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영화 중에서 <살인의 추억>이랑 <괴물> 딱 두 개 재밌게 봤었어
<설국열차>랑 특히 <옥자>는 해도해도 너무 노잼이었고..
그래도 앞의 두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봐서 미련을 버릴 수 없었고 특별한 느낌의 포스터 덕에 <기생충>을 보고 왔는데...
이거 보고 봉준호는 내 취향이 아니구나를 확실히 느낌
시작부터 흥미롭고 흡입력도 좋고 가정부 아줌마 반전 부분부터도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해서 그런 부분에만 집중하면 재밌긴 했어
근데 뭐랄까..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딘가에서 본 듯한 짜깁기 느낌의 산만한 스토리와 장면들이랑 어딘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올드해 보이는 배우들의 연극톤의 연기들은 둘째 치더라도..
수직적인 관계? 상류층과 하류층에 관한 비유나 은유 같은 것들.. 주제부터 비유까지 놀라울 정도로 평범해서 이게 이 시대에 나와서 화제가 될 만한 것들이었나 싶더라고. 새로울 거 하나도 없고 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나왔던 것들이고, 봤던 것들이라..
나는 잘 비튼 블랙코미디를 좋아하고 그런 걸 기대했는데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너무 잘 드러나는 직접적인 상징이라 그런 부분이 실망적이었던 거 같아
비슷한 느낌으로 <옥자>가 그랬었거든. 육식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지? 그 주제를 너무 도덕책처럼 보여줘서 딱히 생각할 거리가 있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기생충>도 되게 비슷한 느낌이야
그래서 봉준호가 어떤 주제를 고급스럽게 다루는 거 같진 않는다는 느낌이 들고, 차라리 장르적인 재미를 연출하는 덴 소질이 높은 거 같아서 그런 주제 떼고 영화를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다 하더라도 왜 화제가 되는지는 알겠고, 또 그런 주제에 관해 사람들이 많은 토론을 하게 되는 것 또한 감독의 역량이겠지?
다만 내 취향이 아닐 뿐..
개인적으로는 봉준호가 가고 있는 방향이 아쉬워서 한번 써봤어
비슷한 이유로 불호인 톨들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기생충> 평범해서 재미없다고 하면 거의 놀라더라고..