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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19.10.28 23:23
    나도 성추행 숱하게 겪어왔었고 주위 사람들의 경험도 엄청 들어왔어서 무슨 마음인지 알겠어. 이 영화에 대해 계속 곱씹어 보니까.. 내 생각엔 여자들의 경험을 진짜 거르고 걸러서 완전 순한맛... 그러니까 이 영화를 까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고려해서 정말 약하게 축소시켜놓은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음ㅋㅋㅋ
  • W 2019.10.28 23:28
    나도 그런 의도는 이해가 가. 한편으로는 성폭력이나 육체적폭력에 당하는 여자는 이미 포르노적 연출로 너무 많이 소비되었기 때문에 충격도 없고 공감되기보단 걍 여자면 으레 성적으로 학대받는 장면으로 소비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것 같아서 뺀 게 나은것 같기도 하다.
  • tory_3 2019.10.28 23:36
    순한맛이지. 평균+평균+평균+평균... 의 합산이니까 결과적으로 평균보다는 위가 되어 버린 거야. 그러니까 여자들 입장에선 이 삶도 나름 중상위권은 하는 운 좋은 삶인데...? 생각되면서도.
    김지영에 토리가 말하는 그러한 요소가 들어가면 영화는 소위 말하는 ‘팔자 센 년이 겪는 이야기’ 라는 프레임으로 빠졌을 거야. 누군가는 여자들이 겪긴 겪는데 이 정도는 아니고... 식으로 또다시 거리를 두게 되겠지. 운 없는 여자나 주변 여자가 그렇지, 하고 타인의 삶처럼 대상화가 되어서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대신 ‘인생이 유독 재수가 없는 여자 개인’ 의 이야기로 취급될 거야. 여태껏 수많은 여성 이야기가 현실을 그려도 그랬던 것처럼.

    내가 보기엔 82 김지영이 신경썼다고 생각하는 점이기도 한데, 남자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 본인들조차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고 거리를 두고 볼 수 있었던 이야기를, 가장 보통에서 좀 위에 해당하는 김지영을 제시해서 ‘극단적인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아도 남성중심사회 안의 여자는 천천히 시스템 속에 질식해 간다’ 는 사실을. 남자든 여자든 도저히 외면하지 못하게 눈 앞까지 가져왔다는 게 좋은 점이라 생각해.
    에이 저건 너무 극단적인데? 소리를 못 하게 만들었다는 거(일부 남성들은 여전하겠지만). 그런 의미의 순한맛이라고 느꼈어. 성학대나 성추행만이 고난과 차별이 아니라 평범함 속에 공기처럼 도사린 차별을 정면으로 비추는 거지. 잔잔하게 천천히 김지영의 영혼을 깎고 죽이는 그 구조의 힘을 잡아내기 위해서. 성폭력 성추행도 안 하는데 나 이만하면 좋은 남자 아냐? 하는 남자들도 전부 예외 없이 그 구조의 가담자, 방관자이고 수혜자라는 걸 비추려고.
  • W 2019.10.28 23:41
    맞아 그생각도 들더라. 보통 영화든 문학이든 여자 불행하게 만들려면 다 패고 강간하는걸로 시작하잖아. 그정도는 되어야 불행하고 불쌍해보인다는거지...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런건 빼고 그린것같긴해
  • tory_5 2019.10.29 02:57

    맞아 토리 댓 다 받아. 일부러 정말정말 평범한, 대한민국 살아 온 여자라면 누구나 다 겪었을 에피소드 위주로 순한맛으로 그린 것 같더라. 일상속에 숨쉬듯이 스며든 차별.... 그러니까 막상 보고 나면 아무 말 못하는 거야 선입견 있었던 사람들도. 그냥 일상이거든. 여자라면 본인이 다 겪었을 거고, 남자들도 누나, 혹은 직장 동료, 주변에서 듣고 보는 이야기들이니까. 그게 잘못된 건 줄 모르다가 (알면서도 모른척, 그냥 익숙하니까) 이제야 아... 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 그래서 그 수위를 적절하게 정말 잘 조절했다고 생각해 나도.

  • tory_4 2019.10.29 00:51

    저런대도 과장되었다고 거품무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ㅠㅠ

  • tory_6 2019.10.29 07:40
    ㄹㅇ 일반적 영화에 비해 과장 존나 없는 다큐에 가까운 영화에 대체 뭐라는지. 오히려 경력단절 극복할 수 있게 응원하고 자리 알아봐주고 직장동료, 직장상사, 내편 들어주는 가족들, 안 패고 정신과 치료 받아보라는 남편 등등이 존나 과장된 건데ㅋㅋㅋ
  • tory_7 2019.10.29 09:12
    맞아 그런 지점이 평점테러를 전혀 이해할 수 없게 해 그들은 모르거나 알아도 모른척하고 싶겠지 살면서 성범죄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 바바리맨 얘기할 때도 그 언니분은 신고했으니 다행이다, 저렇게 시간지나서 웃으며 얘기할 수 있구나 싶더라고 나 같은 경우엔 여고 근처 길가에서 대놓고 여학생들 보면서 ㅈㅇ하는 변태새끼 봤었는데 친구랑 같이 있었는데도 아무것도 못하고 도망쳤었고 지금까지도 농담삼아 얘기못하거든 저렇게 순하고 온건(?)한 얘기들만 하는데도 과장이라니ㅋㅋ 어이가 없지 현실은 더 한데 말이야
  • tory_8 2019.10.29 09:51

    확실히 순한맛으로 표현됐는데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김지영 주변인들이 대놓고 악인이거나, 정말 나쁜 일을 겪었다면 단순히 운 나쁜 개인의 얘기로 치부될수도 있을텐데 김지영의 환경은 오히려 평균 이상이라고 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라서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 때문에 손해를 보고 힘들어하잖아? 그게 잘 드러난 거 같더라고.. 그래서 최소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남혐이네 극단적이네 라고 느낄 수 없음 말 그대로 보편적인 현실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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