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큐멘터리 전성시대]

7만 관객 넘긴 '인생 후르츠'로 다큐 영화 시장 새롭게 주목
수입 비용 극영화에 절반 정도.. 1만명만 봐도 손해나지 않아
'바우하우스' '호크니' 등 이달에만 극장에 10여 편 걸려


최근 극장가에 다큐멘터리 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작년 일본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인생 후르츠'가 관객 7만명을 넘기면서 다큐 영화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올해는 더 많은 다큐 영화가 출시되고 있다. 이달 극장가에 걸린 다큐 영화만 '호크니' '블루 노트 레코드' 등 10여 편이다. '바우하우스' '동물, 원'도 곧 개봉하는 데다, '보테로' '와인스타인' '디스체인지 에브리띵' 같은 영화들도 속속 극장에 걸릴 채비를 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다양한 장르에 목마른 관객이 늘어났다"는 것.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작은 극영화가 올해 유난히 잘 안 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다큐 영화를 더 많이 개봉하게 된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입 비용이 극영화의 절반 정도라서 1만명만 봐도 손해나지 않는 편"이라면서 "1년에 영화를 12편씩 보는 헤비 유저들, 영화를 보면서 지식도 얻고 싶어하는 실속형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다큐 영화가 괜찮다"고 귀띔했다.


◇못해도 1만명은 본다

지난달 말 개봉한 영화 '주전장'은 위안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 우익 정치가·학자 등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최근 반일(反日) 정서와 맞물리면서 3만4000명이 봤다. 다큐 영화로선 제법 괜찮은 성적이다. 최근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 관객 30만명을 끌어들였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실제 육성을 담은 영화 '호크니'는 1만5000여명,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과 예술 세계를 다룬 '이타미 준의 바다'는 1만4000명을 불러 모았다. 영화사 그린나래미디어 유현택 대표는 "때론 밋밋한 극영화보다 색깔이 또렷한 다큐 영화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힘을 갖는 것 같다"면서 "수입·배급사 입장에선 시류를 보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다큐 영화를 하나씩 개봉하기도 좋다"고 했다.

마노 엔터테인먼트의 오미선 대표는 "배급·마케팅이 도와주면 10만명까지도 볼 수 있는 게 다큐"라고도 했다. 작년 9월 개봉했던 '타샤 튜더'는 전국 독립영화전용관에서만 틀었는데도 4만7000명이나 봤다는 것. CGV아트하우스 같은 곳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10만명도 돌파할 수 있는 게 다큐 영화라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데다 뭔가를 배울 수 있는 효과도 있잖아요.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 세태에도 잘 맞는 거죠."


◇靈感과 지식은 덤… 4만5000원 티켓도 팔려

영화 색깔에 맞춰 색다른 행사·마케팅이 가능한 것도 다큐의 장점이다. 최근 서울 한남동 사운드 씨어터 '오르페오'에선 허비 행콕·마일스 데이비스 같은 재즈 뮤지션이 등장하는 음악 영화 '블루 노트 레코드'의 티켓을 4만5000원에 팔았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잠깐, 모든 표가 남김없이 팔렸다. 최고의 음향 효과를 갖춘 곳에서 음질을 즐길 수 있는 행사에 젊은 관객들이 열광했다는 것. 지난 4월 개봉했던 영화 '안도 타다오', 최근 개봉한 '호크니' 같은 경우엔 관련 평론가들이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GV(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여러 차례 열었다. 엣나인필름 주희 이사는 "비슷비슷한 영화 홍보 틀에서 벗어나 관객을 새롭게 끌어모을 기획을 해볼 수 있는 것도 다큐의 매력"이라고 했다.
  • tory_1 2019.08.28 13:43

    제발 길게보고 이벤트든 행사든 했으면 좋겠다 

  • tory_2 2019.08.28 18:29
    블루노트래코드 행사 언제한거야ㅠㅠㅠㅜ 놓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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