리하여 딱총나무 지팡이의 새로운 주인이 됨.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에게 패한 뒤
죽을 때까지 누멘가드 감옥에 갇힘.
덤블도어는 이 싸움 이후로
자신의 심장을 꽁꽁 얼려버림.
더이상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맘을 주지 않았고
더 비밀스러워졌고
상대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시덥잖은 농담을 했으며
그린델왈드와는 다른 방식의 '더 큰 선'을 위해
초연한 현자의 모습으로 삶을 살게 됨.
죽을 때까지 자신의 사랑은 실패했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덤블도어가 죽은 후
딱총나무 지팡이를 찾기 위해 그린델왈드를 찾아 온 볼드모트에게
그린델왈드는 지팡이의 행방을 끝까지 모른 척하다가 살해당함.
지팡이는 사실 덤블도어의 무덤 속에 있었는데
해리는 혹여나 볼드모트가 지팡이를 얻기 위해
덤블도어의 무덤을 파헤칠까봐
일부러 그린델왈드가 모른 척했던 게 아니냐며
덤블도어에게 말해줌.
이 말을 들은 덤블도어는 말없이 눈물을 흘림.
실패했다고 굳게 믿어왔던 자신의 사랑이
실패한 게 아니었다는걸 죽고 나서 알게 된 것.
어느 여름날 짧고 굵게 이루어졌던 둘의 만남.
상처만 남겼던 사랑.
길고 길었던 후회 끝에 보상받은 마음.
비극인듯 비극아닌 비극같은 서사.
호그와트 우등생과 덤스트랭 퇴학생.
현자와 마왕.
선과 악.
작가 왈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의 dark twin이다"
비슷하면서도 상반된 둘의 속성도 포인트.
둘이 피의 맹세를 맺을때 나온 손깍지 씬에서도
서로의 관계가 확연히 드러남.
덤블도어를 꾀어내어 자신의 혁명에 동참시키려했던 그린델왈드.
역시나 적극적으로 먼저 깍지를 껴 옴.(오른쪽)
그의 계획에 문제점이 있단걸 알고 잠시 갈등했지만
감정이 이성을 덮어버리고 그린델왈드에게 동조한 덤블도어.
그린델왈드가 먼저 깍지 껴 오자
조심스레 맞잡다가 결국엔 그린델왈드보다 더 꽉 잡음.(왼쪽)
덤블도어는 정말 고통스러운 사랑을 경험했고
사랑은 그에게 행복보다 불행을 더 많이 가져다줬으나
본래 누구보다도 이성적이었던 그가
이성보다 감정을 더 중요시하고
위험한 일도 못본 척 넘어가게 만든 것 역시 사랑 때문이었기에
그는 해리포터 시리즈 내내
사랑의 힘이 가장 위대하다고 주장하게 된 것임.
천재마저 눈 멀게 만드는 사랑.
다 자기 경험에서 비롯 된 일리있는 말이었음.
16세 그린델왈드 역의 제이미 캠벨 바우어.
원래는 톰 리들(볼드모트) 배역을 원해서 오디션을 봤었지만
볼드모트가 아닌 또 다른 마왕 역을 맡게 됨.
원작 묘사처럼
장난기 넘치는 쾌활한 금발미남 이미지.
물론 쾌활함 속에 은은히 잠재된 쎄한 느낌도 갖고 있음.
18세 덤블도어 역의 토비 레그보.
설정상 덤블도어가 그린델왈드보다 2살 연상이지만
실제 덤블도어 역 배우는 그린델왈드 역 배우보다 3살 연하.
덤블도어처럼 인품 좋아보이는 모범생 이미지.
덤블도어가 레질리먼시로 상대방 맘 잘 꿰뚫어보듯
강단있고 쉽게 무시하기 힘든 아우라도 갖고 있음.
캐스팅이 신내림 수준인데도
현실은 본편 속 분량이 개미똥만함.
해리포터에서는 0.1초.
신동사에서는 1분도 안 됨.
갈증난 팬들은
결국 두 배우의 작품을 크로스오버해서 만든 짤로
자가충족하는 중.
해리포터 개봉 당시 두 배우의 나이는
제이미가 22세, 토비가 19세.
실제 둘이 연기해야하는 캐릭터가 10대 후반이었으니
배우 연령대는 적당했음.
하지만 2018년 현재 제이미는 30세, 토비는 27세.
여전히 둘은 10대 후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함.
제이미와 그린델왈드 나이 차 14살.
토비와 덤블도어의 나이 차 9살.
신동사가 2년을 주기로 한 편씩 개봉하는 시리즈인걸 감안하면..
두 사람 더 나이 먹기 전에
빨리.. 많이.. 찍어주세요..
ㅊㅊ.ㄷㅋ
진짜 조니뎁만 아니었어도..
자기가 진수성찬 다 차려놓고 자기 발로 다시 걷어찬 롤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